시민에게 묻는 자리는 늘고 있습니다. 그 답이 결정에 닿는 길은 아직 열려 있습니다.

1. 원전 공론화, 시민 300명에게 「어떤 전기로 살 것인가」를 묻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원전 공론화위원회는 10월 14일 회의에서 대주제 「우리는 앞으로 어떤 전기로 살 것인가」를 확정했습니다. 지역·성별·연령에 따라 층화 무작위 추출로 뽑은 시민참여단 약 300명이 학습과 2박 3일 숙의토론을 거쳐 권고를 내고, 정부는 그 권고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개별 원전 계속운전과 입지 선정은 의제에서 빠졌고, 권고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국내 시민사회는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한국NGO신문 보도에 따르면 「신규핵발전소저지와 핵없는사회를위한전국행동」은 19일 정부의 전문가 추천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가 늘릴 전력 수요를 검증 없이 전제로 삼았다는 이유로, 수요 전망부터 검증하고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다시 살피라고 요구하며 자체 시민 토론을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일과 함께 보면 좋은 것은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숙의 프로그램 Engaged California입니다. 10월 13일 나온 AI 정책 숙의 결과를 보면, 주민 2,702명이 설문에 답했고 103명이 2시간짜리 진행자 토론 14회에 참여해 정책 아이디어 26개를 냈습니다. 지지가 컸던 셋은 AI 기업의 피해 책임, AI의 자원 수요로부터 사람과 환경 보호, AI를 쓸 곳과 방식에 대한 규칙입니다. 주 기관들은 이 결과를 「할 수 있는 곳에서(where they can)」 쓰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권고가 결정에 닿는 길의 모양은 두 곳 모두에서 열린 물음입니다.

2. 서울시 자체 행정 AI, 9월 이용률 18.3%

뉴데일리가 확보한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35억 6,000만 원을 들여 5월 정식 운영을 시작한 자체 LLM 행정지원 서비스를 9월 한 달 동안 쓴 직원은 이용 대상 1만 888명의 18.3%였습니다. 쓰임의 70.6%가 업무매뉴얼 검색이었고, 자체 구축의 목적인 개인정보 차단 필터는 10월 말 도입을 목표로 미뤄진 상태입니다.

이 일과 함께 보면 좋은 것은 공공이 AI를 갖는 서로 다른 두 방식입니다. 스위스의 EPFL·ETH 취리히와 국립 슈퍼컴퓨팅센터(CSCS)가 2025년 9월 공개한 언어 모델 Apertus는 가중치와 데이터셋, 학습 레시피, 코드까지 Apache 2.0으로 열었고, 비영리 프로젝트 Public AI가 누구나 쓸 수 있게 배포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모두의 AI」는 정부가 GPU와 재원을 대고 서비스의 소유·운영·수익모델은 선정된 기업이 갖는 구조로, 8월 28일 SKT·카카오·KT가 사업자로 뽑혔습니다. 모두의 AI는 보편 도달(for)이 두터운 공익 기술의 자리에 섭니다. 서울시 사례는 제게 공공 소유(of)를 갖춘 뒤에도 쓰는 사람의 필요(by)가 설계에 들어가야 목적에 닿는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시민사회의 대안도 자라고 있습니다. 참여연대 등 41개 단체가 3월에 꾸린 「인공지능 책임성과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사회 공동행동」은 AI 정책을 사회정책으로 바꾸고 시민이 이해당사자로 결정에 참여하게 하자고 요구해 왔고, 11월 6일 시민사회포럼을 엽니다. 저도 그 자리에서 공공 AI를 어떻게 지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보탤 예정입니다.

3. 미국 멤피스, 데이터센터 1년 유예는 동수로 부결되고 135일 중단이 남았습니다

미국 멤피스 시의회는 현지 시각 10월 20일, 새 데이터센터 건설을 1년 멈추는 유예안을 6대 6 동수로 부결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시의회는 대신 데이터센터 건설을 135일 멈추는 대체 조례를 통과시켰고, 일부 의원은 그 조례안을 표결 자리에서 읽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론 머스크의 AI 기업이 운영하는 데이터센터 「Colossus」의 가스 터빈을 두고 인근 흑인 다수 주거지 주민들이 건강 위협을 호소해 왔고, 10월 6일 회의는 표결을 미루는 결정 뒤 큰 소란 속에 끝났습니다.

이 일과 함께 보면 좋은 것은 데이터센터 입지를 누가 정하는가를 둘러싼 두 사례입니다. 미국 투손 시의회는 2025년 8월 6일, 물 사용과 비밀유지계약 문제로 거센 반대에 부딪힌 대형 데이터센터 「Project Blue」의 협상을 끝내기로 의원 전원 찬성으로 의결하고, 이 사업의 시 편입·개발 협약 안건을 의제에서 내렸습니다. 개발사가 이미 카운티 땅 매매 계약을 맺어 두어, 시 경계 밖에 지을 길은 남았다고 보도됐습니다. 서울 금천구는 2026년 7월 구청장 1호 결재로, 건축허가 접수 때 반경 200m 주민 과반의 동의서를 받고 구청·주민 대표·전문가·사업자가 함께하는 갈등조정협의회를 거치는 주민참여형 검토체계를 만들었습니다. 건축허가에는 행정청의 재량이 없어 이 절차는 의견 수렴과 조정의 자리라고 보도됐습니다. 서울시의회에서도 20일 박희정 의원이 데이터센터 주변 생활환경 조사와 주민 의견수렴의 기준·절차를 담은 조례안을 발의했습니다. 원전 공론화 참여를 거부한 시민사회가 던진 전력 수요의 물음과도 이어집니다. 결정(by)의 물음이 땅과 물과 공기를 만나는 자리입니다.

이번 주에 남는 생각

세 꼭지를 겹쳐 보면 같은 물음이 돌아옵니다. 원전 공론화의 권고, 캘리포니아의 「할 수 있는 곳에서」, 금천구의 동의서와 협의회는 모두 시민의 목소리가 결정에 어떤 힘으로 닿는가를 묻습니다. 서울시 행정 AI는 같은 물음을 안쪽에서 비춥니다. 소유가 공공에 있어도 쓰는 사람의 목소리가 설계에 들어가지 않으면 그 AI는 목적에 이르지 못합니다. 이번 주 국내에서는 수요 전망부터 묻는 탈핵 연대체, AI 공공성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공동행동, 주민 보호 조례를 낸 지방의원이 그 물음을 저마다의 자리에서 붙들고 있습니다. 소유(of)와 결정(by)과 공익(for)은 함께 설 때 온전해지고, 데이터센터 앞의 주민들은 여기에 땅과 물과 공기를 함께 셈해 달라고 말합니다. 시민에게 묻는 절차마다 그 답을 받는 방식까지 미리 정해 두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이 소식은 자료 수집과 초안을 Claude(Anthropic의 AI)가, 고르고 고치고 판단하는 일을 권오현이 맡아 함께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