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슨 물건을 사더라도 현금으로 지불하거나, 최소한 일시불로 카드 결제를 한다. 그걸 나름의 원칙으로 삼았다. 집도 내가 가진 자산을 넘어서는 환경을 욕심내지 않는다. 가전도구나 컴퓨터를 살때도 그랬고, 예전에 중고차를 살때도 그랬다.
내게 빚이란 미래의 나를 담보로 다른 사람에게 이자를 주면서 미래에 누려야 할 것들을 미리 지금 당겨 쓰는 행위다. 즉 내가 아직 가지지 않은 것을 원하는 행위이자, 욕심이다.
과거의 자신이 지금까지 모은 돈의 범위 안에서 필요와 사치를 누려야 한다. 그 이상을 허용하고 오히려 권장하는 지금의 사회는 어떤 면에서 사람들을 굴레에 얽매는 사회다. 그리고 그 굴레를 통해 창출된 이자라는 수익으로 시스템을 운용하는 사람들이 득을 보는 구조다.
왜 경제는 왜 늘 성장해야만 하는지 늘 궁금했는데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그렇다. 이미 많은 개인과 기업, 국가가 미래의 성장을 전제로 한 담보로 많은 돈을 끌어다가 썼기 때문이다. 반드시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은 반드시 성장해야만 한다라는 강제 조항으로 바뀌고 만다. 그리고 성장하지 않으면 도미노처럼 모두 무너지는 거다.
나는 이 굴레에서 거리를 두기 위해서라도 빚을 지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내가 지금 누리려는 것이 지금까지의 내가 이룬 것인지, 아니면 미래의 나에게서 당겨온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인지 늘 따져 보기로 했다. 후자라면 나는 남의 것을 욕심내는 게고, 그 욕심은 화를 불러오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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