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 ‘믹스온’에서 카톡, 문자, 뉴스레터를 통합 관리하세요.

    소통과 협업에 필요한 적정 기술을 제공하는 원스톱 디지털 솔루션 <믹스온>에서 카톡 보내기, 문자 보내기, 뉴스레터 보내기와 소식, 모임, 신청, 팬 관리를 한번에 할 수 있는 통합 캠페인 기능을 공개합니다. 이제 믹스온으로 새로운 기술도 사용하면서, 시간과 비용도 아끼세요.

    뉴스레터 보내기

    1. 사이트에 작성한 소식 글을 그대로 레터로 보낼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레터를 따로 만들거나, 레터로 보낸 글을 홈페이지에 아카이브하는 작업을 하나로 줄일 수 있습니다.
    2. 운영툴에서 직접 레터를 작성해 보낼 수도 있습니다. 발송 및 조회 현황도 확인 가능합니다.
    3. 기본 요금제 구독시 월 2,500명에게 발송할 수 있고, 발송 대상 2,500명 당 월 7,500원씩 비용이 추가됩니다.

    문자 보내기(SMS, LMS)

    1. SMS, LMS를 보낼 수 있습니다.
    2. 기본 요금제 구독시 월 2,500건(SMS 기준)을 발송할 수 있습니다. SMS 기준 250건을 추가 발송할 때마다 3,000의 비용이 추가됩니다.

    카톡 보내기(친구톡)

    1. 카카오톡 채널로 친구톡을 보낼 수 있습니다.
    2. 카톡 채널 개설에 필요한 작업을 믹스온팀이 가이드해 드립니다.

    팬 관리(캠페인 발송 대상 관리)

    1. 믹스온에선 캠페인 대상을 팬으로 한꺼번에 관리합니다.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등 팬의 정보를 믹스온에서 모두 관리하면 됩니다. 캠페인 참여, 모임 참석, 설문 응답, 1:1 미팅, 후원 등 팬의 활동 정보를 관리하도록 확장할 예정입니다.
    2. 팬을 분야나 활동에 따라 적절한 그룹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가벼운 관계부터 열렬한 지지자까지 다양한 그룹을 만들어 활동을 함께 하는 든든한 동지로 만들어 나가 보세요.
    3. 홈페이지에 가입한 회원도 자동으로 팬으로 등록되며, 다양한 서비스와 연동 기능도 추가할 계획입니다.

    원스톱 디지털 솔루션 <믹스온>

    매년 새로운 기술이 나오던 시대에서 이젠 매일 새로운 기술이 나오는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배워야 하고 써야 할 기술은 늘어나고, 그만큼 일하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동시에 비용 부담도 늘어나고요.

    믹스온은 새로운 기술을 꼭 필요한 만큼만 쉽고 간단히 한번에 쓰는 <원스톱 디지털 솔루션>을 지향합니다. 새롭게 나오는 유용한 소통과 협업 기술을 시간과 비용은 아끼고 효과는 극대화하며 누구나 도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게 믹스온의 미션입니다. 그래서 믹스온은 복잡한 고도의 기술보다는, 적정한 수준의 기술을 제공합니다. 이번에 공개하는 캠페인 기능이 아래와 같이 한번에 이뤄지도록 만든 것처럼요.

    1️⃣ 연락할 목록을 한 곳에서 관리하고,
    2️⃣ 소식과 모임, 신청을 같은 곳에서 만들고 관리하며,
    3️⃣ 곧바로 레터나 문자, 카톡으로 보내고 발신 현황도 확인하기

    누구나 더 쉽게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고, 효과적으로 원하는 성과를 내기를 믹스온은 바랍니다. 새롭게 나오는 기술을 각자의 상황에서 필요한 만큼만 적정하게 쓰고, 남은 시간과 비용을 핵심 목표에 쓰도록 돕는 적정 디지털 전환 솔루션을 믹스온은 목표로 합니다.

    믹스온의 캠페인 기능이 더 궁금하신가요? 여기로 문의를 주시면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 더 자세한 뉴스레터 및 친구톡(문자) 발송 가이드

    >> 지금 바로 믹스온 문의하기

    [믹스온-릴리즈노트-20240627] 

  • 세상 모든 이슈가 모이는 ‘캠페인즈’의 캠페이너가 되세요

    캠페인즈는 세상의 모든 이슈들을 시민들이 함께 모으는 디지털 시민 광장을 추구합니다. 이 광장에서 더 많은 캠페이너들이 활동하도록 캠페인즈가 <2024 캠페이너 페스타>를 준비했습니다.

    “캠페인·팩트체크·뉴스·토론·워크숍이 한 번에 펼쳐지는 여름 축제, 2024 캠페이너 페스타! 사회 이슈에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캠페이너가 될 수 있어요.”

    페스타에서 다음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1.  🗳️최애 단체를 추천해 주세요!
      “지지하는 단체를 인스타그램 이벤트 포스트에 댓글로 추천해 주세요. 캠페인즈가 달려가 캠페인을 열어드려요.”
    2. 😎캠페인 ‘잘’하고 싶은 분들을 찾습니다
      “디지털 캠페인 성공 비법 전수와 제작 지원까지! 캠페인즈 컨설팅- 캠설팅에 신청해 주세요.”  
    3.  ✅팩트체크 캠페인: 기록으로 만드는 변화!
      “주제와 관련된 정보를 코멘트로 기록해 주세요! 여러분의 기여로 팩트체크 콘텐츠가 만들어집니다.”
    4. 🔥뉴스 토픽 챌린지
      “챌린지 주제에 관한 뉴스를 모읍니다. 이슈의 타임라인을 함께 만들요!”
    5. 💰캠페인즈가 크리에이터를 응원합니다
      “캠페인즈에서 콘텐츠를 연재해보세요. 연재하는 크리에이터에게 홍보와 응원을 지원합니다.”
    6. 🕹️캠페이너 인생게임 여름 이벤트
      “게임으로 알아보는 캠페인 워크숍, 캠페이너 인생게임! 지금 상담 신청하면 할인된 가격으로 만날 수 있어요.”

    더 자세한 내용은 캠페인즈에 공개된 페이지를 확인해 주세요.

    캠페인즈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으는 캠페인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서명 캠페인, 촉구 캠페인, 목소리 모으기, 추모 캠페인 등 플랫폼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디지털 캠페인을 효과적으로 준비하고 수행하는 방법들을 컨설팅하고 때론 함께 수행하기도 했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현장에서 데이터를 모으는 이벤트시민들의 서명을 모아 국회의원들의 답변을 받거나 전달하는 이벤트, 보도자료로 기사 게재를 요청하고, 서명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이후 후원을 요청하는 프로세스까지 디지털 캠페인 앞뒤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연계하는 방법을 캠페이너들에게 알려드리기도 했습니다.

    그 사이에 캠페인즈는 중요한 사회 문제를 이슈화하고 싶은 시민의 목소리를 확산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추가해 왔습니다. 사회 문제에 공감할 수 있도록 토론글을 쓰거나,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며 이해를 높이도록 투표를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단체나 프로젝트의 소식을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지속적으로 보낼 수도 있습니다. 팩트 체크꺼리를 함께 모으고 원한다면 팩트체커로 컨텐츠를 생산할 수도 있습니다. 뉴스를 혼자 보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함께 안전한 환경에서 뉴스를 읽고 의견을 나누거나, 특정 이슈의 진행 과정을 타임라인으로 함께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캠페이너가 자신이 제기한 이슈에 반응한 시민들을 팬(구독자)으로 모으고, 팬들에게 배지 등의 리워드를 제공하며, 때론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었습니다. 이슈 하나 하나를 꾸준히 붙드는 활동들이 지속가능한 생태계로 발전하는 것이 저희의 바램이기 때문입니다.

    캠페인즈는 더 많은 캠페이너들을 만나고 싶어요.

    캠페인즈는 우리에게 닥친 여러 사회 문제를 붙들고, 동료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이너들이 우리 사회에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분들이 캠페이너로 활동하도록 쉽게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고, 공감하는 다양한 목소리들이 서로 연대하는 시민의 이슈 플랫폼을 만듭니다. 더 다양한 디지털 시민 참여 캠페인 방식을 개발하고, 캠페이너가 되려는 분들을 만나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하며, 플랫폼이 더 많은 시민들에게 닿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에게 알려야 할 이슈를 가지고 있으세요? 
    지금 캠페인즈의 캠페이너가 되고, 컨설팅을 요청해 보세요. 캠페인즈가 여러분과 함께 할께요.

    관심있는 이슈를 놓치지 않고 싶으세요? 
    지금 캠페인즈의 회원이 되어 해당 이슈를 다루는 캠페이너를 구독해 보세요. 참여꺼리, 진행상황을 보내드릴께요, 때론 캠페이너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은 후원도 요청드리면서요.

    <시민들의 목소리가 모이는 디지털 시민 광장>을 응원하시나요?
    캠페인즈는 시민들의 후원으로 만듭니다. 작은 후원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후원이 디지털 시민 광장을 실현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됩니다. 지금 캠페인즈를 후원해주세요.

    [캠페인즈-릴리즈노트-20240619] 

  • 디지털 기술로 혁신하는 민주주의의 미래. 디지털 기술은 민주주의에 어떻게 기여할까요?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새로운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우리 생활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인터넷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방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의견을 표현하고 논의에 참여하게 해 주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우리 사회가 작동한 까닭은 인터넷을 통해 우리가 서로 연결되고, 클라우드에 정보와 데이터를 축적함으로써 격리 중에도 소통과 협력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기술은 여기서 더 나아가 방대한 정보를 순식간에 처리하고, 자동화함으로써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의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연결과 축적, 대용량과 자동화라는 디지털 정보 기술의 특징을 눈여겨 본 사람들은 디지털 기술을 우리가 협력하는 방식을 혁신하는데 사용하자는 생각을 합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면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누구나 의견을 표현하고, 함께 토론하고 숙의하며, 적절한 순간에 동시에 혹은 각자의 자리와 시간에서 함께 의사결정을 할 수 있으니까요. 즉 우리 사회의 기본 원칙인 민주주의를 디지털 민주주의로 혁신할 수 있겠단 기대, 이를 통해 드디어 구성원의 권리를 더욱 확대하고, 모두가 함께 참여하고 기여하는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돌이켜보면 인터넷 이전 우리는 9시 뉴스나 종이 신문을 통해 사회의 소식을 듣고, 4년 혹은 5년에 한번 있는 선거를 통해서 정치적 의사표현을 했습니다. 정당에 가입할 수도 있었겠지만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정치에 참여하기란 사실 어려웠습니다. 상상이 제한되다 보니, 우리가 속해 있는 공동체, 조직, 지역의 민주주의란 나를 대신해 바람직한 결정을 내릴 누군가를 결정하는 것에 머물렀습니다.

    디지털 기술은 모두가 언제 어디서나 정보에 접근하고, 의사를 표현하며, 함께 숙의하고 결정을 내리고, 그 과정을 언제든 지켜볼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일상의 민주주의를 실현할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해결해야 할 과제

    물론 정보 공유, 의사 표현, 숙의와 결정, 실행 과정의 투명함 등 만으로는 우리가 기대한 민주주의가 당장 실현되지는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다 보니 서로를 향한 갈등과 혐오도 여과없이 드러납니다. 방대하게 유통되는 정보 속에는 잘못된 정보와 함께 의도적으로 조작한 정보도 쉽게 끼어듭니다. 

    참여와 소통을 표방하지만 포용과 신뢰가 내재화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불투명하고 불명확한 제도 운영, 형식적인 논의와 의사결정에 머무릅니다. 모두가 머리를 맞대어 해결책을 만들고 함께 결정하는 것이 여전히 의문스럽고 의심스럽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워 합니다.

    우리가 접하는 디지털 플랫폼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알기 어렵습니다. 서비스들이 어떤 전제를 갖고 정보를 배열하고 제외하는지 공개되어 있지 않거나 공개되어도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디지털 기술을 단순히 적용함으로써 연결하고 축적하고 처리하기만 해서는 우리가 기대했던 모두를 위한 일상의 민주주의를 만들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당면한 과제들을 해소하면서 더 많은, 더 좋은 민주주의, 일상의 민주주의를 구체적이고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디지털 시대의 더 많은 민주주의란?

    더 많은 민주주의는 우리에게 친숙합니다. 더 많고 다양한 사람이 더 많은 민주주의의 장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우선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는데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누구나 의견을 표현하는 창구를 확대합니다. 질문과 제안을 처리하는 프로세스를 명확하게 함으로써 각자의 알 권리, 표현할 권리, 답변을 얻을 권리를 분명하게 규정합니다.

    이때 안전함과 다양성을 보장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발언할 권리가 실제로 작동하려면 발언하는 사람들이 안전해야 합니다. 또한 발언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구성원을 대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보를 공개하고, 의견을 표현하는 채널을 확대하며, 다양한 구성원들을 포용하며, 누구나 쉽게 접근하도록 만듦으로써 더 많은 민주주의를 만들게 됩니다.

    디지털 시대의 더 나은 민주주의란?

    사람들이 함께 결정을 내리는게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압니다. 다수결은 합리적이지만, 다수결만으로 모든 결정을 내리면 소수는 억압받고 전체 사회의 다양성도 사라져 버립니다. 반대로 매번 소수가 자신의 목소리만을 내세우며 공동체가 합의한 시스템을 무력화시켜도 안 됩니다.

    더 많이 데이터를 개방하고 권한을 공유할수록, 우리는 신뢰와 협력의 시스템이 곧바로 필요해집니다. 각자의 의견과 제안을 바탕으로 새로운 집단적인 안을 만들어내는 숙의와 공동 작업의 경험과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또한 다수결 외에도 상황에 따라 적절한 다른 의사결정 방식을 도입할 수도 있습니다.

    공동체인 우리가 집단적으로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믿음으로 숙의와 공론을 거치고, 다양한 의사 결정을 하며, 다시금 서로간의 신뢰를 높여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더 나은 민주주의란 공동체로 만난 우리가 서로를 신뢰하고 협력하며 더 나은 안을 만들고 결정을 함께 내리는 일입니다. 투표 외에는 정치 참여나 공동체 기여 경험이 부족한 우리에겐 디지털 민주주의를 넘어 당면한 커다란 숙제이기도 합니다.

    디지털 시대의 일상의 민주주의란?

    사실 모든 사람이 모든 결정에 참여할 수는 없습니다. 복잡하고 거대한 사회는 권한을 나누고 스스로 결정하고 실행하는 방향, 즉 분권과 자치를 자연스럽게 향합니다.

    분권과 자치는 투명성과 개방성, 신뢰와 협력의 기반 위에 올려 놓아야 합니다. 다른 사회 구성원이 들여다 볼 수 없으며, 함께 결정하지 않는 한 신뢰는 생기지 않습니다. 그러한 분권과 자치를 민주주의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어떤 결정이 이뤄졌는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언제든 다시 볼 수 있고, 지금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 수 있다면, 우리는 사회 시스템을 믿으며 역량있는 사람이 적절한 위치에서 역량을 발휘하기를 기대할 것입니다. 기술에 기반한 분권과 자치는 개방성과 신뢰와 협력의 기반위에 놓여야 합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만드는 민주주의는 공동체의 다양한 자원들이 구성원에게 개방되고, 공론과 숙의, 결정에 누구나 참여하되, 실행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분권과 자치로 이뤄지는 사회를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이 사회는 디지털 시민의 권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공공재를 늘려 나가며, 각자가 자율적으로 위임받은 자원을 적절하게 운용하는 인류가 늘 꿈꾸는 풍요롭고 평화로운 사회일지도 모릅니다.

    그림. 다양한 사회 주체들이 서로 포용하고 협력하며, 공동체를 함께 운영하는
    사회 운영 기반으로서의 민주주의

    디지털 사회의 시민

    디지털 사회의 민주주의는 기존의 민주주의보다는 사뭇 복잡하고 낯설고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예전에는 TV와 신문을 보고, 선거 시기에 적절한 후보를 선택하는 것이 시민이 할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사회 곳곳에 참여하고 기여하는 역할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민주주의는 아직 아주 초기 단계로, 많은 과제들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 첫걸음에 무엇보다도 우리가 혐오와 차별을 극복하고, 신뢰와 협력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아야 할텐데라는 걱정도 하게 됩니다. 우리는 한 공동체에 속한 동반자입니다. 지금 우리가 만드는 민주주의는 결국 우리 사회의 미래입니다. 모두를 위한, 모두의 민주주의를 우리는 잘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우리에게 달린 문제입니다.

    2023년 4월 25일에 외부 기고 요청으로 작성.

  • 캠페인즈를 통한 디지털 시민 광장의 복원

    새로운 기술은 사회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특히 기술이 미디어에 변화를 일으킬때는 사회의 권력 관계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킨다.

    불과 20년 가량 전에 대중에게 보급된 인터넷 기술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지식과 정보를 축적하고 분석하는 인터넷과 정보 기술은 연결과 축적의 범위를 무제한으로 확대할 가능성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 이 기술은 인류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자유롭고 평등하고 서로 협력하는 사회, 즉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비결로 본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나 역시도 그 가능성을 믿고 특히 미디어 플랫폼 분야에서 일을 해 왔다. 그렇게 약 20년 가량 여러 미디어 플랫폼을 만들면서 깨달은 점 세가지가 있다.

    첫째, 기술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다만 그 가능성은 누군가의 손에서 구현이 되어야만 실현되고 그 누군가의 가치관이 반드시 반영된다. 종이에 잉크를 묻혀 읽던 신문 기사가, 온라인으로 옮겨오는데는 뉴스 서비스를 기획한 사람들이 있었고, 그 기사 아래에 사람들의 댓글을 달도록 결정한 사람들도 있었다. 거기서 더 나아가 댓글이 아닌 본격적인 글을 쓰는 별도의 서비스를 만들자고 결정한 사람들이나, 블로그에 올라오는 컨텐츠도 기사처럼 다루자고 결정한 사람들이 있어서 시민 저널리즘이란 영역이 생겼다. 이 결정들은 사람들의 행동과 사고를 확장하기도 하고 제약하기도 하는데, 결코 가치 중립적이지 않다. 좋아요만 제공하기로 설계자가 결정한 서비스는 다른 감정을 표현하기가 어렵고, 실명 인증을 할지 말지 판단도 설계자가 결정한다. 더 많은 어그로를 끌어서라도 트래픽을 늘리기로 설계자가 결정한 서비스는 개인정보나 혐오, 허위조작정보를 지키는데 우선순위를 두기가 어렵다. 

    둘째, 기술은 계속해서 개선의 여지를 보여주며 발전한다, 다만 개선도 누군가가 구현을 해야 실현된다. 지금 기술로 인해 생겨난 많은 문제들을 기술을 통해서만 모두 해결해야 하지는 않지만, 상당 부분 기술 스스로 개선을 해나가야 하는 것 역시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갈등과 혐오로부터나 통제와 실질적인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인터넷 미디어 환경을 만드는 길은 더 사회적 논의와 합의와 함께 실질적인 기술의 개선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도 역시나 누군가가 그 일을 하기로 결심하고 투자해야 실현된다. 

    안타깝게도 이상적인 민주주의를 실현할 기술을 구현하고 개선하고 싶었던 시도들은 2023년 현재는 많이 위축된 것 같다. 그리고 인터넷 공간은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자극과 소비로 점철된 공간이 되어 가는 듯 하다. 기억하는 이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고라와 블로거뉴스 같은 시민 공론장과 시민 저널리즘을 표방하던 서비스는 문을 닫았고, 지난 정부에서 호황을 누리던 국민청원이나 민주주의서울, 광화문1번가 등의 시민참여플랫폼도 사라졌다. 트위터는 소유주가 바뀌면서 한 사람의 결정에 휘둘리는 종잡을수 없는 서비스가 되었다. 밤늦게 물건을 주문해도 순식간에 받아 볼 수 있는 시대, 스마트폰으로 주식을 거래하고 노동을 거래하는 시대에, 시민이 목소리를 낼 공간, 그 목소리가 잘 모여서 새로운 합의와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플랫폼이 없다는건 이해하기가 어렵다. 이 일을 20년간 해 온 입장에서는 안타깝고 아쉽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인터넷 기술을 활용해 바라던 세상은 어떤 곳일까? 개인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거나 중요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고, 개인과 개인이 모여 이룬 집단이 함께 정보를 교환하고 토론을 거쳐 새로운 결정을 함께 만들어내는 사회. 어쩌면 우리는 인터넷 이전의 시대에 비해서는 분명 이 이상에 가까워졌을수는 있다. 연결과 축적은 분명 늘어났으니까. 다만, 서로에 대한 존중과 연대를 전제로 한 연결과 축적은 많이 신경쓰지는 못했다. 사회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결과가 안타깝고 아쉽더라도 더 나은 연결과 축적의 기술과 문화와 제도를 만듦으로써 누구나 권리와 안전을 보장받고, 집단으로써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결정하는 미디어 플랫폼을 만들어 나가는 노력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 물건을 사고, 일꺼리를 찾고, 투자를 하고, 흥미로운 영상을 즐기는 것만큼, 개인들이 사회의 이슈를 파악하고, 자신의 의견을 내고, 다른 구성원과 대화하고, 때론 힘을 모으고 때론 공론을 만들고 결정에 이르기까지 하는 플랫폼은 어떤 사회든 꼭 필요하다. 빠띠가 캠페인즈를 통해 시민의 공익 활동을 증진하고, 시민들이 토론을 펼치는 공론장으로서의 시민 광장을 만들려는 노력을 하는 까닭이다.

    플랫폼을 만들면서 느낀 세 번째는, 결국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플랫폼이 성공한다. 우리는 늘 기술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하지만, 때론 시대가 변해 사람들의 필요가 무르익으면 그에 맞는 기술들이 생겨난다. 딱 맞는 기술이 없으면 기존의 기술을 변형해서라도 사람들은 필요를 충족시킨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딱 맞는 기술을 제공하는 플랫폼들이 나타난다.

    지금 시대는 중요한 의사결정에 더 많은 사람들, 혹은 개개인, 혹은 나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시민들이 믿기 시작한 시대다. 정부든 정당이든 기업이든 혹은 비영리기관이든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해관계자나 대중의 공감과 신뢰, 적어도 이해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아는 시대다. 물론 당장에는 다중의 기대와 비판을 무시하거나 기만할 수 있다고 믿는 이들이 남아 있겠지만, 지금의 우리 사회 일반은 개인의 의견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에 돌입했다. 개인의 의견이 집단의 합의로 이어져야 한다는 믿음과 그 과정에 대한 훈련과 경험은 여전히 남아 있는 과제이지만, 민주주의 서울을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만난 많은 시민들과 기관은 확실히 달라진 세상에 맞추어 의견을 내고 이슈를 만들고 공론에 참여하며 다수 시민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요약하면 적어도 민주주의의 측면에서 세상은 달라졌고 시민들의 기대는 무르익었다. 이제 더 나은 민주주의와 공론장, 미디어 기술이 사회와 시민을 따라가야 할 차례다. 혹은 이제야 더 나은 연결과 축적을 통해,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내고 모두가 함께 토론하고 결정하는 기술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빠띠는 이 시대 변화에 맞추어 “디지털 시민 광장”으로서의 플랫폼을 다시 복원하는 비영리 플랫폼 협동조합을 목표로 한다. 누군가가 나서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미디어 플랫폼을 실현해야 한다면, 그 누군가 중의 하나가 우리였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2023-09-21
    캠페인즈에 올린 글

  • 캠페인즈 그랜드오픈 참가자 분들께 보내는 메일

    안녕하세요

    소중한 시간을 내어 캠페인즈 그랜드오픈을 찾아와 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캠페인즈를 아끼고 지지하는 분들을 모시는 자리이면서, 서로서로 알아가시는 자리를 꼭 만들고 싶었는데 님은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정말 다양한 분들이 다양한 역할로 함께 캠페인즈를 만들어 나가는 중임을 발견하셨을런지요.

    사실 캠페인즈는 제가 다음커뮤니케이션즈에서 동료들과 함께 만들었던 아고라와 블로거뉴스를 다시 살리고 싶어서 시작한 서비스입니다. 인터넷 서비스가 한참 성장하던 초기 시절, 많은 사람들은 인터넷 기술이 우리 사회가 이야기하고 협력하는 방식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 중의 한 사람이던 저는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모이고 또 함께 토론하며 답을 찾아나가는 미디어와 커뮤니티 플랫폼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저에겐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되었던 청원 플랫폼이자 토론 플랫폼이던 아고라가 그러했고, 미디어의 민주화를 내세우며 모든 시민들이 기자가 될 수 있다고 믿었던 블로거뉴스(이후 다음뷰)가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이 서비스들은 사라지고 없습니다. 디지털 사회라고 하기엔 저에게 우리 사회의 디지털 미디어 현실은 초창기보다 못한 상태로 보입니다.

    플랫폼 서비스는 비용이 많이 드는 일이라 차일피일 기회만 엿보던 차에, 2016년 탄핵 국면이 벌어졌습니다. 시민들이 무엇이라도 할 수 있고, 가능하다면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며 빠띠에서는 급히 디지털 캠페인 위주의 서비스를 내어놓았습니다. 그때부터 한동안 캠페인즈는 시민사회단체의 캠페인 솔루션으로 역할했습니다. 그리고 올 해 투자금을 모아 반년 가량 준비를 통해 캠페인즈 플랫폼을 그랜드 오픈 했습니다. 개발과 운영을 담당하는 팀원도 10명으로 과감하게 늘렸습니다. 분열과 갈등이 만연하는 시대에 포용과 존중을 바탕으로 시민들이 목소리를 모으고 함께 대화하는, 시민들의 공익 활동 플랫폼이자 토론 플랫폼을 지향하며 만들었습니다. 시민의 집단 활동과 집단 지성이 모이는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고 싶고, 서로 존중하고 포용하고 협력하는 디지털 문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하나의 청원에 10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실명인증을 하며 참여했던 아고라란 서비스는 한국에서 사라지고 없습니다. 인터넷 곳곳에 설치한 추천 버튼에서 하루 1300만 뷰 이상을 일으키며 시민 누구나 이슈를 다루는 기자가 되는 플랫폼을 지향하던 블로거뉴스(다음뷰)란 서비스도 없어졌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빠띠는 시민 활동의 증진을 목표로 하는 디지털 플랫폼은 시민으로부터 운영 기반이 형성되어야 지속가능하겠다라고 판단했습니다. 안타깝게도 한국 사회에서는 기업이나 정부가 시민활동플랫폼과 시민토론플랫폼을 운영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빠띠가 비영리+플랫폼+협동조합을 정체성으로 삼은 까닭입니다.

    시민들이 플랫폼 서비스의 이용자이거나, 플랫폼을 투자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 너머에 사회적 가치 구현을 목표로 하는 플랫폼들이 균형 있게 존재해야 합니다. 특히 사회 변화를 위한 시민들의 힘을 확대하는 서비스들이 필요합니다. 실제로도 세계 최대의 인터넷 청원⬝캠페인 플랫폼인 change.org는 초기 빌게이츠를 비롯한 다양한 재단으로부터 투자와 지원을 받아 성장하였고, 현재는 전세계에서 10만명이 넘는 후원회원이 이 활동을 지지하며 시민의 힘을 모아가고 있습니다. 빠띠는 한국 사회에서 캠페인즈를 시민들의 힘으로 키우고 운영하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캠페인즈의 후원회원 모집을 준비하면 자주 듣는 조언이 있습니다. “민주주의나 시민이란 말을 없애는게 어떨까요”란 말입니다. 저는 거꾸로 생각이 듭니다. 비록 현실의 벽이 높을지라도 ‘민주주의’가 금기어처럼 되는 시기이기에 더 열심히 만들어야겠다고요.

    그렇기에 가까운 분들에게 먼저, 시민들이 목소리를 내고 대화를 나누는 멋진 시민 활동 플랫폼을 만드는 주역으로 참여해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정기 후원회원 3천 명이 모이면 캠페인즈는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목소리를 내는 시민의 공간이 지켜질 수 있도록 캠페인즈의 후원회원이 되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23년 9월 18일 

    권오현 드림

    캠페인즈 후원회원 가입하기

  • 포스트코로나시대의 온라인 정치참여 발전 방안 자문

    2020년 청와대 정책기획위원회의 ‘포스트코로나시대의 온라인정치참여 발전방안’이라는 연구에 대한 자문 내용을 정리하였습니다.

    1. 온라인정치참여가 숙의민주주의와 결합할 수 있는 방안

    빠띠가 서울시의 민주주의 플랫폼인 민주주의 서울을 설계한 내용을 먼저 참고로 드립니다. 플랫폼 기획 운영을 담당했고, 플랫폼 운영 가이드 및 소스도 오픈소스로 데모스엑스 시민협력플랫폼 운영 가이드로 공개하였습니다. https://demosx.org

    현시점에서 대규모의 시민협력플랫폼을 기획할때 ( 저희는 참여 플랫폼보다는 협력 플랫폼이란 단어를 선호합니다 ) 여러가지 현실적인 부분, 제도적인 부분, 기술적인 부분에서 한계가 있습니다.

    현실적인 부분은 공무원 조직이 아직 시민 제안을 여러가지 이유로 반려하는 경향이 높고, 시민 제안을 비롯해 대규모의 토론이나 공론화 과정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못한다는 점이라면. 제도적인 부분은 아직 국민 제안과 토론, 그리고 이후의 투표가 어떤 과정을 거쳐야 법적으로 근거가 있는 토론이나 결정이 되는지 정의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민주주의서울을 설계할때 결정에 방점을 찍기보다는 토론에 방점을 찍고, 결정의 결과도 구속력을 갖기보단 선출된 기관장이 책임있게 대응하는 방식으로 설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현재 온라인을 통해 진행되는 투표나 토론이 양이 크고 작음과 상관없이 실질적으로 유권자나 시민을 대표하고 있는지 실제로 신뢰할만하다고 볼 수 있는 장치들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시의 주요 안건에 대해 논의하고 투표하는데 실명인증을 거칠지, 거친다고 해도 실제 그 사람이 맞는지, 또한 토론에 참여하는 사람이 서울시민인지 아닌지 등을 아직은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대표성과 신뢰성을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디지털 방식의 토론과 투표에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해서 “공론화 하는 공론장 운영”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동시에 주민 인증, 실명 인증, 블록체인 도입 등의 기술적인 부분을 준비하였고, 단순 토론, 단순 투표가 아니라 댓글을 통한 투표 결과를 다양한 스펙트럼과 방법으로 분석해서 시각화하거 해석해서 정책에 반영하는 방법등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아무튼 현재 시점에서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발견되지 않았던 의제들이 제안되고, 정부가 정책을 수행하기 전이나 과정에 시민들의 의견이 취합되고, 또 사회적으로 중요한 쟁점들을 결정하기 이전에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에게 전달하면서 동시에 토론에 참여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 즉 공론장을 만들고 그 안에서 토론과 숙의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온라인 플랫폼만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프라인 공론장을 오가면서 토론회나 공청회, 시민 제안 워크숍 등을 동시에 함께 진행하였고 하나의 주제를 놓고 최소한 한 달 이상의 토론이 다양한 방식으로 일어나고, 거기서 나오는 여러 주제들 또한 정부가 보유하는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고 진행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경험한 사례 중 하나는 재건축 지역의 길고양이를 보호해달라는 시민 제안인데요. 분명히 캣맘으로 불리는 시민들이 제안을 하고, 토론과 투표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영향을 끼치긴 하였으나. 저희가 열었던 오프라인 토론회에서 해당 커뮤니티에서 오신 분들이 “길고양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이 주제를 더 많은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공론화해야 한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특정 주장을 가진 이들의 주장이 사회에 공적인 정책으로 받아들여지려면 정보 공개, 토론을 통한 설명과 이해를 거쳐서 공감을 얻어야 하는 시대라는 것을 시민들은 금새 이해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스템적으로는 국민청원이 가지고 있는 한계이자 민주주의 서울에서 개선하려고 했던 지점이 여기에 있습니다. 특정 주장을 가진 사람들의 제안이 특정 조건을 넘으면 가장 높은 직위를 가진 사람이 답변한다는 구조에서는 특정 목소리가 높은 집단과 정부가 1:1로 대면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러나 제안 단계에서는 주장을 공감하는 사람들이 힘을 모으되, 그 다음 단계인 공론과 숙의 과정을 반드시 거치도록 설계하고 공론과 숙의 과정에 필요한 정부 보유 데이터와 정보, 입장이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들을 취합해서 시민들에게 전달하고, 적극적으로 사람들이 토론에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해서 의견을 표출하도록 제공하는 것 즉 주제를 공론화하는 공론장을 운영하는 것이 현시점의 정부가 만들어나가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보았습니다. 이 공론장이 체계적으로 운영된 후에, 서두에 이야기한 제도적, 기술적 장치들이 보완된다면 공론장을 거친 주제를 놓고 함께 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단계까지도 갈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그 계획을 민주주의 서울 5단계 계획에 담았고, 숙의 공론장은 5단계의 1단계였습니다.

    제도적 시스템적으로 도입이 되려면. 현재 법적으로 정의되어 있는 시민 제안과 공무원 답변 제도를 더 발전시켜서, 일상적인 공론장을 운영하는 체계로 바꾸어야 합니다. 또한 중앙 정부를 비롯한 지방 정부 모두가 시민의 제안, 정부가 시행전에 시민과 함께 검토가 필요한 정책 등을 논의하는 공론장 운영 전담 체계가 모든 정부의 핵심 요소로 정의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서울시는 민주주의서울 추진반을 따로 운영하기도 했고, 이후 민주주의 위원회라는 규모로 확대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조직을 구성하는 동시에 시민 제안 규정을 더 발전시켜서 주민 투표에 준하는 결정과 토론 장치에 대한 제도 논의도 필요합니다. 시민 참여 예산, 조례 제정에도 시민이 발안하고 제정하는 조건들이 온라인으로도 가능하도록 관련 법이 점차 발전하는게 예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단순 댓글이나 투표가 아니라 빅데이터 분석 등을 활용한 다양한 방식의 분석 기술, 그리고 블록체인 및 주제에 맞는 투표 기술의 고도화 등에 대한 연구 작업도 필요합니다. 인터넷의 핵심 기술이자 민주주의의 핵심 요소인 제안, 토론, 투표 기술들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공적으로 지원하고 육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 온라인정치참여가 시민주권자의 실질적인 권리의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시는지, 혹은 그와 같은 결과로 나아가기 위해 시민운동, 시민활동, 시민교육은 어떤 목표와 전략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

    빠띠에서는 시민협력플랫폼이란 이름의 기관 주도의 공론장이나 제도 공론장(예를 들어 광화문1번가, 민주주의 서울 등)을 운영하는 것과 별도로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자체 공론장을 운영하고, 이슈와 관심사 기반의 커뮤니티가 늘어나도록, 또한 쉽게 캠페인을 벌일 수 있도록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관은 중립적이면서도 투명하고 개방적으로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고 시민들이 서로 논의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며 동시에 토론과 투표의 결과가 반영되도록 제도적인 기반과 기술적인 시스템을 제공한다면. 여기에 참여하기 이전에 시민들 사이에서 각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주제를 중심으로 쉽게 조직화할수 있고, 조직화된 주장이 캠페인의 형태로 사회 전반에 전달될 수 있으며, 제도적인 변화 이전의 인식 변화나 정보 전달, 설득 등을 위해 시민들 사이에서 토론이 일어나는 공론장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을 거친 후에 만들어진 제안들이 또한 이 과정을 통해 형성된 사회적 공감대를 거쳐서 기관이 운영하는 제도 공론장에 합의된 프로세스에 따라 제안되고 토론되고 결정을 거쳐서 확립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 정부는 시민운동, 시민활동, 시민교육이 일어날 수 있도록 커뮤니티 지원 사업, 시민들 주도의 공론장 운영 등을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2020년에 빠띠가 진저티프로젝트와 함께 한 여성가족부의 버터나이프크루가 커뮤니티를 만드는 사업이었고, 서울시의 작은 도서관들과 함께 한 공론장 운영 사업은 시민이 주도하는 공론장을 열고 그 안에서 다른 시민들을 초대해서 제안과 토론, 결정이 일어나는 사업이었습니다. 커뮤니티와 공론장을 시민들이 구성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 기관의 사업의 성격을 넘어서서 시민이 제안하고 시민의 활동이 촉진되도록 설계하는 일은 성과의 불분명성이나 부서의 성과로 남기기 어려움 등의 이유로 아직 대부분의 정부에선 낯선 일입니다. 그럼에도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기업을 지원하는 것 만큼 시민 활동을 촉진하는 사업이 확대되고 기반이 마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의 플랫폼이 제안-답변의 단순 구조에서 벗어나서 시민과 함께 운영되는 협력적 플랫폼으로 나아가야 하듯이, 더 나가 시민이 주도적으로 과제를 제시하고 팀을 구성하고 거기서 나온 결과물들을 정책화하든 예산에 반영하든 조례로 만들든 하는 정책 실험 공간이 마련되는 것이 실질적인 온라인 정치참여의 다음 단계로 보고 있습니다. 정책 랩, 리빙 랩을 비롯해서 앞서 말한 버터나이프크루, 작은 도서관 공론장, 그리고 서울시의 공유도시 촉직 사업으로 진행한 빠띠의 공익데이터실험실이 예시이며, 시민 개발자(시빅해커)들의 코드포코리아가 공적마스크 앱을 함께 개발한 사례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3. 빠띠가 민주주의, 정치참여를 촉진하는 활동가협동조합이라는 것이 매우 신선하고 그 자체로 참여민주주의의 중요한 진전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와 같은 시민 조직이 다양한 층위에서 확산 지속될 수 있는지도 향후 민주주의 성숙에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민주주의 활동가’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무엇이며, 빠띠의 비지니스 모델은 무엇인지, 그 지속성에 대해 어떤 전망을 갖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기술입니다. 기술은 IT기업이나 스타트업이 활용해서 멋진 유니콘을 만드는데 활용된다는 인식을 넘어서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기술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그 중 민주주의를 위한 기술(제안, 토론, 투표, 데이터 공개, 개인 정보 보호, 개인 인증, 허위조작 정보 검출)은 더 나은 사회의 핵심 근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기술을 발전시키기에 필요한 지원 체계는 기업 육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열린 기술을 만드는 빠띠와 같은 협동조합 모델로는 정부가 주도하는 펀드로 운용되는 민간의 투자도 받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사회 전반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열린 기술을 활용해 열린 플랫폼을 제공하려는 사회적 협동조합에 대한 투자와 지원, 주식 상장이 아닌 커뮤니티로 엑시트할 수 있는 성장 경로 마련이 절실합니다. 플랫폼 협동조합에 대한 정부의 정책 자금 운용 같은 것들이 연구되고 준비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앞서 이야기한 민주주의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이 더 많이 열린 기술의 형태로 공공성에 기반해서 사회에서 많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현실적이 난관들에도 불구하고 빠띠는 영리기업이 아닌 사회적 협동조합의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민주주의 활동가입니다. 민주주의란 다수의 사람들이 서로 신뢰하고 협력하는 과정이자, 숙의를 거쳐서 결론에 이르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공공의 자원을 활용할 방향에 대해 함께 결정하는 것입니다. 빠띠의 경험으로는 앞으로 더 복잡해지는 사회에서 숙의와 결론, 신뢰와 협력 과정과 기반에 대한 필요는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정부가 시민과 협력을 하고, 더 나가 시민이 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려는 노력을 하듯이. 민간에서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이와 같은 더 많은 민주주의, 더 나은 민주주의에 대한 욕구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또한 국가적으로도 서로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한국 사회에서 신뢰가 회복하려면 권한을 나누고, 협력을 하고, 숙의와 토론을 거쳐 공동의 의견을 도출하는 등의 경험들을 거쳐야만 실질적인 신뢰가 증진될 수 있을 것입니다. 빠띠는 다양한 영역에서 민주주의 활동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활동하려는 사람들이 효과적이고 성공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방법론과 플랫폼을 만드는 동시에, 이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재무적 기반도 제공할 수 있도록 민주주의 활동가들의 협동조합을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고객 혹은 파트너로서 정부를 비롯해 사회의 많은 영역의 기관이나 단위들이 민주주의 활동가들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 디지털 민주주의 플랫폼, 왜 시민이 만들어야 할까요?

    외출 시 약속과 약속 사이에 빈 시간이 생기면 커피숍을 찾습니다. 오전 일찍부터 저녁까지 회의 혹은 약속이 있는 날에는, 더는 커피를 마시기 힘들 정도로 계속해서 커피숍을 들락날락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럴 때면 공원 나무 그늘 의자에 앉아 바람을 쐬고 싶습니다. 쾌적한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도 즐겁지만, 우리에겐 공원과 같은 공공 공간도 필요합니다.

    공간에 대한 단상을 인터넷으로 옮겨볼까요?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는, 사용자를 ‘데이터를 제공’하거나, ‘구독료를 지불’하거나,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으로 바라봅니다. 집에서 일터로 이동할 때 우리는 골목과 도로라는 공공 인프라와 버스, 지하철이라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지만, 인터넷 공간에 접속할 때는 어떤 형태로든 비용을 지불합니다. 서비스의 질을 생각하면 바람직한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디지털 사회는 디지털 경제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소비자이기 이전에 시민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습니다. 시민의 정체성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 늘어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민주주의 플랫폼과 기술은 더 나은 디지털 사회를 만드는 기반이 됩니다. 물건을 사고팔거나 재미있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만큼, 다양성과 포용, 신뢰와 협력, 분권과 자율을 위한 디지털 기술은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에 꼭 필요합니다.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좋은 대화를 이어가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거나 의사결정을 내리는 등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인터넷에서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인터넷 기술을 활용하면 시공간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어 다양하고 효과적인 집단 협업이 가능한데도, 우리는 이를 사회적 대화나 사회 문제 해결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인터넷 상에서는 혐오와 불신, 허위조작정보와 악의적인 글로 피해를 보는 이들이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술과 기능의 제약은 곧 시민성의 제약으로, 더 나아가 공공성의 제약으로 이어집니다. 공공성에 기초한 디지털 사회를 만들려면 디지털 시민의 정체성을 확대해야 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과 기술이 시민들에게 제공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공공성을 목표로 하는 디지털 민주주의 플랫폼을 만들고 운영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디지털 민주주의를 목표로 하는 플랫폼은 누가 만들 수 있을까요? 정부가 할 수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한국은 양극화된 정치 상황으로, 정부가 이런 플랫폼을 만들고 운영하는 데에는 부담이 따릅니다. 정권이 바뀌면 시민 참여와 협력 사업은 중단되기도 합니다. 양극화된 정치 상황에서는 기업 역시 투자에 나서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재무적 투자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투명하기보다는 단순하고 효과적인, 공유보다는 독점 구조를 지향합니다. 이는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해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거버넌스를 구성하고, 독점보다는 공공성을 우선하려는 디지털 민주주의 플랫폼의 목적과 안타깝지만 배치됩니다.

    결국 민주주의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 이들은 ‘시민’이 아닐까요? 공공성이라는 가치를 지키며 디지털 민주주의 플랫폼과 기술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빠띠는 ‘사회적 협동조합’이라는 구조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시민과 공적 가치를 지닌 조직이 플랫폼을 만드는 조직의 재무 기반 형성과 개발과 운영 과정에서 생기는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플랫폼을 만드는 협동조합도 낯선데, 플랫폼을 만드는 일에 참여하는 시민이라니… 낯설고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정부와 기업을 넘어 시민의 힘으로 디지털 사회의 필수 인프라를 만들고 유지해 보면 어떨까 라는 상상은 매우 즐겁습니다. 한국 사회에는 낯설지만, 오히려 사회적협동조합의 역사와 경험은 깊고, 사회의 공공성을 유지하려는 시민의 역사와 경험도 아주 깊고 넓습니다. 인터넷 기술의 근간도 오픈소스 커뮤니티로부터 나왔고요. 빠띠는 그 역사와 경험을 디지털 사회에서도 이어가려고 합니다.

    더 많고, 더 나은 디지털 민주주의 기술은, 다양한 처지와 입장의 사람이 목소리를 내고 좋은 대화를 나누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일에 참여하게 합니다. 공공성을 지향하는 민주주의 기술은 서로 입장이 다르다고 해서 국민/비국민이라고 낙인찍거나, 특정 진영이 배척하는 상황을 넘어설 것입니다. 오랫동안 갈등과 혐오를 조장해온 우리네 정치를 넘어 다양성과 포용, 신뢰와 협력에 기반한 진짜 민주주의를 오롯이 시민의 힘으로 이룰 수 있게 만들 것입니다. 그리고 그 진짜 민주주의는, 여러 이유로 사회에서 배제당한 이들을 진정한 일원으로 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을 만들어온 과정이나 현재의 상황으로나 진정한 민주주의가 지금 우리에겐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의 디지털 민주주의 기반을 만들고 이 기반이 공공성을 유지하도록, 한국 사회가 진정한 민주주의 기반을 다지고 다양한 시민을 포용하는 사회가 되도록, 빠띠와 함께 하는 시민, ‘빠띠즌’이 되어 주세요. (빠띠즌 되어 빠띠 후원하기)

  • 나는 왜 민주주의 혁신에 집중하는가?

    빠띠의 후원회원 제도인 빠띠즌을 알리고 후원을 요청하는 글입니다. 빠띠를 통해 하려는 민주주의 혁신의 내용을 설명하며, 이 일을 하게 된 개인적인 이유도 함께 정리했습니다. 그렇기에 민망하고 부끄럽기도 하고, 부담스럽습니다만 앞으로 여러 시행착오를 인내하며 노력하겠단 약속이기도 합니다.

    안녕하세요. 빠띠 이사장 권오현입니다.
    오늘은 오랫동안 드리고 싶었던 중요한 이야기를 꺼내보고자 직접 글을 씁니다.
    다소 긴 이야기지만, 끝까지 읽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왜 ‘빠띠’라는 조직을 시작하셨나요?”

    강의를 하거나 미팅을 할 때 종종 받는 질문입니다. ‘민주주의를 혁신’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무엇을 하는 건지, 어떻게 이리 오랫동안 해 올 수 있었는지 많이들 궁금해하시죠. 디지털 미디어와 커뮤니티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개인에게는 권한과 정체성을 부여하고, 집단 내에 의사소통/결정 체계를 구축하는 일을 약 20년간 한결같이 해 온 저를 신기하게 여기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제가 ‘의미있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처음 다짐했을 때 떠올린 소명은 ‘굶어서 죽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자’였습니다. 당시 기독교인이었던 저는, 스스로는 힘든 삶을 살면서도 타인의 고통에 함께하려는 선한 보통 사람들이 교회라는 공동체에 모여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분들과 함께 ‘가난과 기아’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회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의 부족함으로 그 꿈을 내려놓아야 했고, 새로운 목표를 찾아 헤맸습니다. 그때 어린 시절부터 해오던 프로그래밍 기술을 바탕으로 웹 관련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민주주의는 사회의 난제를 해결합니다
    민주주의는 나와 우리를 행복하게 합니다

    새 소명을 찾던 저는, 어렵게 사는 이웃들을 돕고 미비한 제도를 개선하려 노력하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저는 그 분들이 조직 내에서는 더 잘 협력하고, 밖으로는 더 널리 알려져서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끌어내는데 인터넷 기술을 활용하는 일에 동참했습니다. 덕분에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담는 일, 다양한 사람이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일, 인터넷을 통해 조직과 커뮤니티 체계를 만드는 일, 사회 제도를 하나씩 바꿔나가는 일의 가치를 배웠습니다.

    자원이 아무리 많아도, 시스템이 건강하지 않으면 필요한 이들에게 그 자원이 전달되지 않습니다. 소외 당하고, 정의롭지 않은 상황 속에서 고통 당하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우리가 겪는 많은 문제는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지 못하고 함께 협력하지 못하는 환경과 문화에서 생겨납니다. 제가 처음 소명으로 추구했던 ‘가난’과 ‘기아’ 역시, 국민에게 권력이 주어지지 않고 정부를 감시하거나 정부를 운영하는 제도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흔히 ‘인터넷은 사람들을 연결하고 소통하게 만든다’고 말합니다. 제게 인터넷 기술(디지털 기술)은 연결을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고, 소통을 통해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누구나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정보를 습득하며, 논의에 기여하고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시대의 가능성이 드디어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지요.

    인터넷 기술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처지와 의견이 전체 시스템에 반영될 수 있게 만들 수 있고(더 많은), 소수와 전문가의 의견이 존중받으면서도 다수를 중심으로 한 절차를 통해 내려지는 집단 결정을 신뢰하게 만들 수 있고(더 나은), 개인과 집단이 다양한 방식으로 협력하고 공동 소유하는 시스템(일상의)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빠띠의 슬로건인 ‘더 많고, 더 나은, 일상의 민주주의’에 이 가능성을 담았죠.

    이렇게 민주주의는 사회의 여러 과제를 해결하는 핵심 전략이지만, 또한 우리 각자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경제적으로 풍족함이나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를 물려받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저는, 사회 속에서 제 생각과 의견이 존중 받기를 바랍니다. 제가 거두는 성공과 실패에 무관하게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 받고 싶습니다. 제 목소리가 존중받는 것만큼 다른 이의 목소리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사회가 풍요로움과 지속가능함을 추구하면서, 공정하고 따뜻하게 운영되도록 저 역시 기여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혐오와 차별, 불안과 각자도생이 늘어나는 사회 속에서 자원과 권한이 부족한 개인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우선 우리 모두는 스스로 권한을 쟁취해야 합니다. 동시에 협력하여 사회 구성원 누구나 이용 가능한 사회 기반을 늘리고, 이를 투명하고 공정하고 따뜻하게 운영해야 합니다. 물질의 풍요뿐만 아니라 바로 이런 민주주의를 통해 다양한 구성원들이 기여하고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 수 있고 저는 공정하고 따뜻한 사회 속에서 나와 우리로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디지털 민주주의 기반과 영향력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려 합니다

    빠띠를 통해 행복한 개인, 협력하는 사회, 신뢰하고 지지받는 사회 시스템을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 사회의 오랜 과제와 당면한 문제를 더 많은 사람의 참여와 이해, 공감과 지지로 해결할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디지털 민주주의 기술이 여기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까지 빠띠는 공론장, 커뮤니티, 캠페인, 데이터,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운영해 왔습니다. 모두 앞서 말씀드린 목표를 향해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해 서로 협력하고, 이를 제도나 문화/시스템으로 안착시키도록 플랫폼을 만들고 방법론을 퍼트려 왔습니다. 진영과 지역, 주제를 넘나들며 다양한 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기획과 운영으로 빠띠 방법론의 내재화를 돕기도 했습니다.

    빠띠가 기획/운영한 ‘민주주의 서울’과 여기서 만든 시민협력플랫폼 모델은 널리 퍼져 많은 지자체의 기본 모델이 되고 있습니다. 시민과 기관이 공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공론장과 워킹그룹 모델은 요즘 시대의 당연한 상식이 되었습니다.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협력하는 거버넌스와 공론장을 손쉽게 만드는 빠띠 믹스, 공통 관심사로 모인 그룹과 조직이 활용하는 빠띠 카누, 국회와 지자체뿐만 아니라 기업을 대상으로 시민의 목소리를 모아 전달하는 빠띠 캠페인즈, 구성원의 의견을 재밌게 모으고 함께 결정하는 빠띠 타운홀 등 빠띠의 민주주의 플랫폼도 늘어났습니다. 시민 주도로 데이터를 활용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생태계를 만들려던 빠띠의 노력은 ‘코로나19 공적 마스크 데이터 개방 및 앱 개발’과 시빅해커의 커뮤니티인 ‘코드포코리아’의 발족으로 이어졌습니다. 허위 조작 정보에 함께 대응하는 시민을 양성하는‘팩트체크넷’도 빠띠와 언론인 현업 단체의 협업으로 탄생했습니다. 매년 빠띠의 경험과 방법론을 퍼트리고 현장을 지키는 파트너들의 경험을 나누는 ‘민주주의 캠프’도 시작했습니다.

    플랫폼을 만들고 현장 곳곳을 다니면서 민주주의가 가진 가능성을 더 실감했습니다. 한편으로는 기술 발달로 인해 가속화되는 혐오와 갈등, 기술과 자본의 쏠림 등을 보며 절박해지기도 합니다. 빠띠의 민주주의 플랫폼을 개선하고, 민주주의 방법론 교육과 홍보도 확대하며 사회 곳곳에 혁신적인 민주주의를 확대하고 싶지만, 투자나 후원 없이 운영되는 조직의 한계를 느낍니다.

    빠띠 후원으로 디지털 민주주의 공공재를 함께 만들어주세요

    빠띠는 앞으로 민주주의를 혁신하고 보급하는 일에 더 많은 동료 시민의 참여를 요청하고자 합니다. 우선 이 글을 보고 계신 여러분께 빠띠의 후원회원인 ‘빠띠즌’으로 함께 해주시길 요청드립니다. 빠띠즌은 ‘Parti(빠띠)’와 ‘Citizen(시민)’의 합성어로, 시민과 함께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은 빠띠의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빠띠가 민주주의 방법론과 플랫폼을 더 잘 만들고, 더 많은 시민의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당사자와 시민의 참여로 이해와 공감, 지지와 신뢰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장’을 만들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십시오.

    빠띠는 민주주의 플랫폼과 방법론을 더 널리 퍼트려 우리 사회의 공공재로 만들고 싶습니다. 공공재이니 만큼, 이 디지털 민주주의 자산을 만들고 운영/소유하는 과정에도 시민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믿고, 그렇게 실현시키려 합니다. 다른 어떤 기술보다도, 사회 구성원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소통하고 협력하는데 필요한 기술은 그 자체로도 공적 자산이어야 합니다. 여러분의 후원은 ‘빠띠’뿐만 아니라 이 공공재를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굶어서 죽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자’는 어린 시절의 제 바람은, ‘개인의 권리를 확대하고, 자유로운 개인이 협력하고 신뢰하는 시스템으로 건강한 공공재를 만들고 운영되는 민주주의’를 확대하는 일로 수렴되었습니다. 좋은 민주주의가 만들어낼 더 좋은 사회에 대한 믿음이 변치 않았기에 오랫동안 이 일에 매진할 수 있었고, 지금도 이 기대를 공유하는 동료/파트너들과 즐겁게 도전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로 좋은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열정을 가진 선한 사람들이, 그들의 기술로 사회 구성원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동참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디지털 기술이 독점과 혐오의 늪에 빠지지 않고, 공유와 공감의 시대를 여는데 기여하도록 빠띠를 후원해주시길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빠띠는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기술의 공적 가능성을 우리 사회의 공공재로 구현하는 데에 기여하겠습니다.

    ​[ 빠띠즌 되어 빠띠 후원하기 ]

  • 3화. 이제 실전이다! 민서의 첫걸음 이야기

    • 지난 2화에서는 민주주의 서울의 설계와 프로세스에 관해 고민했던 이야기와 시범사업의 경험을 나눴습니다. 3화에서는 시범사업에서 1단계로 넘어간 민주주의 서울 (이하 민서)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어떻게 달라지고 발전했을까요? 이를 위해 빠띠는 무엇을 고민하고 노력했을까요? 본문에서 확인해보세요.

    이 글은 “2화. 민주주의 플랫폼을 향한 고민과 실험”에서 이어집니다.

    공무원, 민간 전문가가 함께하는 협력체계를 만들다

    민주주의 서울이 자문과 시범사업을 거치는 사이 지방선거가 치러졌습니다. 2018년 5월, 민선 7기 서울시장 체계에 들어섰고 민서는 ‘서울의 공론장’이라는 컨셉을 확정짓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체계와 프로세스를 정립한 후,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1단계에 돌입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시범사업 기간에는 시간과 예산 부족으로 ‘천만상상 오아시스’의 시스템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1단계를 시작하는 무렵까지도 예산이 마련되지 않았고, 전용 시스템은 2단계를 시작할 때쯤에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1단계를 수행하는 데에는 복잡한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시민의 제안을 받고 함께 토론과 투표를 하고 관련 소식을 전달하는 기본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으니, 콘텐츠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에 자원을 투입했습니다.

    서울시는 운영 담당 공무원을 대폭 늘렸습니다. 시범사업 동안 1명이었던 전담 인력이 10명의 추진반으로 확대됩니다. 빠띠에서 민서를 담당하는 활동가들도 10명으로 늘어납니다. 담당공무원은 행정 처리와 내부 공무원과의 소통을, 빠띠는 플랫폼 기획운영과 대시민영역 활동을 하며 2인 3각으로 활동해보기로 했습니다. 약 20명의 담당자들은 행정과 시민 사이에 자리잡아서 양쪽이 잘 조율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를 운영합니다. 전체를 총괄하고 기획하는 일은 제가 맡았습니다. 총괄의 역할은 전체 시스템을 운영하고, 서울시의 다양한 의사결정체계에 참여해 설명과 협조를 요청하는 일입니다. 민간의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되 관의 역할을 축소하지 않는 방식의 체계를 시도한 것은, 돌이켜보면 서울시였기에 가능했던 새로운 시도였습니다.

    시범사업을 통해서는 ‘시민이 제안하면 기관이 답변하는 기존 제안 플랫폼을 넘어서서, 시민과 서울시가 제안하고 함께 숙의하여 결정에 이른다’는 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이를 실행하기 위해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확장해 나갔습니다.

    더 쉽고 더 다양한 제안을 위해

    플랫폼은 ‘천만상상 오아시스’에 비해 간단해졌습니다. 더 쉽고 편하게 제안할 수 있도록 여러 장벽을 제거하고 입력 항목을 간소화했으며, 접근이 편리하도록 소셜로그인 기능 등을 강화했습니다. 시민제안 혹은 서울시 정책이 공론화되는 툴에는 좀 더 정교한 투표/댓글 방식을 도입하고 싶었으나 플랫폼 개편 이후로 미루고 간소화된 시스템으로 일단 출발하기로 합니다.

    공론화 과정을 거친 주제에 대한 서울시의 답변과 이후의 실행 과정, 제안워크숍, 현장 제안, 정책 실험 등의 소식을 담을 수 있는 게시판도 준비했습니다. 천만상상 오아시스 시스템을 활용하여 제안, 숙의(토론과 투표), 소식이라는 틀로 플랫폼을 재정비했습니다. 시민을 직접 만나는 프로세스도 정립하였습니다. 현장에서 제안과 숙의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찾아가는 시민제안’은 물론, ‘시민제안워크숍’을 통해 중도입국 청소년, 1인 가구 등 행정력을 동원해 목소리를 확대할 가치가 있는 시민을 찾아나섰습니다.

    시민제안워크숍 ‘서울제안가들 : 중도입국 청소년 편’

    공론화 과정은 촘촘하고 단단하게

    플랫폼 이용을 쉽고 간단하게 바꾸었다면, 뒷단의 운영은 시범사업보다 더 촘촘하게 배치했습니다. 많은 시민의 공감을 받은 제안이 완결성과 무관하게 공론화가 가능하려면 기획이 필요했습니다. 이를 위해 정책 제안 플랫폼 전문가들로 기획단을 구성했습니다. 여기에 퇴직공무원이나 다른 기관의 플랫폼을 기획/운영하는 공무원도 참여하게 하여 시민 입장에서 놓칠 수 있는 여러 요소를 고려할 수 있게 했습니다. 기획단에서 발전된 제안의 공론화 방법은 서울시민 중 무작위로 추첨/구성한 정책 결정 단위에서 정하게 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어떤 제안이든 전문가의 손을 거친 의제로 발전하고, 시민들이 공론화 방식을 선택하게 구성했습니다. 특정 입장을 대변하거나 논리/사실관계의 오류와 무관하게 제안이 나오게 된 배경과 상황을 최대한 이해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잡았습니다. 사실관계, 가능한 정책 대안 등은 행정에서 검토를 해둔 경우가 많았기에 시가 보유한 자료와 검토했던 관련 정책을 제공하여 기획단의 논의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했습니다.

    주제로 선정되고 공론화 방식이 정해진 시민제안과 서울시 준비 정책은 실제 공론화 단계로 넘어가게 되는데요. 우선 제공하는 자료에 오류가 없는지 검토하고, 명확하고 쉬운 형식과 메시지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도록 관련기관이나 단체를 섭외하여 토론에 참여하게 했습니다. 많은 시민이 플랫폼에 참여하도록 기획하되, 동시에 다양한 현장과 거리에서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했습니다. 온라인에서 투표와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오프라인 현장에 있는 시민도 토론과 투표에 참여하게 했으며, 이렇게 모인 의견을 플랫폼에 반영하는 동시에 정책을 수행하는 담당부서에도 전달할 수 있도록 정리했습니다.

    이렇게 약 한 달 간의 공론화 과정을 거친 제안은 의견에 의견이 더해져 더 성숙한 모습으로 발전합니다. 서울시는 제안자의 제안에 대한 답이 아니라 공론화된 결과에 답변하게 됩니다. 먼저, 운영팀이 담당부서에 답변을 요청하게 되는데요. 단순 찬반투표 결과보다 공론화 과정을 통해 수집된 시민 의견을 다각도로 분석한 리포트를 전달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취합한 의견도 물론 함께 전달했습니다. 이를 통해 찬성과 반대 각 입장의 이유를 충분히 고려한 정책 설계를 요청했습니다. 공론화에 참여한 시민이 월등히 많거나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안건에 대해서는 시장이 직접 답변할 것인지, 한다면 어떤 형식으로 할지 그 방식도 함께 검토했습니다.

    공론장에 참여하는 시민이 효능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실행과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답변까지 마친 제안 혹은 서울시 정책은 실행 과정으로 넘어갑니다. 이후 운영팀은 한 달에 한 번 혹은 분기에 한 번씩 실행 소식을 플랫폼에 공유했습니다. 시민제안이 실행 단계로 넘어가거나, 실행과정에서 행정과 시민이 협력/조율해야 할 경우 중간자 역할을 맡기도 했습니다. 시민과 협력하면서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여전히 많은 공무원에게 낯설고 어려운, 두렵거나 번거롭기도 한 일이었습니다. 시민 또한 행정의 판단을 100% 이해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그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민서 운영팀의 역할은 실행 과정에서도 계속되었습니다.

    더 많은 제안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사실 시민제안 상당수가 바로 수용되거나 공론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시민의 공감을 얻은 제안이라도 여러가지 상황으로 서울시가 수용하기 어렵거나 공론화하기에 부적합한 경우도 있습니다. ‘버스 노선 조정’, ‘쓰레기 매립장 건설’ 등의 사안은 아직 대표성과 실효성을 갖지 못한 1단계의 민주주의 서울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제안 → 공론화 → 답변’의 과정과 별도로 갈등 사안은 갈등 관리를 담당하는 부서가, 이미 마련된 정책을 더 알려야 하는 사안은 홍보 담당 부서가 맡게 하는 등 서울시 여러 부서와 협력 체계를 구성하여 제안이 다양한 경로로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당장 실행할 수 없는 조례를 제정해야 하거나 다음 회기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제안 등은 운영팀이 맡아서 서울시 산하기관으로 연결했습니다. 예컨대 난임부부 지원에 관한 시민제안은 시가 직접 답변하고 실행을 약속했지만, 재건축지역의 길고양이 보호 제안에 관해서는 해당 정책 실행에 의지가 있는 시의원을 찾아가 조례 개정을 약속하게 하는 등 시민제안이 하나라도 더 실행되도록 다양한 협력 체계를 마련했습니다.

    이 글에서 처음 공개하는 프로세스도 하나 더 있었는데요. 제안이 특정 단계에 도달하면 비서실의 정책보좌관과 함께 논의하고 검토하는 과정이 그것입니다. 주기적인 미팅으로 서울시가 이미 검토한 정책과 맥락을 파악하고, 실행 가능한 방향을 찾기 위해 여러 자원과 담당자를 어떻게 엮을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민주주의 플랫폼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선출된 리더의 적극적인 지원입니다. 리더의 지원은 곧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를 위해서는 리더가 프로세스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공무원의 이유 있는 저항을 관리하기 위해서도 기관장과의 핫라인과 협력체계는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재개발/재건축지구 길고양이 보호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서울시의회 자료)

    민서 노하우, 데모스X에서 확인하세요!

    운영팀은 지금까지 설명한 과정을 가이드로 정리하고 2단계까지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 소스를 만들어 ‘데모스X’라는 이름을 붙여 세상에 공개합니다. 데모스X는 ‘시민과 함께’라는 의미로, 빠띠가 경험하며 구축한 민주주의 서울의 노하우가 담겨있습니다. 최근 몇 년 간 많은 지자체에서 ‘① 시민은 쉽게 제안하고 기관은 준비된 정책 제안을 하며 ② 시민과 전문가로 구성된 제안 검토 단계를 거쳐 ③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공론화로 제안을 숙성한 후 ④ 기관장이 답변하고 실행하는’ 프로세스를 도입했는데요. 여기에 민주주의 서울과 데모스X의 오픈가이드와 오픈소스가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무엇보다도 시민이 제안하면 공무원이 답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작은 아이디어로부터 사회적 맥락을 발견하여 다수의 시민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마련한 모델’이 이 시대의 시민이 바라는 민주주의의 모습임이 받아들여진 것이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데모스X 운영가이드와 오픈소스는 누구나 다운받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1단계일뿐입니다. 운영팀은 1단계를 진행하는 동안 궁극적인 서울시 민주주의 플랫폼을 시민의 일상에까지 적용하는 모습을 구상하고 설계했습니다. 참여와 소통, 공론화와 숙의를 거쳐 시민이 일상에서 크고 작은 이슈와 정책에 관해 전달받고, 논의와 결정 단계에 참여하는 것이 서울시가 이뤄야 할 민주주의의 지향임은 분명했습니다. 그러나 5단계까지 가려면 운영에 참여하는 기관을 깊고 넓게 확대하고, 제도적 기반을 확립하며 기술적인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했습니다.

    4화로 이어집니다.

  • 2화. 민주주의 플랫폼을 향한 고민과 실험

    이 글은 “1화. ‘민주주의 서울’에서 싹틔운 시민협력플랫폼의 꿈”에서 이어집니다.

    시민과 서울시가 제안하고, 시민이 함께 논의해 결정하면, 서울시가 실행한다

    ‘시민제안 → 행정 답변 → 행정 실행’이라는 기존 제안 플랫폼의 프로세스를, ‘시민과 서울시의 공동제안 → 시민숙의 → 시민결정 → 각 단위 실행’으로 발전시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보다 많은 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단계별 장벽을 낮추고, 작동 구조와 운영 체계를 설계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플랫폼 디자인에 너무 많은 힘을 쓰지 않기로 했는데요. 외관이 아름답거나 어떤 보상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달리, 지향하는 바를 확실히 보여주고 실제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사용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름에는 민주주의 상징성이 높은 ‘광화문’을 넣으려고 했으나 준비 도중 ‘광화문1번가’가 나오면서 2순위였던 ‘민주주의 서울’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민서’라는 애칭을 붙였습니다.

    빠띠는 ‘민주주의 서울’을 ‘민서’라는 애칭으로 불렀습니다.

    신규 개발이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천만상상 오아시스’를 수정 개발하여 민주주의 서울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기능을 붙이기 보다 덜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시민제안은 더 간단하게 입력해도 되도록 변경했습니다. 투표는 일단 찬반 기능으로 구성하고 투표에 참여하는 시민은 반드시 의견을 남기도록 해 토론에 참여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외에는 실행 상황과 소식을 알려주는 게시판만 남기고 다른 기능은 모두 가리기로 했지요. 프로세스 역시 간단하게 구성했는데요. 하나의 시민제안에 50명이 공감하면 공무원이 답변을 해야하고, 500명이 공감하면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투표와 토론이 시작되게 했습니다. 그리고 5000명이 투표와 토론에 참여하면 시장이 직접 답변하도록 구성했습니다. 가능한 명확하고 쉽게 기억할 수 있는 플랫폼과 프로세스를 만들려 했습니다.

    바깥은 간단하게, 내부는 촘촘하게

    운영팀은 대외 고객은 시민으로, 대내 고객은 공무원으로 설정했습니다. 목표는 세 가지였습니다. 시민대상으로는 ① 쉽고 간단한 플랫폼을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게 하기 ② 발언할 생각을 하지 못하거나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직접 찾아가기로, 공무원 대상으로는 ③ ‘일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시민과 협업에 대한 긍정적 경험’을 제공하기로 잡았습니다.

    물론 이를 위해 필요한 일은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운영팀이 바빠졌지요. 우선, 시민제안을 일선부서에 전달하는 체계를 마련했습니다. 500명이 공감하는 시민제안을 검토하고 시의 자료로 보충한 후 공론화 하는 방식을 기획했으며, 공론화 여부를 판단하는 시민기획단도 구성했습니다. 500명이 공감하지 않은 제안이라도 반복되는 제안이거나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제안은 기획단의 여력에 따라 살필 수 있는 프로세스도 만들었습니다. 투표와 토론, 즉 숙의 단계에서는 가능한 시민이 균형잡힌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시가 가진 모든 자료를 모아서 사전 검토를 한 후 여러가지 유형을 실험해보기로 했습니다. 질문 표현을 정하는 데에만 2주 이상이 걸리기도 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제안 → 검토 및 기획 → 숙의 → 담당 공무원과 시장 답변 준비 → 답변’ 전반에 이르는 내부 프로세스와 협력 체계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플랫폼의 존재를 모르거나 플랫폼에 접근할 상황이 여의치 않은 시민을 만나 제안을 받는 ‘찾아가는 시민제안’도 만들었습니다.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제안과 숙의, 투표가 진행되는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투표와 토론 단계에서는 해당 주제를 다루는 오프라인 시민토론회를 열고, 주제 관련 장소를 찾아가 부스를 열어 시민의 투표와 토론 참여를 독려하기로 했습니다. 시범사업 기간 동안 한강시민공원, 어린이대공원 등의 현장에서 민주주의 서울 부스를 설치, 운영했습니다.

    ‘찾아가는 시민제안’ 어린이대공원 편

    시민의 제안을 받는 것을 넘어 ‘서울시가 묻습니다’를 통해 잘 정제되고 준비된, 그러나 시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서울시 정책을 시민과 논의하는 프로세스도 구성했습니다. 서울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설명과 홍보를 통해 이해를 도왔습니다. 일선 부처에서 민주주의 서울로 협조 요청이 올 경우를 대비하여 응대를 위한 안내 메일과 리플릿, 일정 가이드, 역할 구분과 예산에 따른 시민 참여 범위를 명시한 운영팀 업무 체크리스트 등도 제작했습니다.

    사업 기간 내내 전담 인력은 계속 늘어났습니다. 2017년 첫 해의 담당공무원은 1명이었지만, 2018년에는 5명으로, 2019년에는 20명에 가까운 조직으로 성장합니다. 빠띠와 서울시는 MOU를 맺고 담당공무원과 1대 1로 매칭되는 민서 운영팀을 시 외곽에 구성했습니다. 담당공무원은 예산과 시 내부 공무원 대상 업무를 진행하고, 외부 운영팀은 기획과 운영을 하면서 유기/협력적으로 사업을 진행해 나갔습니다. 물론 많은 노력과 설득이 필요했습니다. 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넘어 ‘잘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제안을 서울시가 받아들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실험을 시작해 봅시다

    ‘시민과 서울시가 제안하고, 시민이 함께 논의해 결정하면, 서울시가 실행한다’는 컨셉의 민주주의 서울은 2017년 10월 베타 오픈을 알리며 실험(시범사업)을 시작했습니다. 2018년 지방선거 직후부터는 ‘서울의 공론장’이라는 컨셉으로 남은 시범사업을 이어나가며, 2019년 본 사업을 위한 예산과 조직을 정리했습니다.

    우선 숙의와 토론 단계의 준비와 운영, 이후 정책에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는 작업부터 시작했습니다. 첫 단계로 ‘서울시가 묻습니다’를 먼저 실행했습니다. 첫 주제는 ‘비상용 생리대를 공공기관에 비치’하는 정책이었습니다. 좀 더 거시적인 정책을 논의할 수도 있었지만, 시민 생활에 밀접한 정책에 대해 의견을 묻는 것이 지방자치단체 플랫폼에는 더 적절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에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협조를 요청하고 여성정책과의 제안을 받아 ‘비상용 생리대’에 관한 토론을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공공기관 화장실 비상용 생리대 비치’ 투표/제안 홍보 포스터

    간단해보이는 질문이지만 준비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특정 성별에 대한 특혜가 아니냐는 시비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민주주의 서울 프로세스 역시 만들어가는 중이었고요. 질문의 형식과 표현, 시민 대상 제공 정보의 취합과 검증, 정보 제공 방식, 홍보 방안 등을 결정하는 데에 3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행정과 빠띠 운영팀은 반복적으로 콘텐츠의 방향과 질문 형식을 다듬었습니다. 이 정책을 통해 이루려는 목표와 가치가 무엇인지,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은지, 시민 의견을 어떻게 반영하고 보고할지 등을 논의하고 확인해나갔습니다.

    이렇게 준비해서 진행한 토론은 1개월 간 별 문제 없이 많은 시민의 공감을 받으며 완료되었습니다. 이후 서울시는 비상용 생리대 정책을 시범사업으로 진행한 후 다음 해에 확대 적용했습니다. 정책이 가지는 의미와 함께 시민 숙의 과정을 거쳤다는 점 등을 인정받아 UN으로부터 공공정책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시민제안을 받아 정책으로 만드는 과정이 초기 단계인 것만큼이나 정부 실행 정책에 대해 시민 의견을 받고 반영하는 과정도 여전히 초기 단계이며, 충분히 실현이 가능하다는 걸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찾아가는 시민제안’에서는 가장 먼저 한부모 가정 커뮤니티 및 단체와 함께 서울시에 바라는 정책을 함께 논의, 발전시킨 후 플랫폼에 제안으로 올리는 현장워크숍을 열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생계까지 도맡느라 힘든 시민에게 지자체가 작지만 다양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정말 필요하고 적합한 정책은 현장의 시민이 더 잘 알고 있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소득이 10원 초과해서 혜택을 받을 수 없고, 아이를 돌보다가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연락할 곳이 없어 112에 전화할지 고민했다는 등의 이야기는 시민 삶의 현장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었습니다. 서울의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소수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데 행정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지요.

    실험에 주어진 예산은 적었지만 홍보도 진행했습니다. 서울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포스터와 리플릿을 제작하고, 운영팀이 시청 곳곳을 직접 뛰어다니며 포스터를 부착했습니다. 시민과 함께 정책을 준비하거나 정책 시행 전에 시민 의견이 듣고 싶다면 언제든 연락해달라는 메시지, 시 조직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의 해법을 찾아주겠다는 메시지를 담아 행정 내부 영업에 나섰습니다. 시민이 많이 모이는 광화문광장에 나가 ‘시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반영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깜짝 시민 기자회견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민주주의 서울에 대한 고민과 준비, 실험은 2017년부터 2018년 말까지 1년 반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민주주의 플랫폼 5단계 계획 수립과 1단계의 실행

    지금은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민제안플랫폼에 비슷한 모델을 사용합니다. 시민이 제안하거나 기관이 질문합니다. 정해진 인원 이상이 공감하는 제안에 대해서는 행정이 답변하고, 시민과 전문가, 공무원이 참여한 기획 과정을 거쳐 숙의로 넘어갑니다. 숙의 단계에서도 일정 인원 이상이 참여하면 단체장이 답변하며 실행 가능한 약속을 공표합니다. 이러한 전체 과정은, 빠띠가 민주주의 서울을 운영하며 고민하고 실험하는 과정을 통해 발견한 모델입니다. 빠띠는 민주주의 서울을 발전시키며 ‘민주주의 플랫폼’의 5단계를 수립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차용 중인 모델이 우리가 계획하는 5단계 중 첫 번째 단계임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