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피스테크 스택(Peace Tech Stack): 평화를 만드는 기술들

부제: 개방이 신뢰로, 연결이 협력으로, 축적이 공유로, 자동화가 해방으로 이어지는 기술

지난 글에서 우리는 평화를 ’개인의 평화로운 삶’’평화로운 세상’이 끊임없이 순환하는 과정으로 정의했습니다.

이 추상적인 평화를 현실의 시스템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새로운 기술 스택이 필요합니다.

“피스테크(Peace Tech)란,
누구나 사용하는 ‘열린 기술(Open Tech)’을 기반으로,
‘민주주의 기술(Democracy Tech)’을 통해 신뢰와 협력을 쌓으며,
모두가 함께 향유하는 ‘커먼즈 기술(Commons Tech)’을 지향한다.”

이 정의를 구조화하면 다음과 같은 3계층 기술 스택이 완성됩니다.


레이어 1. Open Tech: 모두의 ‘열린 기술’

“누구나 접근 가능한, 개방된 기술적 토대”

평화를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배제 없는 접근’입니다. 기술이 비싸서, 어려워서, 혹은 특정 기업의 폐쇄적인 정책 때문에 누군가 소외된다면 그 기술은 평화의 도구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가장 밑단에 누구나 평등하게 접근하고, 투명하게 검증하며,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합니다.

  • 1-1. Open Infrastructure (개방형 인프라)
  • 원칙: 기술은 특정 기업의 독점물이 아니라, 전기, 수도, 도로처럼 누구나 쓸 수 있는 기반이 되어야 합니다.
  • 실행: 소스 코드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오픈소스(Open Source) 방법론 등을 통해, 특정 자본에 종속(Lock-in)되지 않는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인프라를 만듭니다.
  • 1-2. Data & AI Sovereignty (데이터 및 인공지능 주권)
  • 원칙: 나의 데이터와 나를 판단하는 알고리즘은 내가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실행: 거대 기업의 ‘블랙박스 AI’에 내 삶을 맡기지 않도록, 데이터의 통제권을 개인에게 돌려줍니다. 나아가 AI 등을 비롯한 기술의 작동 원리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설명 가능한 기술을 원칙으로 합니다.
  • 1-3. Civic Tech Ecosystem (시민기술 생태계)
  • 원칙: 기술은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니라, 시민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되어야 합니다.
  • 실행: 시민들이 스스로 일상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시민기술(Civic Tech) 도구를 제공하여, 기술의 수동적 소비자가 아닌 능동적 생산자로 서게 합니다.

레이어 2. Democracy Tech: 더 많고, 더 나은, 일상의 민주주의

“민주주의의 양적 확장과 질적 심화, 그리고 일상화”

‘모두를 위한 기술’이라는 토대 위에, 사회적 협력과 신뢰를 만드는 민주적 프로세스를 쌓아 올립니다. 혐오와 갈등을 넘어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공동체를 만들고,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는 단계입니다.

  • 2-1. More Democracy (시민 공간의 확장)
  • 연결과 안전: 파편화된 개인들을 연결하여, 누구나 안전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디지털 광장을 넓힙니다. 딥페이크나 허위조작정보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는 기술을 도입하여 진실 기반의 공론장을 지킵니다.
  • 포용성: 소외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담아내는 연대하고 포용하는 기술을 통해 민주주의의 참여 총량을 증대시킵니다.
  • 2-2. Better Democracy (사회적 자본의 축적)
  • 신뢰와 숙의: 단순히 결론이나 정답을 빨리 찾는 효율성 대신, 깊이 있는 토론과 상호 이해를 통해 구성원 간의 신뢰(Trust)를 쌓아가는 신뢰와 숙의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 시킵니다.
  • 갈등 전환: 다양한 이슈를 둘러싼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지 않도록, 갈등을 사회적으로 관리합니다.
  • 2-3. Everyday Democracy (협력의 제도화)
  • 시스템 안착: 민주주의가 특별한 이벤트나 형식이 아닌 일상의 삶이 되도록, 사회 곳곳에 소통과 협력 체계를 도입하고 민관협력 및 협치와 자치를 비롯한 다양한 거버넌스를 제도화합니다.
  • 지속 가능성: 일상의 문제 해결 경험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를 만듭니다.

🌳 레이어 3. Commons Tech (성격): 돌봄과 풍요를 위한 ‘공공재 기술’

“사유화되지 않는 공공재의 형성과 더 나은 기술”

마지막으로, 기술이 만들어낸 결과물은 사유화되지 않고 ‘커먼즈(Commons, 공유재)’로 축적되어야 합니다. 기술로 불평등을 해소하고 ‘보편적 풍요’를 실현하는 단계입니다.

  • 3-1. Better Technology (더 나은 기술)
  • 가치: 기술은 파괴적 혁신이 아니라, ‘정의로움(Just)’, ‘충분함(Sufficient)’,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를 지향해야 합니다.
  • 실행: 거대하고 파괴적인 혁신 대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작고 유연한 ‘적정 디지털 전환’을 추구합니다. 특히 AI 분야에서는 지역 돌봄이나 탄소 저감 등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공익 AI(Public Interest AI)’를 개발합니다.
  • 3-2. Digial Commons (디지털 공공재)
  • 가치: 지식과 데이터는 특정 기업이나 주주의 이익만을 위해 독점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향유하는 공유지(Commons)로 축적되어야 합니다.
  • 실행: 데이터는 민간 산업의 ‘원자재’가 아닌 사회 문제 해결의 기반인 ‘데이터 공공재’로 활용되며, 기술 활동의 결과물이 모두의 자산으로 순환되는 구조를 만듭니다.
  • 3-3. Stewardship (디지털 사회연대경제)
  • 가치: 소유와 통제가 하나로 통합된 다수의 사회연대경제 주체들이 기술의 공공성을 지키는 관리자이자 생산자로 역할함으로써 사회 전반적으로 소유와 통제의 분산(Distributed Ownership)을 실현합니다.
  • 실행: 승자독식의 유니콘 모델이 아닌, 이해관계자가 공동 소유하는 ‘플랫폼 협동조합’으로 전환합니다. 더 나아가 거대 자본에 매각(M&A/IPO)하는 대신, 커뮤니티와 이해관계자가 소유권을 나누어 갖는 ‘시민 자산화(Civil Assetization)’ 방식의 ‘커뮤니티 엑시트(Community Exit)’를 추구하여 지속 가능성을 확보합니다.

평화 = 열린 기술 + 민주주의 기술 + 공공재 기술

열린 기술, 민주주의 기술, 공공재 기술이 모여 하나의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작동할 때 기술은 평화에 기여하게 됩니다.

이 기술을 활용해 ‘평화로운 삶’을 누리는 안전하고 자유로운 개인들이, 서로 협력하고 신뢰하는, 풍요롭고 지속가능한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구조의 가장 기초가 되는 ‘모두의 기술(Open Tech)’은 현실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요? 다음 화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