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독점과 경쟁에서 공존과 연대의 경제로
이 글은 여기에서 이어집니다.
지난 4화와 5화를 통해 피스테크 스택(Peace Tech Stack)의 기반인 Layer 1. 열린 기술(Open Tech)과 상호 협력의 과정을 설계하는 Layer 2. 민주주의 기술(Democracy Tech)을 살펴보았습니다.
피스테크 스택의 마지막 단계인 Layer 3. 공공재 기술(Commons Tech)은 창출된 데이터와 지식, 플랫폼이 궁극적으로 어떻게 소유되고 관리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입니다. 기술을 소수가 독점하지 않고 모두의 지속가능한 자산으로 남기기 위해, 디지털 경제를 사회연대경제적 관점으로 전환하고 사회연대경제 역시 디지털로 전환합니다.
1. 더 나은 기술(Better Technology): 중립을 넘어 ‘공익’으로
기술에 파괴적 혁신과 이윤 창출을 넘어 ‘정의로움’, ‘충분함’, ‘사회적 가치’를 담습니다. 인공지능은 중립적이라는 허상을 넘어, 설계 단계부터 연대와 협력의 가치를 내재한 ‘공익 알고리즘’을 구현합니다.
- 사회문제해결형 R&D: 기후 위기나 불평등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연구개발을 우선 지원합니다.
- 강소 기술 기업 육성과 기술 매칭: 적정 기술을 구현하는 ‘강소 기술 기업’들을 육성하고, 기술 역량이 필요한 조직을 위해 기술 협동조합과의 협력 생태계를 만듭니다.
- 민간 전문 기관 육성: 인공지능의 편향을 막고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알고리즘 투명성 및 윤리 관련 기관을 세우는 등 기술이 공공의 목적을 향하도록 기술과 정책을 개발하는 전문 기관을 민간에 육성합니다.
- 정의로운 기술 지원: 생태적 한계 내에서 기술을 활용하는 ‘적정 디지털 전환(Appropriate DX)’을 원칙으로 삼고,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기술 격차로 인해 소외되거나 기술 도입으로 쫓겨나는 구성원이 없도록 정의롭게 설계된 기술을 우선적으로 육성하고 지원합니다.
2. 디지털 공공재(Digital Commons): 상품에서 ‘공공자원’으로
개인과 공동체가 생산한 지식과 데이터가 단순히 민간 산업의 원자재나 상품으로 소모되는 구조를 벗어나, 모두가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공공재로 축적되는 생태계를 만듭니다.
- 데이터 공공재와 주권: 데이터를 사회 전체가 향유하는 ‘공유지’에 축적하여, 정부와 시민 간 신뢰 형성 및 문제 해결의 기반인 ‘데이터 공공재’로 확대합니다. 동시에 시민이 자신의 데이터 주권을 지킬 수 있도록 마이데이터 생태계와 공익 데이터 신탁 모델을 지원하고 육성합니다.
- 기본사회 인프라와 시민 기술 스택(시민 OS): 사회 구성원의 보편적 삶을 보장하는 ‘기본사회’를 뒷받침하는 필수 서비스들을 디지털 공공재로서 구축합니다. 또한 시민 사회 누구나 쉽게 접근하여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디지털 인프라인 ‘시민 OS’를 보급하여 이러한 공공재의 활용 기반과 상호 운용 생태계를 뒷받침합니다.
- 민주주의 기술 육성: 딥페이크, 허위조작정보, 여론 공작 등으로부터 사회를 보호하는 ‘신뢰 기술’과 협력적 거버넌스 운영을 돕는 ‘협력 기술’인 민주주의 기술을 필수 디지털 공공재로 규정하고 중점적으로 개발하여 확산합니다.
3. 관리자로서의 사회연대경제(Stewardship): 독점에서 ‘공존’으로
창출된 기술과 플랫폼이 사유화되지 않으려면, 승자가 독식하는 유니콘 모델을 넘어 연대와 협력에 기반한 사회연대경제 모델을 디지털 기술에도 확산해야 합니다.
- 데이터, 플랫폼, AI 협동조합 육성: 사회연대경제 주체들은 공유재의 관리자(Steward)로서 기술을 지킵니다. 서비스 이해관계자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운영하는 ‘데이터, 플랫폼, AI 협동조합’을 육성하여, 규모와 무관하게 다양한 서비스가 공존하는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합니다.
- 적정 전환과 인프라 공유: 조직의 목적과 규모에 맞는 적정 디지털 전환을 돕는 전문 기관을 육성합니다. 개별 조직이 감당하기 어려운 클라우드나 서버 등 공동 디지털 인프라를 지원하여 진입 장벽을 낮추고, 이들 기관이 공익성을 지향하고 유지하도록 돕습니다.
- 커뮤니티 엑시트와 지속가능기금: 성장한 플랫폼의 자본 시장 매각(M&A)이나 상장(IPO) 대신, 이해관계자가 소유권을 나누어 갖는 ‘시민 자산화(커뮤니티 엑시트)’, ‘공익 법인에 대한 매각’, ‘노동자 소유제’를 제도적으로 지원합니다. 또한 디지털 사회연대경제 전용 펀드를 조성하고 특수목적법인 설립 경로를 마련하여, 기술이 영구적인 ‘시민 공공재’로 남도록 뒷받침합니다.
[요약] 피스테크 스택의 완성
Layer 3. 공공재 기술(Commons Tech)은 디지털 생태계를 공존과 연대의 공간으로 전환합니다.
- 사회적 목적을 지향하는 더 나은 기술(Better Technology)을 연구개발하고,
- 축적된 데이터를 상품이 아닌 공공재(Digital Commons)로 형성하며,
- 사회연대경제가 관리자(Stewardship)가 되어 협동조합 등으로 사회의 공익을 지키며 지속가능하게 유지합니다.
모두가 공유하는 열린 기술(Open Tech) 위에서, 신뢰와 협력을 증진하는 민주적 과정(Democracy Tech)을 거쳐, 축적된 가치를 공유(Commons Tech)하고 관리하는 전체 시스템이 제도로 뒷받침될 때, 디지털 기술은 모두의 평화로운 삶과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단단한 토대가 됩니다.
(다음 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