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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민주주의’의 4가지 얼굴: 도구, 방패, 권리, 그리고 환상

    ‘AI 민주주의(AI Democracy)’라는 말이 유령처럼 떠돌고 있다. 학계와 기술 업계, 그리고 시민사회는 저마다의 이유로 이 단어를 사용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서로 다른, 심지어 상충하는 이야기들이 뒤엉켜 있다.

    누군가는 기술이 가져올 혁신을 이야기한다(1번). 누군가는 기술이 파괴할 진실을 우려하며(2번), 누군가는 기술에 대한 통제권을 요구한다(3번). 그리고 개중에는 방대한 데이터로 ‘일반의지’를 계산해 인간을 대신해 정치를 수행하겠다는 위험한 공상(4번)을 ‘미래의 민주주의’로 포장해 대중에게 제시한다.

    이 혼란스러운 개념들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야말로 AI 민주주의 논의를 시작하는 첫걸음이다. 우리는 앞선 세 가지의 실천적 의미를 정립하고, 마지막 네 번째 망상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1. 혁신의 도구로서의 AI: 참여와 숙의의 한계를 넘어서(AI as a Tool for Democracy Innovation)

    첫 번째 얼굴은 ‘민주주의를 돕는 도구로서의 AI’다. 이는 “디지털 기술이 민주주의를 혁신하리라” 믿었던 2000년대 초반 ‘디지털 민주주의’와 ‘시빅테크(Civic Tech)’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과거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참여의 문턱을 낮춰 직접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열었다면, 지금의 생성형 AI는 ‘숙의(Deliberation)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도구로 기대받는다. 수십만 명의 시민이 동시에 토론할 때 발생하는 비용과 시간, 정보 처리의 불가능성을 AI가 해결해 줄 수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AI는 시민들의 방대한 의견을 실시간으로 요약하고, 중재하며, 공통된 합의점을 도출하는 ‘집단지성의 조력자’ 역할을 수행한다. 이 관점은 AI가 민주주의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협력을 돕는 강력한 비서로서 기능하는 미래를 그린다.

    2. 위협에 대한 대응: 무너지는 공론장을 지켜라(Response to AI Undermining Democracy)

    두 번째 얼굴은 정반대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AI에 대한 방어’다. 이는 기존 디지털 미디어와 추천 알고리즘이 초래한 ‘필터버블’, ‘확증편향’, ‘양극화’에 대한 깊은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생성형 AI의 등장은 디지털 미디어가 야기한 ‘확증편향’에 더해, 민주주의의 위기를 ‘탈진실(Post-Truth)’의 단계로 격상시켰다. 딥페이크와 환각(Hallucination)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사실(Fact)은 힘을 잃고, 공론장은 봇(Bot)과 허위정보로 오염된다. 무엇이 진실인지 합의할 수 없는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작동할 수 없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AI 민주주의’란 거창한 거버넌스가 아니다. 그것은 알고리즘에 의한 여론 조작을 감시하고, AI가 생성한 편향과 허위정보로부터 시민들이 건전하게 토론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공론장’과 ‘신뢰와 협력이라는 사회적 자본’을 지켜내려는, 사회의 붕괴를 막으려는 투쟁이 된다.

    3. 사회적 영향에 대한 통제: 거버넌스와 소유권(Democratic AI Governance & Digital Commons)

    세 번째 얼굴은 가장 실질적이고 핵심적인 정의인 ‘AI 권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와 공유’로서의 AI 민주주의다. AI가 노동, 불평등, 기본권 등 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현실에서, 그 통제와 소유권을 소수 기술 기업의 손에서 시민과 공동체로 가져오려는 시도다.

    이 시도는 기업이 따라야 할 윤리적·법적 책임을 정의하는 것에서 시작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그 수준을 넘어 ‘소유와 분배’의 문제로 확장되어야 한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시민사회가 AI의 개발 방향과 데이터 활용 방식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구속력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실질적인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AI 기본법, AI 윤리 기준 확립, 실효성 있는 거버넌스 구성 등이 이에 해당한다.

    시민의 데이터로 학습된 AI가 창출하는 부와, 그로 인해 변화하는 사회 구조에 대해 시민들은 단순한 수용자가 아닌 ‘주권자’로서 개입해야 한다. 특정 기업이 AI의 이익을 독점하는 구조가 아니라, 데이터 제공자인 시민과 노동자, 사용자가 플랫폼의 지분을 공유하고 운영에 참여하는 모델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AI가 창출한 막대한 부가 소수에게 집중되지 않고, 기여한 모든 주체에게 공정하게 이익 분배(Profit Sharing)되는 경제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

    결국에 공익을 위해 작동하고, 윤리적 지침을 엄수하며, 부를 공동체와 나누도록 AI를 통제하려면, 그 AI가 ‘공동체의 것(Commons)’이면 된다. 이를 실현하는 모델로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소유와 운영이 일치하는 ‘사회연대경제(Social and Solidarity Economy)’를 AI 민주주의가 지향해야 할 구체적인 대안으로 주목해야 한다.

    이 모든 노력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AI 기술이 창출하는 풍요가 소수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시민의 기본적 삶을 보장하는 토대가 되는 사회, 즉 ‘AI 기본사회(AI Universal Basic Society)’로 나아가는 길이다. AI 민주주의는 단순한 기술 통제를 넘어, 기술을 통해 모두가 존엄하게 살 수 있는 새로운 사회 계약을 쓰는 과정이어야 한다.

    구분정의 및 역할핵심 키워드
    1. 혁신의 도구숙의 민주주의의 한계(규모, 시간)를 극복하는 기술적 조력자확장 (Augmentation)
    2. 위협 대응알고리즘에 의한 여론 조작과 탈진실(Deepfake 등)을 방어신뢰 (Trust)
    3. 통제와 소유AI의 사회적 영향력과 이익 분배, 개발과 운영을 공동으로 결정함주권 (Sovereignty)
    4. AI 통치 (환상)데이터로 도출된 ‘일반의지’에 기반해 AI가 정치를 대체함자동화 (Automation)

    [표] AI 민주주의의 4가지 유형 비교

    4. (거부해야 할 환상) AI 통치: ‘정답’보다 중요한 ‘합의’의 가치(AI as Governor / Automated Democracy)

    마지막 네 번째는 우리가 가장 경계하고 배격해야 할 얼굴, 바로 ‘AI에 의한 통치 혹은 자동화된 민주주의’로서의 ‘더 나은(?) AI 민주주의’ 주장이다. “인간 정치인은 비효율적이고 편향되었으니,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AI에게 판단을 맡기자”는 이들이 있다.

    이들은 AI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별 시민의 욕망과 행동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루소(Rousseau)가 말한 ‘일반의지(General Will)’를 추출하여 최적의 정책을 실행할 수 있다고 믿는다. 번거로운 토론, 갈등 조정 과정이나 투표마저 없이 ‘모두가 만족하는 정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민주주의는 가장 효율적인 ‘정답’을 찾아내는 계산 과정이 아니라, 시민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부딪치며 타협하는 ‘합의의 과정’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설령 AI가 계산한 정책이 수학적으로 완벽할지라도, 구성원들의 동의가 없다면 그것은 폭력이다. 반대로 시민들이 치열한 토론 끝에 내린 결론이 비록 비효율적이거나 틀린 답일지라도, 그것은 구성원들이 함께 짊어지기로 합의했다는 사실만으로 AI의 정답보다 ‘더 나은 답’이 된다. 데이터로 추출된 의지는 인간의 주체적 참여와 책임이 배제된 통계적 결과값일 뿐이다. 4번은 AI 민주주의의 미래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종말이다.

    우리가 직면한 진짜 어려움은 현실의 토양이 허약하다는 데 있다. 앞서 언급한 위협들(2번)로 공론장은 오염되고, 시민적 통제의 기반(3번)은 아직 여리다. 이 혼란 속에서 시민들은 점차 인간의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잃어가고 있다.

    바로 이 틈을 기술낙관론으로 무장한 빅테크 기업의 CEO들이 파고든다. 그들은 인간의 불완전성은 강조하고 기술의 무결성은 과장하며, 마치 새로운 종교의 선지자처럼 행동한다. 불편부당하고 유능하며 사심 없이 24시간 작동하는 ‘AI라는 새로운 신’이 인류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이 위험한 복음은, 신도들을 늘려가면서 시민사회의 기반을 허물며 민주주의의 종말을 재촉하고 있다.

    결론: 1, 2, 3을 쥐고 4를 막아서는 길

    우리가 “AI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 다음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우리는 AI라는 디지털 도구(1)를 활용하여 민주주의의 한계를 넓힐 수 있다. 동시에 그 기술이 초래할 공론장과 사회적 자본의 붕괴(2)를 막아내기 위해 방어선을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AI 기술과 그 사회적 영향력을 시민의 통제와 소유(3) 하에 두는 구속력 있는 거버넌스와 생태계를 확립해야 한다. 흥미롭게도 (3)이 되어야 (1)과 (2)도 가능하다.

    이 치열한 과정을 통해서만 우리는 “빅데이터가 너희보다 너희를 더 잘 알고, AI는 공정하다”며 통치를 위임하라는 AI 통치(4)의 유혹을 뿌리치고, 인간의 존엄과 시민의 결정권이 살아있는 진정한 ‘AI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 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인류 역사 속에서 200여년으로 잠시 반짝였던 민주주의의 퇴장을 지켜보는 세대가 될 것이다.

    (끝)

  • K-민주주의를 주창하는 한국에서도 디지털 시대에 맞는 민주주의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까요?

    인터넷 기술이 등장하던 초기와 달리, 개방과 연결의 기술이 민주주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인식들이 요즘은 적지 않습니다. AI의 등장이 민주주의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들도 많습니다. 이에 민주주의를 지키거나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드는 기술과 시민이 주도하는 시민 공간에 대한 중요성은 전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내는 연 평균 최소 27억 달러(3조 5천억)에 해당하는 자선 기금이 있다고 합니다. EU는 호라이즌 프로그램 등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민주주의 활동을 위한 R&D와 지원금을 제공합니다.

    1️⃣ 미국의 <Democracy Fund>가 작년초에 내놓은 리포트에 따르면…

    + 민주주의를 위한 기관 자선 활동은 2017-2018년 38억~43억 달러 (연평균 19억~21억 달러) 에서 2021~2022년 54억~69억 달러 (연평균 27억~34억 달러)로 성장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 이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 관련 기금은 다른 사안에 비해 여전히 미미합니다. 연간 34억 달러라는 높은 추정치는 2022년 미국 “전체 자선 기금의 0.7%에 불과”할 것입니다.

    + 기금에 해당하는 분류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투표와 선거) 투표권, 유권자 교육 및 참여, 선거 행정, 선거 자금, 재구획
    • (포용, 형평성, 정의) 사회적 및 인종적 정의, 사회적 응집력과 양극화, 정치적 폭력과 증오 방지
    • (시민 교육 및 참여) 시민 교육 및 리더십, 공공 및 이슈 기반 참여, 인구 조사
    • (정부 효율성과 민주주의 보호) 시민권/자유와 법치주의, 정부 감독 및 개혁
    • (미디어 및 정보 생태계) 저널리즘, 미디어 정책 및 잘못된 정보/허위 정보

    2️⃣ 유럽의 민주주의 프로젝트들은 여러 지원을 받지만 특히 EU 차원의 지원을 활용하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세계적인 민주주의 열풍이 불던 2017년 무렵 마드리드에 가 보니 한국에 알려진 프로젝트들 상당수가 EU 호라이즌 프로그램을 통해 R&D 자금을 이미 수년간 확보하고 1차 마무리 단계에 들어 가 있었습니다.

    + 호라이즌 유럽은 EU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지원 프로그램으로, 7년 단위로 예산이 배정됩니다. 차기(2027~2034년) 지원 예산금은 현재(2021~2027년)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1750억 유로, 약 244조 원)라고 합니다.
    + 두번째 기둥인 “글로벌 도전과 산업 경쟁력” 내의 “문화, 창의성, 포용적 사회” 클러스터의 첫번째 주제가 민주주의입니다. 여기에 해당하는 분야는 다음과 같습니다.

    • (민주적 회복력 강화) 정치적 양극화, 포퓰리즘, 급진주의의 사회적, 정치적 영향을 분석하고, 시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정책 도구와 해결책을 모색합니다.
    • (미디어 자유 및 다원주의)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장하고, 허위 정보(disinformation)와 외세의 정보 조작에 대응하는 연구를 지원합니다.
    • (시민 참여 확대) 특히 젊은 세대의 민주적 절차 참여를 독려하고, 시민 참여가 더 효과적으로 정책 결정에 반영될 수 있는 방법을 탐색합니다.
    • (디지털 시대의 민주주의) 디지털 기술이 민주주의에 미치는 영향(긍정적, 부정적)을 연구하고, 기술을 활용해 민주적 거버넌스를 개선하는 방안을 찾습니다.
    • (법치주의와 거버넌스) 법치주의에 기반한 제도와 정책의 투명성, 효율성,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합니다.

    3️⃣ 미국이든 EU든 디지털 시대가 가속화됨에 따라 기존 민주주의 활동 외의 여러 활동들이 추가로 강조되고 있는게 특징이라고 합니다.
    양극화와 급진주의에 대한 대응, 미디어와 정보 생태계 보호, 혐오와 허위정보등에 대한 대응들이 주요하고 동시에 시민 참여를 확대하고 기술을 활용한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확장하는데도 투자합니다. 관련 법제도 개선도 포함해서요.

    4️⃣ 민주주의 인프라는 우리가 함께 모여 사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가장 기본 조건 입니다. 식량을 공급하는 농업이나 에너지를 공급하는 발전소, 도로나 지하철 과도 비교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주 적은 관심과 투자가 일어나는 소셜 섹터입니다. 사실 EU처럼 정부 기관이, 미국처럼 민간 재단들이 투자하는 지역은 전세계적으로 거의 없습니다. 생각보다 민주주의 국가가 많지 않기도 합니다, 아시아는 더더욱이요.

    반면 우리나라는 민주주의에 투자 할려면 할 수 있는 자금 및 기술 여건과 함께, 시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경험과 기대는 높습니다. 지금까지는 분단과 정치 양극화라는 제약 때문에 실행하지 못했지만, 한국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민주주의 생태계를 만들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마주하고 있는 극단주의와 각자도생을 극복하고, 디지털 기술을 충분히 활용해 한국의 특징을 담은 민주주의 생태계를 만들고,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다른 국가의 시민들과 나눌 수 있게 될까요? 저는 충분히 가능한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필요성과 가급성에 관심을 가지고, 현재 조성 중인 국가 R&D와 민간 차원의 기금에서 재원을 마련하기 시작한다면요.

  • 디지털 민주주의가 우리의 멋진 미래가 되려면

    창비주간논평에 게재한 글입니다.

    대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의 스펙트럼 안에서

    오늘날 디지털 혁신은 플랫폼을 통한 연결, 광범위한 데이터의 축적, AI를 통한 자동화를 기반으로 한다. 이런 기술들이 낳은 과잉 생산과 과잉 서비스, 과잉 개인정보 수집·분석이 마냥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디지털 시대에 왜 민주주의는 그대로인가’라는 질문에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답하기는 궁색해졌다.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새로운 연결과 축적을 만들어내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모든 시민이 목소리를 내고 더 깊은 대화를 나누며, 때로는 직접 해결책을 찾아내고 실행하는 게 가능하다고 믿는 이들은 ‘디지털 민주주의’에 주목한다. 발안·숙의·결정 과정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함으로써 대리자에게 맡겨놓을 수밖에 없었던 정치와 정부의 의사결정과정에 더 많은 시민들이 직접 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시빅해커’(civic hacker)들은 해커들이 시스템을 해킹하듯이 공공데이터와 공공서비스를 필요에 맞게 고쳐 쓰거나 정부가 만들지 않는 시스템을 새롭게 만들어낸다. 스스로를 이같은 시빅해커로 부르는 시민들이 활동한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시민들의 노력과 제도정치 및 정치인들의 노력이 만나 오늘날 디지털 민주주의는 다양하게 시도되고 발전하고 있다. 정책 제안과 청원, 예산 편성과정에서의 시민 참여가 생겨나고, 시민이 공론과 숙의로 정책 결정과정에 함께하는 민관협력이 늘어나며, 단순한 제안을 넘어 시민이 직접 문제를 해결하거나 의제별·마을별로 활동을 펼치는 등 분권과 자치도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에 청원을 올려 공론장이 펼쳐지고 일정 인원 이상의 시민들이 동의하면 기관의 답변을 들을 수 있거나 의제가 채택되는 시스템은 불과 지난 10~20년 사이에 도입된 것이다. 필자를 비롯한 시빅해커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정부에 마스크 재고 데이터를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이를 통해 공적 마스크 재고 확인 앱을 만들기도 했는데, 이처럼 사회문제를 민과 관이 함께 해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디지털 공론장을 시민의 디지털 공공재로

    현재 기술로도 국민의 정치적·정책적 선호도나 지지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반영하는 시스템은 가능하다. 조례 및 법률, 헌법 개정안을 누구나 발의하고 공론장을 열어 충분한 동의를 얻으면 투표에 부칠 수도 있다. 나아가 환경정책은 A정당과 정치인을, 경제정책은 B정당과 정치인을 지지하는 식으로 세분화된 지지도 가능하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의 모든 정책 제안을 데이터베이스화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이미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추첨제 시민의회도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면 더 많은 시민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논의에 참여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시민의 참여와 위임에 따른 보상체계를 설계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런 모든 가능한 일들을 단순 도입한다고 해서 민주주의가 저절로 개선되지는 않는다. 민주주의의 근본적인 변화는 건강한 ‘시민공간’(civic space)이 존재할 때 가능하지만, 현재 한국의 디지털 공간은 극단적인 주장만 부각되는 구조다. 미디어학자 이창현은 ‘사회대개혁 국회연속세미나’(2025.2.27)에서 이를 ‘여론의 역(逆)정규분포’로 설명하며, 극단적 의견이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인식되고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왜곡현상을 지적했다.

    페이스북 알고리즘은 미얀마의 인종청소 선동에 기여했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엑스(구 트위터)의 알고리즘을 조정해 자신의 게시물이 천배 더 노출되도록 만들었다. 한국은 대통령이 유튜브 알고리즘의 늪에 빠져 계엄을 선포하는 데 이르렀다. 더 많은 조회수를 확보해 높은 수익을 올리려는 플랫폼과 특정 개인이 사유화한 플랫폼이 우리의 사유와 공론장을 장악한 것이다. 게다가 인터넷 트래픽의 절반이 프로그램화된 봇(bot)에 의해 생성되는 시대가 되면서, 디지털 공간에서 접하는 콘텐츠와 참여의 상당수가 비인간이 만든 것이 되고 있다. 생성형 AI와 딥페이크 기술은 해외에서는 정치적 왜곡에, 국내에서는 성범죄에 악용되며 많은 사람이 온라인 공간에서 침묵하거나 떠나게 만들고 있다.

    그럼에도 디지털 기술이 가진 가능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연결의 기술은 기존에 고립되었던 소수자들을 결집해 안전감과 힘을 부여했으며 더 다양한 주장과 근거가 서로 경쟁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축적의 기술은 다양한 지식과 경험에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특히 AI로 대표되는 자동화의 기술은 인류가 그 어느 시절에도 도달하지 못한 진정한 해방의 시대를 만들 가능성을 실제로 보여주고 있다.

    디지털 공간에서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침묵하는 다수의 의견을 드러내 대화의 공간을 열어야 한다. 아직 주목받지 못한 소수의 목소리를 들리게 하고 이를 위해 행동하는 시민들에게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혐오와 차별, 허위 조작정보에 강력하게 대응하면서 서로 존중하고 포용하는 공론장을 만드는 일을 더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이는 그러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제도 및 기술 개발에 나서야만 실현할 수 있는 일이다.

    필자가 일하는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에서는 시민들이 대화하고 행동하는 디지털 광장을 만들고 있다. 디지털 시민광장에서 다양한 의견을 가진 이들이 용기 내어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를 만드는 동시에 혐오와 차별에 대해선 강력하게 대응한다. 의도적으로 공론장에 다양성·공정성·포용성(DEI, 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을 더 강화하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시민들이 직접 허위정보를 판별하고 팩트체크 콘텐츠를 만들기도 한다.

    한겨레경제사회연구소와 함께 2년째 주관 중인 ‘한국의 대화’ 온·오프라인 프로그램도 공론장의 한 사례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을 좌우가 아니라 다양한 축과 그룹으로 분류하고, 그 안에서도 서로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모아 일대일로 대화를 나누게 하여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려는 취지에서 기획된 자리다. 시빅해킹 커뮤니티 ‘코드포코리아’(Code for Korea)의 설립으로 이어진 공적 마스크 앱 개발 사례처럼 시민들이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사회문제를 직접 해결하기도 한다. 혐오와 갈등, 무관심과 각자도생에 사로잡힌 우리 사회에도 존중과 포용, 협력과 신뢰를 믿는 시민들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 시민들을 모으고 연결하고, 대화하고 행동하는 디지털 광장을 만드는 게 디지털 민주주의의 목표다.

    연결하고 협력하는 시민의 힘

    경제와 글로벌 위기, 기후위기와 인구감소, 무엇보다도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행복하지 않은 사회.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더욱 심각해져가는데, 극단적 메시지를 확산시키는 정치세력과 미디어 시스템이 실제 현실까지도 왜곡하며 우리 사회의 신뢰 기반과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시대를 지켜보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헌법과 법률을 지키지 않는 정부, 정당, 정치인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응원봉을 들며 광장에 나가고, 법률과 헌법의 현명한 판단을 기다린다. 한국의 민주주의를 강력하게 신뢰하기 때문일까? 아마 법률과 헌법 시스템이 우리 공동체의 최후 보루라는 절박함이 더 클 것이다. 경제가 어려우면 금붙이를 들고 나오고, 정치가 어려우면 촛불과 응원봉을 들고 나오는 ‘나라를 걱정하는 시민들’. 이런 평범한 시민들의 권한을 국가적 중대사를 비롯해 일상의 여러 사안들로까지 확대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다. 썩 만족스럽진 않아도 현재 헌법이 그어놓은 테두리를 지키면서 시민들은 묻는다. 왜 당신들은 이 테두리를 지키지 않냐고, 왜 주권자인 국민에게 권한이 없냐고.

    권오현 /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이사장

    2025.3.18. ⓒ창비주간논평

  • 2024 부산국제영화제 현장에 나타난 빠띠 타운홀을 만나보세요

    세계 영화인에게 사랑받는 영화 축제인 부산국제영화제, 2023년에 이어 ‘2024 부산국제영화제 커뮤니티비프 관객프로그래머 선정 투표’도 빠띠 타운홀과 함께 했는데요. 올해에는 영화제 현장에서도 빠띠 타운홀을 활용했습니다.

    영화제는 단순한 영화 상영을 넘어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관객과의 소통을 강화했는데요. 약 30여 개의 프로그램별로 빠띠 타운홀을 활용해 감독, 배우에게 질문을 남기거나, 만족도 조사등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 이후 가장 성공적인 행사로 평가받았습니다. 총 관객 수 14만 5238명, 좌석 점유율 약 84%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는데요. 특히 이는 300편 이상을 상영하던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도 역대 최고의 좌석 점유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합니다. 뜻깊은 자리에 빠띠 타운홀이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코로나19가 끝난게 이제서야 실감이 나는듯, 연말 다양한 행사가 이어지는데요. 빠띠 타운홀과 함께 하면 더 재미있는 이벤트와 투표를 만들수 있답니다. 빠띠 타운홀 사용 뿐만 아니라, 이벤트나 투표 기획도 지원하고 있으니 언제든지 문의주셔요.

    빠띠 타운홀 문의하기

  • 디지털 시민 공간에서의 시민 권력과 민주주의

    2024년 광주에서 열린 제14회 세계인권도시포럼의 “시민사회 활성화” 세션에서 공유한 발제문입니다.

    디지털 시민 공간 속 디지털 시민

    인터넷이 사회에 등장하면서 우리의 생활 공간은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공간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온라인으로 확장된 공간은 시간의 차이와 공간의 차이를 극복하고 사람들을 연결하기 시작했습니다. 연결은 새로운 가치를 낳았고 새로운 문제도 함께 낳았습니다만, 디지털 기술은 이제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사회의 기본 양식이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초기, 저를 포함한 서로 일면식이 없었던 10여명의 시민 개발자(시빅 해커)들은 온라인으로만 만나 정부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의 공개를 요청했습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만큼이나 시민의 역할이 중요하고, 시민들이 역할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가진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침 마스크 대란의 해결책이 필요했던 정부는 일면식이 없던 시민 개발자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함께 약국의 마스크 재고 현황을 공개하는 데이터를 공개하기로 결정합니다. 데이터 공개를 요청했던 시민 개발자들은 정부와 함께 데이터 공개 작업에 참여하는 동시에, 여러 개발자 커뮤니티에 마스크 앱 개발에 동참할 것을 요청합니다. 하루만에 200-300명의 개발자들이 텔레그램 채널 하나에 모여서 함께 3일만에 마스크 앱을 개발합니다. 우리는 전세계에 흩어져 있었고 중학생부터 직장인까지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었으며, 마스크 앱을 개발하기 전에는 만난 적이 없었으며, 앱을 개발하는 동안에도 메신저와 문서로만 소통하였습니다. 이렇게 사회 문제를 자신이 가진 기술로 해결하는 시민을 시빅 해커 혹은 시민 개발자라고 부릅니다.

    빠띠가 만드는 시민 활동 플랫폼인 캠페인즈에는 다양한 주제의 캠페인이 올라옵니다. 기후위기와 관련한 이슈부터 정치 개혁 이슈, 동물권 이슈 등 다양한 이슈들은 다른 시민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서명, 청원, 목소리 모으기, 지도 만들기 등의 캠페인으로 모입니다. 이 캠페인들은 공개되면 몇천명부터 많게는 1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해 목소리를 모읍니다. 얼마 전 기후 헌법 소원을 통해 “정부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헌법에 불합치”한다는 판결을 끌어낸 청소년기후행동은 5,289명의 목소리를 모아 국민참여의견서를 작성해서 제출했습니다. 청소년기후행동에 따르면 1948년생부터 2016년생까지 다양한 연령의, 전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었고, 그 중에서 90%는 10-30대였다고 합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서 이전과는 다른 규모의 다른 구성의 목소리를 모아내는 시민들을 우리는 디지털 캠페이너라고 부릅니다.

    디지털 캠페인은 허위정보를 검증하는데에도 활용됩니다. 시민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과 관련한 주장들과 데이터를 함께 모아 정리하기도 했고, 인터넷에 떠도는 여러 주장들을 함께 검증해서 팩트체크 컨텐츠를 만들기도 합니다. 인구 감소에 대한 주장, 북한과의 관계에 대한 주장, 물가 인상 폭, 디지털 성범죄, 재난안전문자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한 다양한 주장을 서로 협력해서 근거를 찾고 검증하는 시민을 우리는 시민 팩트체커라고 부릅니다. 시민 팩트체커를 모으고 활동을 지원하며 필요한 플랫폼을 제공하는 빠띠는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으로부터 팩트체크사업 지원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대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작년과 올해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과 빠띠는 이 질문을 가지고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시민들이 1:1로 만나 대화를 하는 한국의 대화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입니다. 2023년에는 서로 다른 의견을 보이곤 하는는 10개의 질문을 준비하고, 이에 응답한 700여명의 답변 하나 하나를 별로 만들어 서로의 답변 차이를 거리로 계산해 은하로 그려보았습니다. 이들 중 신청자 50여명을 모셔서 오프라인에서 1:1로 대화하는 시간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동성간의 혼인에 동의하는 20대 남성이 이에 의문을 가진 60대 여성과 함께 만나 2시간 가량 대화를 나눈 후에, 의견이 달라지진 않았지만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아니 아예 가족들과도 대화를 하지 않는 시기에 이러한 시민 대화의 공간 자체가 소중하다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시민들이 서로 대화하는 공간을 만드는 시민들을 우리는 시민 대화 기획자 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때로는 온라인에서 때로는 오프라인에서 시민들이 이슈를 더 잘 이해하도록 돕거나 다양한 의견을 접하도록 돕고, 시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도록 돕습니다. 더 나아가 이 의견이 제도 개선, 정책이나 사업 제안에 영향을 끼치도록 정리하기도 합니다.

    빠띠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가능해진 새로운 시민 활동을 정의하고 이에 필요한 여러 활동들을 지원하고 필요한 플랫폼을 만드는 사회적 협동조합입니다. 시민 활동 플랫폼 캠페인즈, 시민 대화 플랫폼 데모스X, 시민 데이터 플랫폼 데이터트러스트를 통해 디지털 캠페이너, 이슈 크리에이터, 뉴스 코멘터, 시민 팩트체커, 시민회의 기획자, 시민대화 기획자, 시민 패널, 공익 데이터 활동가, 시민 개발자 등등 다양한 활동을 정의하고 확장하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 활동들을 더욱 더 연결하고 협력이 일어나도록 시티즌패스 라는 멤버십을 만들었고, 여기서 멤버들은 디지털 시민으로서 다양한 교육과 모임, 협업을 나누며 역량을 키우고 활동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시민 권력과 민주주의

    연결된 시민들이 함께 협력한다면 세상은 어떻게 바뀔까요? 

    우선 당면한 사회, 경제, 국제, 기후 위기는 연결된 시민의 힘, 즉 시민 권력으로만 극복할 수 있습니다.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책임있게 하도록 만드는 힘도 시민에게서 나옵니다. 커다란 자본과 기술 독점을 사회적으로 통제하고 사회적 자본과 새로운 기술을 위기 극복에 활용하기 위해서도 시민의 권력이 필요합니다. 역량이 뛰어난 전문가와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 기술이 위기를 가중시키기보다 위기를 극복하는데 활용되도록 만드는 일은 자동으로 일어나지 않습니다. 시민의 권한과 시민의 역량을 확대함으로써 사회적으로 통제 가능하도록 만들때 공공성에 기여하도록 만들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시민 권력은 시민 스스로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각자의 목소리와 권리를 확장하는 것만큼, 서로 다른 주장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태도를 가진 시민들이 필요합니다. 각자도생을 넘어 서로 협력하기 위해서는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사회적 자산을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야 합니다. 각자가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사회와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민하는 시민으로 시민들 스스로 나아갈때에 우리 사회를 좋은 공동체로 만들수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당면한 사회, 경제, 국제, 기후 위기를 극복하고, 서로 존중하고 포용하며, 신뢰하고 협력하며, 풍요롭고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만드는 과제는 시민에게 달려 있습니다. 그리고 시민들이 더 많은 권한과 역량, 즉 시민 권/력을 확대함으로써만 이 과제를 실현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민 참여, 협력, 자치를 확대하고 시민 역량, 공간, 자산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시민의 역량을 부정하고 권한을 제약해야 한다는 주장은 인류가 공동체를 만들어온 이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누구나 발언하고 모두가 연결되는 인터넷 기술이 시민의 역할을 불신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인식은, 오히려 더욱 더 자동화 기술 즉 인공지능의 역할에 더욱  주목하도록 만드는 역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 스스로가 다른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고 신뢰하기보단 불신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시민 스스로의 역할을 제한하는데 동의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극성 소비자’, 정치인을 무작정 숭배하는 ‘팬’, 분노와 갈등에 쉽게 휩쓸리는 ‘팔로워’로 시민을 폄하하고 세상을 바꾸는 것은 정부와 기업과 기술이어야 한다는 위험한 인식은 오히려 더욱 강해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이제 불과 20-30년이 채 안 된 디지털 기술과 시민의 결합이 사회 문제의 근본 원인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이 짧은 기간을 넘어 앞으로도 시민들을 더욱 연결하고 협력을 증진하며 시민 권/력을 확대함으로써 보통의 시민들이 모두가 같이 협력하는 것만이 위기 극복과 좋은 공동체를 만드는 길입니다. 민주주의가 일상 속으로 들어오게 만드는 노력을 멈출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고, 빠띠가 디지털 시민의 다양한 활동과 정체성을 정의하고 쉽게 쓸 수 있는 모두의 플랫폼을 만드는 이유입니다.

  • 1.5도 계산기, 곰BTI, ESG 유형 분석 테스트까지 계산기와 유형 분석 테스트는 어떻게 만들었을까요?

    1.5°C 라이프스타일 계산기‘를 사용해 보셨나요? 녹색전환연구소와 빠띠가 함께 만든 이 계산기는 공개 직후 많은 시민이 자신의 탄소발자국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했습니다. 공개 직후에 운영자들이 서버에 문제가 생겼나 의심할 정도로 많이 사용해 주셨는데요. 이 계산기는 각 문항별로 계산식을 적용하고, 더하기, 빼기, 곱하기 등의 로직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계산한 후, 탄소 다이어트 방법까지 안내해줍니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믹스온은 사용자 입력폼 기능을 새롭게 개발했습니다.

    믹스온은 관리자가 구글 폼 같은 외부 솔루션을 사용하지 않고도 바로 사용자 입력 폼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단답형, 장문형, 객관식, 파일 업로드, 이메일 입력 등 다양한 유형의 문항을 사용해 협업 문의, 참가 신청, 지원서 제출 등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이 기본 기능에 계산식과 로직, 결과 페이지를 추가하면 계산기가 됩니다. 이렇게 개발한 것이 녹색전환연구소의 ‘1.5°C 계산기’입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탄소발자국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라이프스타일별 탄소 배출량을 알 수 있다면, 탄소 감축 실천이 더 구체적일 수 있습니다. 국외에서도 유사한 시도가 있었고, 국내에서는 녹색전환연구소와 빠띠가 함께 이 계산기를 선보였습니다. 많은 시민들이 자신의 연간 탄소배출량을 알고 싶어했음을 오픈 직후 높은 트래픽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계산기, 그리고 유형 테스트

    사용자 입력 폼은 유형 테스트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유형 테스트는 질문에 답변하면 다음 질문으로 이어지며, 단계를 반복하며 최종 결과로 이어집니다. 최근 믹스온으로 이 유형 테스트를 여러 개 만들었습니다.

    청소년 고민나눔 플랫폼 힐링톡톡은 청소년들에게 고민나눔 멘토링을 제공하는 서비스인데요. 내 마음 상태를 돌아보는 마음씨앗 TEST와 자신의 성격과 닮은 최애곰을 찾아주는 곰BTI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 서비스들도 믹스온의 기본 사용자 입력폼을 업그레이드해 계산기와 유형 테스트를 개발해서 구현하였습니다.

    시민들이 자신의 관심 분야와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ESG 유형을 확인하는 테스트는 어떨까요? 아임인 부산은 부산의 지역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과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 플랫폼입니다. 올해 빠띠는 SK E&S,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언더독스가 주도하는 해당 사업의 플랫폼 개발과 운영을 맡았는데요. 시민들이 자신의 ESG 유형을 확인하고, 참여 기업과도 매칭하는 ESG 유형 분석 테스트를 만들어 공개하였습니다.

    누구나 쉽게 계산기와 유형 테스트를 만들고 효과적으로 관리하도록

    계산기와 유형 테스트는 시민 참여를 늘리는 중요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능을 기존 사이트에 추가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거나 개발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별도의 서비스 사용도 가능하지만, 비용이 높고 사이트와 통합되지 않으며 데이터 활용이 제한적입니다. 관리도 복잡하고 비용이 증가합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롭게 늘어나는 디지털 기술, 누구나 적정한 수준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빠띠의 믹스온 사업부는 사용자 입력 폼을 기반으로 계산기, 유형 테스트 등을 한 곳에서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열심히 연구, 개발 중입니다.

    시민 참여를 높이고 활동에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계산기와 유형 테스트를 고민 중이신가요? 지금 믹스온에 상담을 요청해 보세요.

    [ 믹스온으로 재미있는 사용자 입력 폼을 만들기 ]

  • 데이터트러스트 <공익데이터 작업실>로 데이터를 활용한 사회 문제 해결에 한발 더 나아갑니다

    지난 5월, 비영리스타트업의 임팩트 확장과 혁신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아산 비영리스타트업 지원사업에 빠띠 데이터트러스트의 ‘공익데이터작업실’ 사업이 선정되었습니다. 빠띠 데이터트러스트는 데이터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시민 데이터 플랫폼입니다.

    아산 비영리스타트업 지원사업을 통해 성장할 공익데이터작업실은 공익단체의 원천 데이터를 저작권 및 개인정보 등 관련 문제를 처리하여 공개 가능한 원본 데이터로 전환하고, 데이터가 필요한 언론, 연구자, 기관과 시민들이 해당 데이터를 찾고 정해둔 라이센스 하에서 활용하도록 플랫폼에서 공개하고 유통하는 사업입니다.

    데이터를 공개함으로써 공익 단체는 자신들이 해결하려는 공익적 이슈를 확산하는 디지털 기반을 마련할 수 있으며, 해당 데이터를 활용하려는 다른 파트너들과의 협력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공익데이터작업실 사업을 통해 공익데이터의 생산, 제공, 활용, 관리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공익 데이터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빠띠 데이터트러스트의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공익 데이터는 무엇이고, 왜 필요할까요?

    디지털 사회에서 데이터는 복잡한 사회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데 중요한 자원입니다. 특히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만든 데이터나 공익 단체들이 보유한 데이터는 직접적으로 사회 문제 해결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데이터를 더 많은 시민에게 제공한다면,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협력할 기회가 증가합니다.

    ‘데이터가 곧 돈’이라는 관점에서 경제적 가치를 위한 데이터 생산은 활발하지만, 사회 문제와 관련된 데이터의 생산과 관리는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여타의 생산물과 같이 데이터 역시 생산자의 관점과 가치를 반영하게 되며, 공익 목적이 우선인 데이터는 의도적으로 만들지 않으면 생성되지 않는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데이터 협동조합, 데이터 이타주의 모델 등 공익 데이터와 관련된 비영리 단체의 역할을 강조하며, 더 바람직한 디지털 사회를 준비하는 흐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빠띠는 한국에서 공익 목적의 데이터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데이터트러스트를 만들고 운영해 왔습니다. 2020년 코로나19 시기 공공데이터 개방을 통해 마스크 재고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게 한 공적 마스크 공동대응 활동은 시민들이 참여한 공익 데이터의 대표적 사례이며, 빠띠 데이터팀의 첫 프로젝트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관악구의 등기부등본 데이터화, 강서구의 장애아동 친화 놀이터 데이터 제작, 일상 속 그린워싱 사례 데이터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 보기

    함께 공익데이터 생태계를 만들어요!

    국내 시민사회와 공익활동의 역량과 역할은 디지털 사회 변화의 흐름에 맞춰 제한적이며, 기반도 취약합니다. 국내에서 공익 활동을 중심으로 한 데이터 플랫폼도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데이터가 사회를 변화시키는 시대에 공익적 목적의 데이터 생산과 관리 역량은 필수적입니다.

    이에 빠띠는 공익 목적의 데이터를 함께 생산하고 공유할 공익 단체를 공익데이터작업실에 초대합니다. 우리 모두의 힘을 모아 공익 데이터 생태계를 만들어 봅시다.

    공익데이터작업실에 참여하는 공익 단체는 1) 데이터 공유를 통해 활동을 재조명 및 확장하고, 2) 데이터 기반 분석을 통해 합리적 근거를 마련하며, 3)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더 나은 사회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공익 단체의 데이터 현황 파악, 원천 데이터의 정리와 재가공, 데이터의 관리와 보급은 빠띠 데이터트러스트가 지원할 계획입니다. 데이터트러스트 소개서 보기

    궁극적으로 빠띠는 데이터의 공익적 활용을 지속적으로 고민하며, 공익 단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민주적이고 투명한 데이터의 소유, 활용, 관리를 추구하고, 데이터에서 발생하는 혜택을 데이터 소유자와 사회 구성원 모두와 공유하는 운영 모델을 만들려 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영향력 있고 지속가능한 공익 활동에 필요한 공익 데이터 생태계 조성에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요청드립니다.

    공익데이터작업실 문의하기

  • 캠페인즈 시민팩트체크 사업이 IFCN(International Fact-Checking Network) 빌드2024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시민들이 함께 팩트체크 주제와 자료를 모으고, 직접 팩트체크 컨텐츠를 생산하는 캠페인즈 시민팩트체크 사업이 국제적인 팩트체크 네트워크 기관인 IFCN(International Fact-Checking Network) 빌드2024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빠띠 캠페인즈는 IFCN의 지원을 활용해 시민 주도의 팩트체크 사업이 더 확대되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빠띠 캠페인즈는 시민들과 크라우드 소싱 방식의 팩트체크 캠페인을 벌이고, 여기에 모인 자료를 바탕으로 시민팩트체커들이 팩트체크 컨텐츠를 만듭니다. 또한 누구에게나 팩트체크 컨텐츠를 만드는 기능을 제공하고, 시민팩트체커를 모으고 활동을 지원합니다. 사업을 시작한지 1년도 안 되어 벌써 46개의 팩트체크 컨텐츠를 만들어냈고, 다양한 팩트체크 캠페인들을 진행하였습니다. 다음이 관련 정보들입니다.

    범람하는 허위조작정보를 시민팩트체크로 대응해야

    누구나 쉽게 컨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는 시대에 허위조작정보의 생산과 확산은 급증하고 있습니다. 허위조작정보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실을 다룬 정보를 생산하고 확산하는 팩트체크를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팩트체크가 저널리스트의 과업을 넘어 모든 시민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수행할 수 있도록, 팩트체크를 디지털 사회의 시민들이 기본적으로 갖춘 문화이자 역량으로 자리잡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2021년 빠띠는 방송기자연합회 등 언론 현업 단체 3곳과 함께 크라우드 소싱 방식의 오픈 팩트체크 플랫폼 ‘팩트체크넷’을 개발, 운영했습니다. 이후 2023년 팩트체크넷이 서비스를 중단한 뒤 빠띠는 시민이 주도하는 팩트체크 활동 공간이 지속되고, ‘정보를 받아들이기 전에 의심하고, 확인하는 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캠페인즈에서 팩트체크 기능 및 공간을 제공하고, 시민들이 팩트체크 활동을 벌여나가도록 독려하는 시민팩트체크 활성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민팩트체크의 활성화를 위해 함께 해주세요

    현재까지 빠띠 캠페인즈는 국내에서는 시민팩트체크를 수행하는 유일한 곳입니다. 많은 시민들이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팩트체크 캠페인을 만들고, 시민팩트체커를 양성하며 활동의 공간을 제공하며, 팩트체크 컨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기능과 플랫폼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시민 누구나 팩트체크를 함께 할 수 있고 어디서나 팩트체크 컨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만들려 합니다.

    빠띠 캠페인즈의 시민팩트체크 활성화 사업은 시민의 후원을 바탕으로 운영합니다. 시티즌패스 플랫폼에서의 멤버 가입을 통해 캠페인즈와 시민팩트체크 사업을 후원하실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허위정보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팩트체커 활성화 사업의 취지를 공감하는 기관 및 조직의 지원을 통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사회의 기반을 다지는데 시민팩트체크 사업이 가진 가치를 공감하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립니다.

    [ 캠페인즈 시민팩트체크사업 협업 및 지원 문의 ]

  • 시티즌패스가 빠띠 시민 플랫폼과의 연결을 통해 더 깊고 넓어집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시민들의 디지털 시민 멤버십 “시티즌패스“를 베타 오픈한지 반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6개월간 다양한 배경을 가진 멤버들이 700여명 넘게 가입하며 모임과 교육을 나누며 교류를 시작했습니다. 베타 오픈의 다음 단계로 시티즌패스가 빠띠 시민 플랫폼과의 연결을 통해 더 깊고 넓어집니다. 

    빠띠 시민 플랫폼 사업부는 시민 활동 플랫폼 캠페인즈, 시민 대화 플랫폼 데모스X, 시민 데이터 플랫폼 데이터트러스트를 함께 운영 중입니다. 시티즌패스 멤버들은 빠띠 시민 플랫폼 사업부가 제공하는 시민 플랫폼에서 캠페인, 투표와 토론, 팩트체크, 뉴스 코멘트, 공론장, 리빙랩, 시민 데이터 실험실, 공익 데이터 작업실 등을 활동하고, 시티즌패스에서 다양한 역량과 지향을 가진 동료들과 협력하며,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더 넓은 연결’과 ‘더 깊은 협업’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디지털 시민이 될 수 있습니다.

    베타 기간 동안 시민 플랫폼과의 연결을 강화하는 디지털 시민은 다음과 같습니다. 각 시민 플랫폼별로 시티즌패스 멤버만을 위한 특별한 기능도 준비 중입니다.

    • 캠페이너 : 이슈를 만들어 시민의 목소리를 모으는
    • 시민팩트체커 : 허위조작정보를 밝혀내고 사실을 드러내는
    • 대화모임장 : 시민의 생각을 대화로 모아내는
    • 뉴스코멘터 : 뉴스를 읽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 데이터 활동가 : 공익데이터를 수집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시티즌패스가 제공하는 교육/모임/프로젝트/솔루션도 더욱 강화합니다. 멤버들이 제안하는 모임도 테스트를 시작하였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챌린지, 대화모임, 데이터 활동 등의 프로젝트도 늘려나갈 예정입니다. 

    시티즌패스 멤버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시민 활동가이자, 세상을 바꾸는 시민들의 후원자입니다. 시티즌패스에 가입함으로써,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시민의 목소리를 모으고, 시민이 대화하는 공간을 열고, 사회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는 동료 시민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세요.

    [ 지금 시티즌패스 멤버십 확인하기 ]

  • 변화를 만드는 질문과 대화, 사람을 ‘데모스X’에 모읍니다

    인터넷과 함께 다양한 미디어가 등장하면서 공간을 넘어서는 쌍방향의 소통과 대규모의 참여, 시간을 넘어서는 축적과 분석을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며 동시에 깊이 있는 숙의를 통한 집단지성의 실현이 가능할 것이란 설레는 희망도 같이 등장했습니다. 커다란 국가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대리자를 세워야 했던 민주주의를 주권자인 국민 한 사람의 의지를 보다 반영하게 만들거나, 일상 속에서 만나는 수많은 조직이  구성원의 목소리를 모아내고 함께 운영하도록 만드는 기술이 드디어 등장했다는 기대였습니다.

    지난 20여년간 그 기대는 절반 가량 달성되었습니다. 커뮤니티, 소셜 미디어, 동영상 서비스 등이 보급되면서 확실히 공간과 시간을 넘어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숙의와 집단지성이 작동하기보단, 경쟁과 갈등이 더 심화되는 경향이 커지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시민의 참여를 증진하고 대화의 공간을 열기보다는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기술이 민주주의 기술로 더 주목받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빠띠는 여전히 더 많은 시민 참여와 더 나은 시민 협력이 필요하고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오히려 지금 시기에 더욱 더 협력을 증진하는 기술을 만들고 적용하는게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디지털 기술로 시민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여정의 한가운데에 아직 있습니다.

    극단적인 목소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내기, 다양한 입장을 가진 시민들이 모여 대화를 통해 이해를 높이고 보다 나은 안을 협상하거나 합의에 이르기 등은 진짜 민주주의 사회를 실현하는 기본 인프라입니다. 빠띠는 이에 기여하기 위해 공론장 플랫폼 혹은 시민 대화 플랫폼인 데모스X를 만들었고, 민주주의 서울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다양한 기관들과 협력하며 시민 공론장과 시민 대화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데모스X가 수행한 프로젝트 보기
    데모스X의 기록 보기

    2024년에는 데모스X의 프로세스를 더욱 간결하면서도 깊이있게 정비하였습니다. 새로운 데모스X 프로세스를 적용한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함께 디지털 프로젝트 – 디지털 시민권 

    디지털 공간에서 시민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을까요? 디지털 기술이 더 나은 신뢰와 협력을 만드는데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데모스X는 시민 모두의 디지털 시민권을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인 이슈들을 발굴하여 질문 프로젝트를 열고, 시민회의와 시민대화로 이어지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디지털 시민권 프로젝트의 첫번째 주제는 ‘안전한 디지털 공간’으로 데모스X와 캠페인즈에서 시민의 의견과 제안을 모았습니다. 2024년 6월 28일 열린 시민회의에서는 디지털 성범죄, 가짜뉴스, 안전한 커뮤니티, 디지털 기술에 대한 전문가의 제안을 듣고, 참가자들의 의견을 데모스X에 제안으로 기록했습니다. 누구나 대화모임을 열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작하였고, 시민들이 여는 대화모임을 지원합니다. 

    디지털 안전 시민회의 https://demosx.org/posts/6MtRX1  
    디지털 안전 시민대화 https://demosx.org/posts/M9tpka 

    꿋꿋 프로젝트 – 기본권

    좋은 사회, 좋은 삶이란 무엇일까요? 시민의 이야기를 모으고 함께 답을 찾는 ‘꿋꿋(ggood-ggood)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꿋꿋의 주제는 주거권, 노동권 등 우리의 행복과 좋은 삶을 위한 ‘기본권’입니다. 

    2024년 5월 좋은 집에 살 권리와 좋은 집의 기준에 대한 시민 제안과 의견을 모으는 첫번째 꿋꿋을 진행했습니다.  첫번째 꿋꿋에서는 “당신의 주거는 굿굿한가요?”를 주제로 시민의 제안을 모으고 대화하는 공론장을 열고 그 결과를 데이터 시각화하여 공개했습니다. 캠페인즈는 ‘꿋꿋하게 함께 살자 프로젝트’와 ‘이야기 모임’으로 제안을 모으고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데모스X는 꿋꿋 프로젝트를 통해 시민이 생각하는 좋은 삶, 좋은 사회의 모습을 구체화하고, 더 나은 대안을 만드는 대화의 장을 계속해서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두번째 꿋꿋 프로젝트도 “6411번 버스를 아십니까?”란 질문으로 노회찬재단과 함께 좋은 노동에 대한 이야기로 진행 중입니다.

    데모스X의 프로세스 – 아젠다 세팅부터 결정까지

    데모스X의 프로세스는 전체 과정을 뒷받침하는 디지털 플랫폼과, 다양한 장소에서 일어나는 시민회의와 시민대화를 오가는 방식으로 구성하였습니다. 

    1. 중요한 아젠다를 질문으로 제시하고, 질문을 설명하는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을 함께 제시합니다.
    2. 질문과 전문가 의견을 제공받은 시민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민회의를 열고, 이후 각자의 자리에서 더 작은 규모로 시민대화를 진행합니다.
    3. 이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플랫폼에는 질문에 대한 각자의 답, 혹은 새로운 제안을 모읍니다. 혹은 주요 쟁점에 대해선 투표를 통해 시민들의 생각과 그 생각의 변화를 확인합니다.
    4. 마지막으로 전체 과정을 기록으로 정리해 다음 프로젝트로 이어지도록 남깁니다.

    이 과정을 통해 시민 주도로 아젠다 세팅, 이슈화, 공론화, 그리고 필요한 방식의 합의와 결정에 이르게 됩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오가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역을 아우르는 대화도 일어납니다. 우리가 지금 나누어야 할 중요한 질문들을 쌓고, 그 질문에 대한 전문가들의 제안과 시민의 대화와 결정을 시민의 집단 지성으로 축적합니다.

    데모스X의 전체 프로세스 확인하기

    공존하는 시민의 시대를 우리 세대가 열게 될까요?

    우리가 함께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는 만큼 세상은 더 나아집니다. 분명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는 대화가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우리 스스로가 시민들이 서로 이해하고 대화하고 합의에 이르는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놓는다면 앞으로 우리 사회를 운영하는데 시민들의 역할과 자리는 자동화된 기술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의 역량을 키우는 기술을 넘어서 공동체를 만드는 기술로서 대화와 합의의 민주주의 기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순간입니다. 자본과 기술 독점의 시대이면서 무한한 참여와 협력이 가능한 시대에 놓인 우리는 어쩌면 공존하는 시민의 시대를 열거나 닫는 역할을 맡았는지도 모릅니다.

    데모스X와 함께 시민들의 대화 공간을 열고, 그 대화가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데 함께 하실 분들을 기다립니다.

    시민 대화 플랫폼 데모스X 확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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