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해 보세요: 세상이 다르게 보입니다, 저는 그랬어요

벌써 2017년입니다. UFOfactory를 시작한게 2013년 봄이었으니 만으로 4년이 되어 가네요. 여러 우여곡절을 거쳐서 지금은 슬로워크와 합병한 UFOfactory. 그 우여곡절을 함께 했던 팀원들은 회사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 기억합니다. 몇 번을 망했어야 할 회사가 ‘아직까지 살아 있다니’라며 그때 그때마다 우리끼리 신기하다고 이야기한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특히 창업한 이듬해 한 해를 멤버들은 암흑기라고 부릅니다. 그렇다고 다른 해는 편했냐면 그렇지도 않았구요.

그 시간들을 겪으며 작은 회사는 결국 대표의 그릇과 역량에 정비례한다는 걸 많이 체감했습니다. 내가 가진 문제가 곧 회사의 문제가 되고, 한편으론 내가 가진 장점이 회사에도 그대로 반영됩니다. 그러니 만약 자신을 더 알고 싶고, 또 잔인할 정도로 냉혹하게 부딪히면서 성장을 하고 싶다면 사업을 해 보세요. 강제로 깨닫게 되고, 그 문제들을 하나씩 다룰때마다 강제로 성장하게 됩니다. 만약에 성장하지 못했고, 결국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면 회사가 망해 있을 꺼에요.

또한 짧은 4년간이었지만 그 기간동안은 정말로 높은 밀도감과 압박 속에서 지냈습니다. 회사를 창업하고 24시간, 365일 회사 생각을 안 한 날이 없었을 꺼에요. 사업을 하기 시작했고, 아직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며칠만이라도 일 걱정을 하고 싶지 않다면 회사를 그만 두는 수밖에 없습니다. 뭘 해도 심심하고 재미가 없다면 사업을 시작해 보세요. 하루하루가 짙은 밀도감과 끊임없는 문제들에 지루할 날이 없을 껍니다. 게임을 좋아하지만 사업을 시작한 후로는 어떤 게임이든 길게 붙잡는게 어려워졌습니다. 게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몰입감이 높은 당면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지요. 지금도요.

마지막으로 사업을 해 보세요, 세상이 다르게 보입니다. 내가 아무리 진심으로 대해도 그 진심을 상대에게 이해시키기가 얼마나 힘든지, 그럼에도 조직이 살아남고 일이 진행되게 하기 위해선 무조건 상대의 입장에서 일을 풀어나가야 하는 경험들을 하게 됩니다. 현금이 들고 나가는 것에 밝아지게 되고, 언제쯤 얼마가 필요해지겠구나 하는 감이 생깁니다. 잔고를 채우기 위해서 무얼 해야 하는지도 감이 생기구요. 예전엔 내가 하는 일만 잘하면 되는 상황에서 벗어나, 이젠 팀원들이 잘 하는 일 외에는 모든 걸 챙겨야 하는 상황도 겪습니다. 좋은 팀원들이 있다면 그렇고 만약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면 말그대로 A부터 Z까지 하고, 결과를 내놓았어야 할 누군가가 만든 폭탄도 제 때 해치우거나 못하면 안고 터트려야 합니다. 지금 언급한 일들을 하게 되면 이전과 달리 세상이 4K로 레티나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사업을 하지 않았다면 볼 수 없을 디테일들입니다. 그러니 세상이 더 궁금하다면 사업을 해 보세요. 몇년이 지나 재무적이든 평판에서든 성과가 없더라도 버티기만 했다면, 이 모든 것들을 자동으로 강제로 알게 됩니다.

물론 저는 별 생각 없이 사업을 시작했기에 사실 사업이 이런 건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배우고 있고, 특히 누구와 협력하면 좋을지 아닐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편이라 지금도 사람들이 어렵습니다. 그래서라도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그래도 그 고통들을 겪어내며 무엇을 깨달았는지 기록해 보려고 합니다. 나의 뇌세포가 이 기억들을 버리기 전에요.

위태위태했지만 UFOfactory는 4년동안 매 해 두배씩 성장했습니다. 비영리조직과 소셜벤처를 상대로 했기에 이윤을 남기기가 무척이나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얼마씩은 통장에 잔고가 남았구요. 무엇보다도 이젠 소셜벤처든 비영리단체든 취직한지 얼마 안 된 담당자가 서버 접속이 안 되서 애가 탈때 “예전 담당자가 안 가르쳐줬는데요”라고 말해도 “잠시만요”하고 찾아주는데가 생겼고, 엄청난 비용을 쓰지 않아도 어느 정도 퀄리티는 나오는 개발사가 소셜 섹터에도 생기지 않았나요. 이 개인적인 공간에 그만큼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엄청나게 고생을 한 팀원들에게 감사를 남깁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훌륭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고 깊은 고마움을 느낍니다.

빠흐띠 : 세개의 플랫폼

지금 작업중인 나의 크롬 탭을 보니 빠띠, 가브크래프트, 카누 3개가 있었다. 1년간 이런저런 여러가지 실험을 하며 빠흐띠 팀이 모은 세가지 조각이다. 사람과 사람을 단순히 연결하는 것을 넘어, 어떻게 상호 존중과 시너지를 일으키는 관계를 맺게 할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이다. 그럼으로써 내가 사는 세상에 더 나은 더 많은 민주주의를 퍼트릴지에 대한 빠흐띠 팀이 내놓는 답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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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워크, UFOfactory 합병도 어느 정도 자리 잡아가는 시점이고. 빠흐띠도 1년간의 실험을 정리하고 이제 본격적인 프로덕트 개발, 본격적인 마케팅, 본격적인 컨텐츠 및 커뮤니티 발굴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기능의 강약도 없고, 컨텐츠 발굴도 없이 빠흐띠 팀은 개발자들만 모여 실험해 보고 싶은 건 다 해 본 한 해였다. 카누는 두번 만들어봤고 (앱까지 치면 3번인가?), 빠띠는 우리가 아는 모든 서비스를 다 흉내내 보았고, 가브크래프트는 나는 알아야겠당, 국회톡톡 등으로 여러가지 접근을 실험해 보았다.

아직도 난 민주주의 플랫폼을 기획하고 개발할때 두근거린다. 이 두근거림만으론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순 없겠지만,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려는 사람들의 네트워크에 끼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하나씩 해 나가고, 그 네트워크가 함께 세상을 바꾸면 좋겠다. 오늘도 앞으로도. 그렇게 계속 살고 싶다. 그게 내 사심.

빠흐띠는 개발합니다, 민주주의를

 

UFOfactory의 슬로건은 ‘우리는 개발합니다, 소셜임팩트를 ( UFOfactory develops social impact)’이었습니다. 덕후들에게 잘 알려진 왈도체 스타일로 만들었죠. 빠흐띠는 소셜임팩트 중에서도 민주주의만을 다루는 소셜벤처이자 개발자 조합입니다. 빠흐띠의 슬로건은 “유쾌한 민주주의 플랫폼을 만드는 개발자 조합 빠흐띠”이고, 영문으로는 “Parti develops democracy”라고 표현합니다.

민주주의를 개발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빠흐띠는 민주주의가 기술을 통해서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 개발자들의 조합입니다. 우리는 시스템과 문화를 바꿔내는 기술의 힘에 집중합니다. 이제 와서는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인터넷은 정보를 습득하는 방식에서부터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계속해서 바꿔 내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제가 중학생 시절 피씨통신을 접하지 못했더라면 지금의 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을테고, 지금 만나는 사람의 대부분을 만나지도 못했을 겁니다. 지금도 여전히 어떤 대학에 입학했는지가 누군가의 전문성과 앞으로 만날 사람을 결정합니다만, 인터넷이 그 기능을 빠르게 대체해 나가는 중입니다.

빠흐띠가 더 민주적으로 바꾸려는 시스템과 문화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발언하고, 이에 공감하는 사람을 만나고, 함께 수다를 떨고, 그 힘으로 행동에 나서는 과정입니다. 작은 조직에서부터, 한국 사회의 공론장에 이르기까지, 더 민주적인 시스템과 문화가 필요한 곳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몸담는 팀에서부터 국회나 행정부, 언론과 기업 등등에 이르기까지 제한이 없습니다. 이 모든 곳에 발언하기, 공감하기, 수다떨기, 함께 행동하기를 새롭게 정의해야 합니다.

빠흐띠의 작업을 단순하게 말하면 발언하기, 공감하기, 수다떨기, 함께 행동하기를 새롭게 정의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기입니다. 작은 팀 내부의 소통은 ‘카누‘를 통해, 시민들이 모이는 온라인 광장은 ‘빠띠‘를, 그렇게 모인 힘을 국회나 더 나아가 행정부, 기업에 전달하고 소통하는 플랫폼은 ‘나는 알아야겠당‘과 ‘국회톡톡‘의 실험을 거쳐 ‘가브크래프트’를 만들 예정입니다만, 이 작업들의 본질인 ‘민주주의를 개발한다’의 의미는 우리가 소통하는 방식을 민주적으로 개선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보급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기에 “더 나은 민주주의”가 무엇인가가 우리에겐 중요합니다. 어떻게 발언하고, 어떻게 공감하고, 어떻게 수다를 떨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1과 0이 분명한 코드로 만들어 시스템에 반영해야 하니까요. 다음엔 우리가 적용하려는 “더 나은 민주주의”의 이미지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저로서는 이 이미지들이 가리키는 곳이 매우 흥미로운데요. 함께 공감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up.parti.xyz] 시민들이 법안 발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을까요?

앞서 적은 글에서 빠띠팀은 대중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상상하고 실험 중이라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하나씩 어떤 실험을 했는지 이야기해 볼까 하는데요. 가장 최근에 저희가 해 본 실험과 결과는 ‘시민들은 법안 발의 과정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까’입니다.

업빠띠를 통해 ‘GMO완전표시제’를 추진하는 가칭 프로젝트 정당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GMO완전표시제’를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추진할 지를 하나 하나 따져보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습니다. ‘GMO완전표시제’를 반대하거나 찬성하는 입장의 차이처럼, ‘GMO완전표시제’라는 목표에 모두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전략은 다른 해당 분야의 활동가나 전문가분들이 계시더라구요. GMO표시를 할 대상 작물의 범위, non-GMO 표시를 허용할지의 여부, 의도치 않게 혼입된 GMO작물의 비율을 몇%까지 허용할지 등. “GMO완전표시제”라는 목표를 현실 법으로 바꾸려면 따져보고 결정해야 하는 세부 쟁점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쟁점을 정리해 시민들, 혹은 당원들이 결정하도록 투표를 열었습니다. 투표 결과를 모아서 발의를 진행할 의원에게 전달하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GMO완전표시제’라는 목표만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쟁점사항의 결정들까지도 시민들의 참여를 열어두는 것. 그게 가능할까 실험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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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쟁점을 들여다 보면 이해하기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non-GMO, 비의도적 혼입치라는 말도 익숙치 않은 단어들이었죠. 그래서 전략이 다른 전문가분들을 모셔서 쟁점별로 핵심 주장을 주고 받는 영상을 만들고, 글로 옮깁니다. 개인적으로 영상을 통해서 저도 몰랐던 쟁점과 서로 다른 전략들이 나오게 된 이유들을 알게 되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GMO완전표시제’라는 이슈를 한두단계 더 깊이 알게 된 느낌이 들었달까요. 그 상태에서 쟁점별로 열려 있는 투표에 내 한표를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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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토론이 이제까지 본 투표와 다르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입씨름만 남고 아무런 변화도 가져오지 못하는 토론만 봤는데, ‘GMO완전표시제’라는 목표에 동의하는 전문가들이 ‘세부 쟁점’, ‘세부 전략’을 놓고 토론한 후에 당원과 시민들이 투표로 결정하는 방식이 생산적이고 협력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 3자가 보았을 때에는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조차도 작은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협력하지 않는 상황이 우리 사회에선 흔한 일이었는데. 그 상황을 전문가들의 토론, 시민들의 투표라는 형태로 해소할 수 있겠다라는 힌트도 얻었습니다.

업빠띠를 통해 “시민의 정책 발의 과정 참여”를 실험한 건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1. 큰 목표뿐만이 아니라 이슈의 세부 쟁점을 투표와 토론으로 시민들이 결정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 결정사항을 받아 법안의 내용을 결정합니다.
  2. 세부 쟁점을 결정하는 과정에 필요한 지식은 전문가들로 하여금 주장을 펼치게 합니다. 시민들은 이 주장을 보며 지식을 얻고 목표가 구체적인 법안으로 변하는 과정을 이해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받습니다. 쟁점별로 시민들 간의 토론도 열어 놓습니다.
  3. 목표는 같지만 쟁점별로 전략이 다른 전문가들간이 펼치는 토론은 유익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긍정적인 토론과 합의의 경험들이 더 많이 필요한데, 목표가 같은 전문가들 간의 토론이 그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당원들이 직접적으로 더 참여하길 바라는 정당이라면 반드시 이 글에서 언급된 방식을 도입할 것 같습니다. 빠띠도 이 방식을 다듬어 보려고 합니다. 함께 도전해 보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지 알려 주셔요.

[up.parti.xyz] 대중이 참여하는 정치, 무엇을 상상해 볼까요?

빠띠팀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시민이 정치에 어디까지 참여할 수 있는가”란 질문을 “한국”이란 상황에 대입해 실험하고 답을 찾는 팀입니다. 더 넓게 더 깊게 시민들이 현실 정치에 개입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막상 그렇게 만들기 위해선 우리 스스로의 상상력도 넓어져야 하고, 실제로 구현했을 때의 벌어질 이슈들도 깊게 파고 들어 확인하는게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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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빠띠(http://up.parti.xyz)는 ‘대중이 주도하는 정치 참여 방식에 대한 여러 상상들’을 캠페인이란 방식으로 실험하는 빠띠팀의 3번째 메인 프로젝트입니다. ( 그동안 캠페인 방식으로 진행한 프로젝트들은 다음에서 볼 수 있습니다. 빠띠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 )거대하고 공고한 시스템에 ‘바늘꽂기‘하는 심정으로 진행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저 끝까지 연결된 구멍을 하나 내어 들여다 보는게 목표입니다. “시민들의 필요에서 출발한 아이디어가 현실 시스템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까지 어떤 난관이 있고, 어떤 해결책으로 돌파해야 할까?” 그것이 우리의 물음이고 도전입니다.

6월 7일에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여러 작업을 했습니다. 가장 먼저 발의할 법안을 시민이 정하도록 했고, 그 후엔 시민들이 만드는 프로젝트 정당이란 새로운 개념을 제안했습니다. 현재는 GMO 완전표시제 이슈의 법안 내용에 들어 갈 쟁점을 토론하고 시민들이 결정하는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이 실험들 하나 하나가 “우리가 정치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시도할  수 있는 일”과 “실제로도 어느 정도 가능한 일”의 목록을 늘리는데 기여하도록,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려 노력 중입니다.

앞으로도 해 볼 꺼리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 꺼리들을 하나씩 구현하면서 우리가 어떤 상상을 했는지 설명도 해 볼까 합니다. 우리의 이 상상에 많은 분들의 피드백이 덧붙여지기를 기대합니다.

빠띠 – 아고라, 블로거뉴스, 카페와 뭐가 다른가요?

“아고라, 블로거뉴스, 카페와 뭐가 다른가요?” 빠띠를 시작한 후에 여러 사람들이 팀에 물어오는 질문입니다. 재미있게도 빠띠 팀의 경력을 알지 못하는 분들도 이런 질문을 합니다. 서비스를 볼 때 비슷하다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드는가 보아서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합니다.

그럴때 제가 주로 하는 답변이 있습니다. “일을 하는 조직이 다릅니다”입니다. 이 부분을 저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빠띠가 지향하는 바는 “공공의 가치를 지향하는 시민참여플랫폼 혹은 정치플랫폼을 개발하는 프로페셔널하면서도 독립적인 전문가 집단”입니다. 좋은 개발팀을 만들고, 이 팀이 협력할 여러 전문가 집단들을 만나고, 앞으로도 지속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을 서비스와 플랫폼을 만드는 일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깁니다. 어쩌면 플랫폼이 나오기 위한 필수 조건이기도 합니다.

애초에 정치 플랫폼이란 주제 자체가 어렵기도 하지만, 한국이라는 상황에서는 더욱 힘든 일입니다. 예전의 아고라나 블로거뉴스 등의 여러 서비스들이 내어 놓지 못한 답을 빠띠 역시 바로 찾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예전의 서비스보다 더 나은 점이 무엇인가를 물어보는 까닭이 여기에 있음을 잘 압니다. 한편으론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을 공기처럼 사용하는 시대에 정치란 어떠해야 하고, 시민들이 집단적으로 모여 공공의 선을 추구하는데 인터넷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독립적인 개발 전문가”들의 답은 무엇인지 찾아낼때까지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빠띠는 그런 “독립적인 시민참여 및 정치 플랫폼 개발 전문팀”이 되려고 합니다. 농담처럼 “10년은 걸리겠지요”라고 이야기하곤 했습니다만, 그래도 올해 안에 플랫폼을 1차로 완성하고, 내년엔 본격적으로 달려는 보려 합니다. 코어 개발팀원이 아님에도 이미 많은 분들이 여러가지로 함께 하고 있기에, 생각보다는 빨리 답을 찾겠다는 기대도 합니다. 그럼에도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드립니다.

물론, “뭐가 다른가요?”에 대한 답도 여러가지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질문에 대한 우리의 고민이겠지만, 그것들도 하나씩 빠띠 미디엄을 통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2015 글로벌 스타트업 컨퍼런스 빠띠 발표 내용

얼마 전에 벤처스퀘어가 개최한 글로벌 스타트업 컨퍼런스(Global Startup Conference)에서 빠띠를 주제로 짧게 발표를 했었습니다. 스타트업과 컨텐츠를 중심으로 한 컨퍼런스였던터라 컨텐츠 플랫폼으로서의 빠띠의 전략과 목표를 이야기했는데요. 그 때 나눈 이야기를 옮겨 놓습니다.

안녕하세요. 유쾌한 정치 플랫폼 빠띠의 개발자 권오현입니다. 오늘 이 소중한 자리에 이렇게 많은 분들께 저희의 작업과 비전을 공유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오늘 이 행사를 통해 저희가 하는 새로운 도전에 많은 힘을 얻게 될 것  같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 모두가 재미난 세상을 바랄 겁니다. 저희도 그렇습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세상은 어떻게 하면 재밌어질까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요즘 사람들은 재미있고 싶어질때 여러 컨텐츠를 만들거나 소비합니다. 그러고 보면 창작과 소비가 곧 즐거움이고, 따라서 컨텐츠 창작가가 세상을 재밌게 만듭니다. 저희는 이들 창작자가 많아지고 더 잘 활동할수 있도록 컨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을 만듭니다. 그리고 이 플랫폼이 구현하려는 가치는 덕업일치입니다.

덕업일치. 모두 의미를 아실 껍니다. 그래도 빠띠가 만들려는 목표로 다시 설명해 보겠습니다.

덕 – 좋아하는 일을 가진 사람을 우리는 덕자라고 합니다. 정보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창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전문가와 컨텐츠의 양도 비약적으로 늘어났죠.

업 – 지속가능한 창작자가 늘어나려면 업이 가능해야 합니다. 업이 되기 위해선 누구나 소비를 촉진시킬 미디어가 필요합니다.

일 – 그러나 현재 미디어들이 완벽하지도 충분하지도 않습니다. 찾아보는 사람들은 여전히 불편하고, 창작자에게는 너무 복잡합니다. 새로운 상상과 혁신이 가능한 영역이 바로 컨텐츠의 유통입니다.

치 – 저희는 컨텐츠 유통 방식으로 커뮤니티를 다시 주목했습니다. 미국에서 연구결과에 따르면 천명의 진짜 팬이 있으면 생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팬들이 모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컨텐츠를 유통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바로 창작자들의 미디어이자 소비자들의 커뮤니티가 되는 그림이죠

저희는 이런 커뮤니티를 만드는 분들을 빠띠메이커라고 부릅니다. 이 분들이 우선 빠띠 등을 통해 자기가 좋아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주제를 다루며 덕업일치할 수 있도록 해보려고 합니다.

빠띠는 주제별로 컨텐츠를 소비하는 미디어를 지향합니다. sns에 가까운 인터페이스이되 궁극적으로는 주제별 커뮤니티를 지향합니다.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주제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이루며 컨텐츠를 소비하는 문화를 만들려고 합니다. 더 가볍고 더 쉽게 커뮤니티를 만드는 방법을 저희는 찾으려고 합니다.

사람들이 주로 컨텐츠를 소비하는 포탈, 트위터, 페이스북. 많이 편해졌지만 여전히 많이 불편합니다. 특히 소비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컨텐츠를 보는지 의문이 들고, 내 친구가 모두 나와 취향이 같지 않습니다. 우리에겐 새로운 컨텐츠 유통플랫폼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빠띠는 정치사회 이슈 중심으로 실험 중입니다. 거기에 걸맞게 컨셉을 잡은 상태이구요. 정치도 사실 컨텐츠 생산과 유통의 한 영역일 뿐이죠. 다만 복잡하고 까다로운 여러가지 난관이 있을 뿐. 창작자들이 더 관심을 가져봐도 좋을 미개척지이기도 합니다.

빠띠는 앞으로도 모두가 덕업일치하는 세상, 그래서 지금보다 더 다채롭고 재미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사실 이런 가치 지향의 플랫폼을 만드는 일이 저희 팀과 팀원들의 덕업일치이기도 합니다. 저희 스스로는 이미 우리가 꿈꾸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슈와 집단지성 – 잊혀지는 것

‘이 사건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혹시 인터넷 상의 공개된 어딘가에 적어 보신 적이 있나요? 2000년대 이후 인터넷이 급속도로 우리 생활에 이용된 이후에 많은 사건, 사고가 있었습니다. 인터넷은 그 이슈들을 이해하는 정보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통로로 지금도 기능하지요. 그러나 인터넷 상의 활동과 의견 표명은 실제 사건, 사고의 진상을 밝히거나, 국민들의 뜻인지도 모른 다른 방향으로 결정을 돌리는데 영향을 끼치는데 힘을 많이 못 미친다는 평가도 많았습니다. 그럴때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적어도 나는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일상 생활로 돌아오기 전에 자신의 다짐을 남기곤 했지 않았을까요.

우리는 잊지 않고 싶어 하는 많은 일들을 각자 기억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의 잊고 싶지 않은 마음과 달리, 우리는 잊게 되는 과정에 들어갑니다. 단순히 일상이 바쁘고 생계가 급해서만은 아닙니다. 미디어는 우리가 기억하려는 이슈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 남아 해당 이슈를 끝까지 지켜내려는 사람들은 점점 사람들과 멀어집니다. 여러 사람의 기억과 다짐은 각자에게 홀로 남겨지고 연결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마음 한켠에 빚을 쌓은채 살아가다 보면 벌써 이만큼이나 시간은 지나고 새로운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다시 잊지 말아야 할 빚 하나가 마음에 쌓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갑니다.

‘민주주의 플랫폼’이란 기치를 걸었을때 빠띠 팀이 두번째로 주목한 지점이 여기입니다. 우리에겐 짚고 넘어가야 할 이슈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 이슈들은 한 두사람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들도 아닌게 많습니다. 만약 우리가 잊지 않기로 다짐한 이슈들을 실제로도 잊지 않고 작은 노력만으로 계속해서 다룰 수 있다면, 그리고 그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페이스북에서 흘러가는 이슈가 아니라 노력들이 차곡 차곡 쌓여서 “무엇이 진실인가?”라는 질문에도 답을 찾는데 도움이 되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슈에 담긴 사람들의 의지와 판단을 모아낼 수도 있으면 어떨까 싶었구요.

검색만으로는 맥락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로는 함께 실시간으로 공분하거나 기뻐할 수 있지만 하루만 지나도 피로해지고, 검색 만큼이나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워집니다. 포털의 뉴스는 조각 조각 나뉘어 우리의 기억을 그야말로 스쳐 지나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가 ‘어떤 이슈’를 지키고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할때 쓸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누군가에게 다른 사람들이 공감하거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아직은 그 목적을 달성하는 좋은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만, 찾기 위해 여러가지 실험을 빠띠 서비스에서 하고 있습니다.

이 플랫폼이 생긴다고 해서 현실 정치가 당장 바뀌지는 않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에둘러 가지 않고 우리 각자가 “잊지 않고 매일 조금씩 힘을 보태기”부터 해보는게 현실 정치를 뒤집는 다음 단계를 열어 줄지 모릅니다. 저는 앞으로 나올 여러 기술 플랫폼들로 인해 기존의 정치 프로세스가 완전히 뒤집힐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 할머니들에게 아이들에게 청년들에게 마음의 빚을 지는게 아니라, 매일 함께 무언가를 조금씩 하고 있을 겁니다. 저희는 그 때 사람들이 쓸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일에 덕업일치를 이루고 싶은 열정과 역량을 갖춘 분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잊지 않겠다 다짐했던 이슈”가 무엇이었나요? 어릴 적 주말마다 방영하던 만화가 어떻게 끝났는지 기억이 나지 않듯이, “그 이슈”가 지금 어떻게 결론이 났는지 혹시 기억이 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