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흐띠는 개발합니다, 민주주의를

 

UFOfactory의 슬로건은 ‘우리는 개발합니다, 소셜임팩트를 ( UFOfactory develops social impact)’이었습니다. 덕후들에게 잘 알려진 왈도체 스타일로 만들었죠. 빠흐띠는 소셜임팩트 중에서도 민주주의만을 다루는 소셜벤처이자 개발자 조합입니다. 빠흐띠의 슬로건은 “유쾌한 민주주의 플랫폼을 만드는 개발자 조합 빠흐띠”이고, 영문으로는 “Parti develops democracy”라고 표현합니다.

민주주의를 개발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빠흐띠는 민주주의가 기술을 통해서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 개발자들의 조합입니다. 우리는 시스템과 문화를 바꿔내는 기술의 힘에 집중합니다. 이제 와서는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인터넷은 정보를 습득하는 방식에서부터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을 계속해서 바꿔 내고 있습니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제가 중학생 시절 피씨통신을 접하지 못했더라면 지금의 저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을테고, 지금 만나는 사람의 대부분을 만나지도 못했을 겁니다. 지금도 여전히 어떤 대학에 입학했는지가 누군가의 전문성과 앞으로 만날 사람을 결정합니다만, 인터넷이 그 기능을 빠르게 대체해 나가는 중입니다.

빠흐띠가 더 민주적으로 바꾸려는 시스템과 문화는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발언하고, 이에 공감하는 사람을 만나고, 함께 수다를 떨고, 그 힘으로 행동에 나서는 과정입니다. 작은 조직에서부터, 한국 사회의 공론장에 이르기까지, 더 민주적인 시스템과 문화가 필요한 곳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몸담는 팀에서부터 국회나 행정부, 언론과 기업 등등에 이르기까지 제한이 없습니다. 이 모든 곳에 발언하기, 공감하기, 수다떨기, 함께 행동하기를 새롭게 정의해야 합니다.

빠흐띠의 작업을 단순하게 말하면 발언하기, 공감하기, 수다떨기, 함께 행동하기를 새롭게 정의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기입니다. 작은 팀 내부의 소통은 ‘카누‘를 통해, 시민들이 모이는 온라인 광장은 ‘빠띠‘를, 그렇게 모인 힘을 국회나 더 나아가 행정부, 기업에 전달하고 소통하는 플랫폼은 ‘나는 알아야겠당‘과 ‘국회톡톡‘의 실험을 거쳐 ‘가브크래프트’를 만들 예정입니다만, 이 작업들의 본질인 ‘민주주의를 개발한다’의 의미는 우리가 소통하는 방식을 민주적으로 개선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보급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기에 “더 나은 민주주의”가 무엇인가가 우리에겐 중요합니다. 어떻게 발언하고, 어떻게 공감하고, 어떻게 수다를 떨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1과 0이 분명한 코드로 만들어 시스템에 반영해야 하니까요. 다음엔 우리가 적용하려는 “더 나은 민주주의”의 이미지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저로서는 이 이미지들이 가리키는 곳이 매우 흥미로운데요. 함께 공감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누가 대신 하면 좋겠구먼

나도 모르게 요즘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누가 대신 하면 좋겠구먼”이다. 나 말고 누가 대신 좀 해 주면 좋겠는데, 그러면 나는 안 해도 될 텐데. ‘어쩌다 나는 이러고 있는겐가’와 ‘이게 내가 해도 되는 일인가’란 생각을 많이 하는게다.

잘 하는 일, 좋아하는 일, 인정받는 일을 해야 한다는 잘 알려진 이야기로 분석하면.. 잘 하지도 못하면서, 그렇다고 인정을 받지도 못하면서.. 막상 마음 속을 들여다보면 정말 좋아하는 일인가 싶은 걸 하는 느낌의 느낌이다. 능력도 부족하고, 사람들을 끄는 매력도 부족하고, ‘이봐 이거 진심이야?’라고 나 자신에게 물어보았을때 긴가 민가한 게지.

그럼에도 내 판단에는 중요한 일이라.. 누군가가 하기는 해야 하는 일이라서.. 이를 어쩌나 하면서 안 할 수 없어서 ‘이런 나라도’라고 위로하며 하기는 하는데.. 힘들다기보단 미안하고 민망할 때가 많다. 중요한 일을 이런 내가 하다 보니 결과도 잘 못 내고 괜히 민폐만 끼치는것 같아서.

최근 들어서 “능력/진심/매력” 하려는 일이 가진 무게에 비해 이 세가지가 모두 턱없이 부족함을 느낀다. 그러나 어쩌랴. 아직은 나나 우리 말고 하는 이들을 찾기 어렵고. 그러니 어쩌랴. 부족해도, 인정받지 못해도, 때론 스스로가 가짜 같아도 더 잘하는 사람들 나타날때까진 그냥 할 수 밖에. 그렇게 모른 척 뭉게고 견디고 가는게 내 역할, 내 진심, 내 능력일지도.

그래도 언젠간 정말 잘 하는 사람들이 짠 나타나서 세상을 멋지게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나 아닌 누군가가.

[up.parti.xyz] 시민들이 법안 발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을까요?

앞서 적은 글에서 빠띠팀은 대중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상상하고 실험 중이라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하나씩 어떤 실험을 했는지 이야기해 볼까 하는데요. 가장 최근에 저희가 해 본 실험과 결과는 ‘시민들은 법안 발의 과정에 어떻게 참여할 수 있을까’입니다.

업빠띠를 통해 ‘GMO완전표시제’를 추진하는 가칭 프로젝트 정당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GMO완전표시제’를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추진할 지를 하나 하나 따져보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습니다. ‘GMO완전표시제’를 반대하거나 찬성하는 입장의 차이처럼, ‘GMO완전표시제’라는 목표에 모두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전략은 다른 해당 분야의 활동가나 전문가분들이 계시더라구요. GMO표시를 할 대상 작물의 범위, non-GMO 표시를 허용할지의 여부, 의도치 않게 혼입된 GMO작물의 비율을 몇%까지 허용할지 등. “GMO완전표시제”라는 목표를 현실 법으로 바꾸려면 따져보고 결정해야 하는 세부 쟁점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쟁점을 정리해 시민들, 혹은 당원들이 결정하도록 투표를 열었습니다. 투표 결과를 모아서 발의를 진행할 의원에게 전달하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GMO완전표시제’라는 목표만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쟁점사항의 결정들까지도 시민들의 참여를 열어두는 것. 그게 가능할까 실험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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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쟁점을 들여다 보면 이해하기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non-GMO, 비의도적 혼입치라는 말도 익숙치 않은 단어들이었죠. 그래서 전략이 다른 전문가분들을 모셔서 쟁점별로 핵심 주장을 주고 받는 영상을 만들고, 글로 옮깁니다. 개인적으로 영상을 통해서 저도 몰랐던 쟁점과 서로 다른 전략들이 나오게 된 이유들을 알게 되는 과정이 즐거웠습니다. ‘GMO완전표시제’라는 이슈를 한두단계 더 깊이 알게 된 느낌이 들었달까요. 그 상태에서 쟁점별로 열려 있는 투표에 내 한표를 던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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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토론이 이제까지 본 투표와 다르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입씨름만 남고 아무런 변화도 가져오지 못하는 토론만 봤는데, ‘GMO완전표시제’라는 목표에 동의하는 전문가들이 ‘세부 쟁점’, ‘세부 전략’을 놓고 토론한 후에 당원과 시민들이 투표로 결정하는 방식이 생산적이고 협력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 3자가 보았을 때에는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조차도 작은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협력하지 않는 상황이 우리 사회에선 흔한 일이었는데. 그 상황을 전문가들의 토론, 시민들의 투표라는 형태로 해소할 수 있겠다라는 힌트도 얻었습니다.

업빠띠를 통해 “시민의 정책 발의 과정 참여”를 실험한 건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1. 큰 목표뿐만이 아니라 이슈의 세부 쟁점을 투표와 토론으로 시민들이 결정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 결정사항을 받아 법안의 내용을 결정합니다.
  2. 세부 쟁점을 결정하는 과정에 필요한 지식은 전문가들로 하여금 주장을 펼치게 합니다. 시민들은 이 주장을 보며 지식을 얻고 목표가 구체적인 법안으로 변하는 과정을 이해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받습니다. 쟁점별로 시민들 간의 토론도 열어 놓습니다.
  3. 목표는 같지만 쟁점별로 전략이 다른 전문가들간이 펼치는 토론은 유익합니다. 우리 사회에는 긍정적인 토론과 합의의 경험들이 더 많이 필요한데, 목표가 같은 전문가들 간의 토론이 그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당원들이 직접적으로 더 참여하길 바라는 정당이라면 반드시 이 글에서 언급된 방식을 도입할 것 같습니다. 빠띠도 이 방식을 다듬어 보려고 합니다. 함께 도전해 보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지 알려 주셔요.

[up.parti.xyz] 대중이 참여하는 정치, 무엇을 상상해 볼까요?

빠띠팀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시민이 정치에 어디까지 참여할 수 있는가”란 질문을 “한국”이란 상황에 대입해 실험하고 답을 찾는 팀입니다. 더 넓게 더 깊게 시민들이 현실 정치에 개입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막상 그렇게 만들기 위해선 우리 스스로의 상상력도 넓어져야 하고, 실제로 구현했을 때의 벌어질 이슈들도 깊게 파고 들어 확인하는게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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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빠띠(http://up.parti.xyz)는 ‘대중이 주도하는 정치 참여 방식에 대한 여러 상상들’을 캠페인이란 방식으로 실험하는 빠띠팀의 3번째 메인 프로젝트입니다. ( 그동안 캠페인 방식으로 진행한 프로젝트들은 다음에서 볼 수 있습니다. 빠띠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 )거대하고 공고한 시스템에 ‘바늘꽂기‘하는 심정으로 진행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저 끝까지 연결된 구멍을 하나 내어 들여다 보는게 목표입니다. “시민들의 필요에서 출발한 아이디어가 현실 시스템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까지 어떤 난관이 있고, 어떤 해결책으로 돌파해야 할까?” 그것이 우리의 물음이고 도전입니다.

6월 7일에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여러 작업을 했습니다. 가장 먼저 발의할 법안을 시민이 정하도록 했고, 그 후엔 시민들이 만드는 프로젝트 정당이란 새로운 개념을 제안했습니다. 현재는 GMO 완전표시제 이슈의 법안 내용에 들어 갈 쟁점을 토론하고 시민들이 결정하는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이 실험들 하나 하나가 “우리가 정치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시도할  수 있는 일”과 “실제로도 어느 정도 가능한 일”의 목록을 늘리는데 기여하도록,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려 노력 중입니다.

앞으로도 해 볼 꺼리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 꺼리들을 하나씩 구현하면서 우리가 어떤 상상을 했는지 설명도 해 볼까 합니다. 우리의 이 상상에 많은 분들의 피드백이 덧붙여지기를 기대합니다.

빠띠 – 아고라, 블로거뉴스, 카페와 뭐가 다른가요?

“아고라, 블로거뉴스, 카페와 뭐가 다른가요?” 빠띠를 시작한 후에 여러 사람들이 팀에 물어오는 질문입니다. 재미있게도 빠띠 팀의 경력을 알지 못하는 분들도 이런 질문을 합니다. 서비스를 볼 때 비슷하다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드는가 보아서 신기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합니다.

그럴때 제가 주로 하는 답변이 있습니다. “일을 하는 조직이 다릅니다”입니다. 이 부분을 저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빠띠가 지향하는 바는 “공공의 가치를 지향하는 시민참여플랫폼 혹은 정치플랫폼을 개발하는 프로페셔널하면서도 독립적인 전문가 집단”입니다. 좋은 개발팀을 만들고, 이 팀이 협력할 여러 전문가 집단들을 만나고, 앞으로도 지속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을 서비스와 플랫폼을 만드는 일만큼이나 중요하게 여깁니다. 어쩌면 플랫폼이 나오기 위한 필수 조건이기도 합니다.

애초에 정치 플랫폼이란 주제 자체가 어렵기도 하지만, 한국이라는 상황에서는 더욱 힘든 일입니다. 예전의 아고라나 블로거뉴스 등의 여러 서비스들이 내어 놓지 못한 답을 빠띠 역시 바로 찾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예전의 서비스보다 더 나은 점이 무엇인가를 물어보는 까닭이 여기에 있음을 잘 압니다. 한편으론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을 공기처럼 사용하는 시대에 정치란 어떠해야 하고, 시민들이 집단적으로 모여 공공의 선을 추구하는데 인터넷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독립적인 개발 전문가”들의 답은 무엇인지 찾아낼때까지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빠띠는 그런 “독립적인 시민참여 및 정치 플랫폼 개발 전문팀”이 되려고 합니다. 농담처럼 “10년은 걸리겠지요”라고 이야기하곤 했습니다만, 그래도 올해 안에 플랫폼을 1차로 완성하고, 내년엔 본격적으로 달려는 보려 합니다. 코어 개발팀원이 아님에도 이미 많은 분들이 여러가지로 함께 하고 있기에, 생각보다는 빨리 답을 찾겠다는 기대도 합니다. 그럼에도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합니다. 많은 관심과 지지 부탁드립니다.

물론, “뭐가 다른가요?”에 대한 답도 여러가지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질문에 대한 우리의 고민이겠지만, 그것들도 하나씩 빠띠 미디엄을 통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많은 의견 부탁드립니다.

2015 글로벌 스타트업 컨퍼런스 빠띠 발표 내용

얼마 전에 벤처스퀘어가 개최한 글로벌 스타트업 컨퍼런스(Global Startup Conference)에서 빠띠를 주제로 짧게 발표를 했었습니다. 스타트업과 컨텐츠를 중심으로 한 컨퍼런스였던터라 컨텐츠 플랫폼으로서의 빠띠의 전략과 목표를 이야기했는데요. 그 때 나눈 이야기를 옮겨 놓습니다.

안녕하세요. 유쾌한 정치 플랫폼 빠띠의 개발자 권오현입니다. 오늘 이 소중한 자리에 이렇게 많은 분들께 저희의 작업과 비전을 공유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오늘 이 행사를 통해 저희가 하는 새로운 도전에 많은 힘을 얻게 될 것  같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 모두가 재미난 세상을 바랄 겁니다. 저희도 그렇습니다. 그럼 구체적으로 세상은 어떻게 하면 재밌어질까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요즘 사람들은 재미있고 싶어질때 여러 컨텐츠를 만들거나 소비합니다. 그러고 보면 창작과 소비가 곧 즐거움이고, 따라서 컨텐츠 창작가가 세상을 재밌게 만듭니다. 저희는 이들 창작자가 많아지고 더 잘 활동할수 있도록 컨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을 만듭니다. 그리고 이 플랫폼이 구현하려는 가치는 덕업일치입니다.

덕업일치. 모두 의미를 아실 껍니다. 그래도 빠띠가 만들려는 목표로 다시 설명해 보겠습니다.

덕 – 좋아하는 일을 가진 사람을 우리는 덕자라고 합니다. 정보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창작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전문가와 컨텐츠의 양도 비약적으로 늘어났죠.

업 – 지속가능한 창작자가 늘어나려면 업이 가능해야 합니다. 업이 되기 위해선 누구나 소비를 촉진시킬 미디어가 필요합니다.

일 – 그러나 현재 미디어들이 완벽하지도 충분하지도 않습니다. 찾아보는 사람들은 여전히 불편하고, 창작자에게는 너무 복잡합니다. 새로운 상상과 혁신이 가능한 영역이 바로 컨텐츠의 유통입니다.

치 – 저희는 컨텐츠 유통 방식으로 커뮤니티를 다시 주목했습니다. 미국에서 연구결과에 따르면 천명의 진짜 팬이 있으면 생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팬들이 모인 커뮤니티를 만들고 컨텐츠를 유통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바로 창작자들의 미디어이자 소비자들의 커뮤니티가 되는 그림이죠

저희는 이런 커뮤니티를 만드는 분들을 빠띠메이커라고 부릅니다. 이 분들이 우선 빠띠 등을 통해 자기가 좋아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주제를 다루며 덕업일치할 수 있도록 해보려고 합니다.

빠띠는 주제별로 컨텐츠를 소비하는 미디어를 지향합니다. sns에 가까운 인터페이스이되 궁극적으로는 주제별 커뮤니티를 지향합니다.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주제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이루며 컨텐츠를 소비하는 문화를 만들려고 합니다. 더 가볍고 더 쉽게 커뮤니티를 만드는 방법을 저희는 찾으려고 합니다.

사람들이 주로 컨텐츠를 소비하는 포탈, 트위터, 페이스북. 많이 편해졌지만 여전히 많이 불편합니다. 특히 소비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컨텐츠를 보는지 의문이 들고, 내 친구가 모두 나와 취향이 같지 않습니다. 우리에겐 새로운 컨텐츠 유통플랫폼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빠띠는 정치사회 이슈 중심으로 실험 중입니다. 거기에 걸맞게 컨셉을 잡은 상태이구요. 정치도 사실 컨텐츠 생산과 유통의 한 영역일 뿐이죠. 다만 복잡하고 까다로운 여러가지 난관이 있을 뿐. 창작자들이 더 관심을 가져봐도 좋을 미개척지이기도 합니다.

빠띠는 앞으로도 모두가 덕업일치하는 세상, 그래서 지금보다 더 다채롭고 재미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사실 이런 가치 지향의 플랫폼을 만드는 일이 저희 팀과 팀원들의 덕업일치이기도 합니다. 저희 스스로는 이미 우리가 꿈꾸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내게 남은 시간들의 용도

이번 겨울이 지나고 앞으로 맞이하게 될 겨울이 10번째가 되면. 나는 지금까지 하던 일을 그만 두고, 다른 일을 해 볼 생각이다. 개발을 하거나, 인터넷 서비스를 만들거나, 사업을 하는 등은 완전히 놓을 수는 없겠지만. 10번째의 겨울을 맞으면 나는 긴 휴식을 가진 후에 지금보다는 훨씬 작은 목표를 가지고 훨씬 적은 사람들과 일을 해 보고 싶다.

그 후 약 10년에서 20년 사이에 아마도 나는 병에 걸려서 죽을 것이다. 짧게 보면 내 나이 60, 길게 보면 70이다. 그 전에라도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그 기간 동안은 잠을 자거나 책을 보거나 미뤄 둔 게임을 하거나 멍하게 지내는데 시간을 쓰고, 가족들이나 친구들을 만나 노닥거리는데 시간을 쓸 생각이다.

그 외에 남은 앞으로 10년이란 시간은, 지난 15년 가량 일을 하면서 잡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내 나름의 스타일대로 집중하려고 한다. 많은 일들을 하게 될 테지만, 그 일들의 핵심 목표는 10년 뒤의 우리 세대가 더 많은 역할과 책임을 요청받을 때를 준비하기 위한 기반과 팀, 체계를 갖추는 일이다. 특히나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덕업일치한 개발자 집단은 그때에 더 중요할 테고, 실력이든 기반이든 사람이든 천천히 꾸준히 준비하는 작업이 나의 중요한 목표다. 선한 가치관을 공유하는 좋은 개발자들이 함께 삶의 기반을 공유하며, 사회가 더 나아지는데 필요한 일을 하는데 주도적으로 나설 수 있으면 좋겠다. 스스로 그 기반을 가진 탄탄한 네트워크형 개발자 조직과 서로 연대하는 IT 기반의 플랫폼 사업체, 덕업일치한 개인으로서의 개발자들이 많이 늘어나는게 핵심이다. 이렇게 저렇게 벌이는 사업들이 그리로 수렴되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앞서 말한 다음 계획으로 넘어가는게 바램이다.

이슈와 집단지성 – 잊혀지는 것

‘이 사건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혹시 인터넷 상의 공개된 어딘가에 적어 보신 적이 있나요? 2000년대 이후 인터넷이 급속도로 우리 생활에 이용된 이후에 많은 사건, 사고가 있었습니다. 인터넷은 그 이슈들을 이해하는 정보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통로로 지금도 기능하지요. 그러나 인터넷 상의 활동과 의견 표명은 실제 사건, 사고의 진상을 밝히거나, 국민들의 뜻인지도 모른 다른 방향으로 결정을 돌리는데 영향을 끼치는데 힘을 많이 못 미친다는 평가도 많았습니다. 그럴때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적어도 나는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일상 생활로 돌아오기 전에 자신의 다짐을 남기곤 했지 않았을까요.

우리는 잊지 않고 싶어 하는 많은 일들을 각자 기억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의 잊고 싶지 않은 마음과 달리, 우리는 잊게 되는 과정에 들어갑니다. 단순히 일상이 바쁘고 생계가 급해서만은 아닙니다. 미디어는 우리가 기억하려는 이슈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장에 남아 해당 이슈를 끝까지 지켜내려는 사람들은 점점 사람들과 멀어집니다. 여러 사람의 기억과 다짐은 각자에게 홀로 남겨지고 연결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마음 한켠에 빚을 쌓은채 살아가다 보면 벌써 이만큼이나 시간은 지나고 새로운 사건이 발생합니다. 그리고 다시 잊지 말아야 할 빚 하나가 마음에 쌓입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갑니다.

‘민주주의 플랫폼’이란 기치를 걸었을때 빠띠 팀이 두번째로 주목한 지점이 여기입니다. 우리에겐 짚고 넘어가야 할 이슈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 이슈들은 한 두사람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들도 아닌게 많습니다. 만약 우리가 잊지 않기로 다짐한 이슈들을 실제로도 잊지 않고 작은 노력만으로 계속해서 다룰 수 있다면, 그리고 그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페이스북에서 흘러가는 이슈가 아니라 노력들이 차곡 차곡 쌓여서 “무엇이 진실인가?”라는 질문에도 답을 찾는데 도움이 되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슈에 담긴 사람들의 의지와 판단을 모아낼 수도 있으면 어떨까 싶었구요.

검색만으로는 맥락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로는 함께 실시간으로 공분하거나 기뻐할 수 있지만 하루만 지나도 피로해지고, 검색 만큼이나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워집니다. 포털의 뉴스는 조각 조각 나뉘어 우리의 기억을 그야말로 스쳐 지나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가 ‘어떤 이슈’를 지키고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할때 쓸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누군가에게 다른 사람들이 공감하거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아직은 그 목적을 달성하는 좋은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만, 찾기 위해 여러가지 실험을 빠띠 서비스에서 하고 있습니다.

이 플랫폼이 생긴다고 해서 현실 정치가 당장 바뀌지는 않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에둘러 가지 않고 우리 각자가 “잊지 않고 매일 조금씩 힘을 보태기”부터 해보는게 현실 정치를 뒤집는 다음 단계를 열어 줄지 모릅니다. 저는 앞으로 나올 여러 기술 플랫폼들로 인해 기존의 정치 프로세스가 완전히 뒤집힐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 할머니들에게 아이들에게 청년들에게 마음의 빚을 지는게 아니라, 매일 함께 무언가를 조금씩 하고 있을 겁니다. 저희는 그 때 사람들이 쓸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일에 덕업일치를 이루고 싶은 열정과 역량을 갖춘 분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잊지 않겠다 다짐했던 이슈”가 무엇이었나요? 어릴 적 주말마다 방영하던 만화가 어떻게 끝났는지 기억이 나지 않듯이, “그 이슈”가 지금 어떻게 결론이 났는지 혹시 기억이 나시나요?

UFOfactory의 리모트 문화

2월부터 UFOfactory는 기존에 쓰던 공간을 절반으로 줄였습니다. 팀별로 일주일에 적게는 하루, 많게는 사흘씩 리모트 실험을 하니 공간이 남았던 거지요. 그래서 아예 올해부터는 공간은 반으로 줄이고, 본격 리모트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이제는 팀별로 공간을 쓸 요일을 다른 팀과 상의해서 정하고 그 외에는 리모트를 하게 됩니다. 회사를 만들 때부터 리모트를 할 계획이었는데, 3년이 되기 전에 그 계획을 이뤘네요.

스스로 회사를 만들어야겠다 다짐하게 된 계기 중 하나가 “아침에 지정한 시간에 어디론가로 나가 지정한 시간까지 그 공간에 있어야 하며, 내가 그걸 하지 않아도 되는 휴일을 제외하면 15일 안팎 뿐이다”라는 사실이 너무나도 싫었기 때문입니다. 아침잠이 많았던 나로서는 아침에 억지로 일어난다는게 내 인생이 나의 것이 아니라는 증거처럼 느껴졌습니다. 나는 노예이며 나는 내 인생과 시간을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면 인간으로서의 권위도 무시당하는 느낌이기도 했습니다. 회사를 만들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가 이거였어요. 지정한 시간에 지정한 장소에 사람을 묶어놓지 않는 회사를 내가 다니고 싶었거든요.

두번째는 고정비를 낮추기 위해서입니다. UFOfactory처럼 수익성이 낮은 회사에서는 고정비도 상당히 아껴서 사용합니다. 대표적인 고정비가 공간에 들어가는 비용이죠. 공간을 임대하는 비용 뿐만 아니라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서 들어가는 부대비용도 많습니다. 지금 이 공간에 이사오기 전까지 UFOfactory는 사무집기도 얼마 갖추지 않았어요. 이사도 자주 다녔지만, 20명 안팎의 인원의 짐을 1톤 트럭에 다 실어도 공간이 남았었죠. 컴퓨터는 노트북으로 모두 지급하고, 의자나 책상은 빌린 사무실에 이미 있던 것들을 그대로 쓰는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해 왔어요. 그래서 공간 비용 뿐만 아니라 사무집기에 들어가는 비용도 아낄 수 있었죠. 그런 UFOfactory를 UFO유랑단이라 부르며 즐거워하곤 했습니다.

다음은 첫번째와 비슷한 이유인데. 작은 회사를 다니는 이들에게 부족한 복지의 일환이기도 합니다. 또한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장치이기도 하죠. UFOfactory는 유난히 멀리서 오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이 오가는데 버리는 시간이 하루 3-4시간이 된다면, 차라리 그 시간을 쉬는데 사용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회사에 굳이 나오지 않아도 되고, 그렇게 나오지 않기 때문에 더 업무 효율이 높아질 수 있는 거였죠. 출퇴근 시간의 압박 만큼이나 출퇴근 과정에서 느끼는 패배감도 상당합니다. 만원버스, 만원지하철에서 끼여서 출퇴근하는 자신을 누가 존중할 수 있을까요.

마지막은 관리를 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관리를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업무와 시간을 관리하는게 저에겐 엄청난 스트레스이기도 하구요. 그렇다면 차라리 관리하지 않으면 어떨까 라고 생각했어요. 다 알아서 하고, 회사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성과만 관리한다면 어떨까. 언제 출근하고 언제 퇴근하는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살아가는건 당사자나 관리자나 힘든 일이잖아요.

실제로는 어려운 리모트 근무 체계임에도 다행히 팀원들이 리모트에 잘 적응하여서 다행입니다. 회사에 정착시키기 어려운 문화 중에 리모트가 대표적이거든요. 아마 리모트 이전에 갖추어둔 그룹 메신저나 이슈 관리 시스템 등 다른 시스템들에 이미 익숙해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다음엔 그 이야기들을 좀 풀어 볼까 합니다.

신영복 선생님을 추모하며

신영복 선생님이 돌아가셨습니다. 20대 중반, 모나고 거친 성품으로 인해 품었던 꿈을 놓고 방황하고 있을 때, 글로 만났던 여러 분들 중 한분입니다. 그 분의 글을 읽을 때마다 많은 감동과 동감이 있었습니다. 나의 마음이 움직이는게 느껴지고, 같은 마음이 드는 경험이었습니다. 물처럼 낮은 곳으로 가야 하고, 나무와 나무가 모여 숲을 이뤄야 한다는 말씀들은 제가 그 전에 경험한 기독교의 섬김과 평화의 가르침과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저도 제가 있을 만한 자리를 교회 바깥에서 찾아 낼 수 있었을 겁니다.

누군가를 추모함은 그의 이야기를 되새기고 이 자리에 다시 불러들임입니다. 그의 육체는 사라지지만 그의 가르침은 우리에게 남아 이어집니다. 잊혀버리는 것이 너무도 많은 시대에 선생님은 우리가 함께 붙들만한 무언가를 남겨주시고 가셨는지도 모릅니다.

돌아가셨단 소식을 들은 그 밤에 선생님이 생전에 남긴 인터뷰를 보며 빠띠가 앞으로 할 일을 다시 되새겨 보았습니다. 우리가 하려는 일은 무엇인지를요. 나름대로 저의 방식대로 선생님을 추모해 보고자 했습니다.

거대담론도 사라지고 존경했던 사람들의 추락도 많이 보고 하니까 뭔가 사표(師表)로 삼을 만한 대상을 성급하게 구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사표나 스승이라는 건 당대에는 존립할 수 없는 겁니다. 어떤 개인의 인격 속에 모든 게 다 들어간 사표가 있다면 공부하긴 참 편하겠죠. 그렇지만 그건 낡은 생각이에요. 집단지성 같은 게 필요하고 집단지성을 위한 공간을, 그 진지를 어떻게 만들 건가가 앞으로의 지식인들이 핵심적으로 고민할 과제예요.

빠띠가 만들고 싶은 정치 플랫폼은 많은 사람들이 모여 함께 판단하는 집단지성의 힘이 발휘되는 곳입니다. 전문가에게는 전문가에게 맞는 역할을 맡기되, 많은 사람들이 함께 결정하고 그 결정을 함께 실행해 나가는걸 돕는 플랫폼이 되는게 목표입니다. 인터넷은 이 목표를 이루는데 참으로 적절한 도구입니다. 우리는 집단지성의 힘을 믿고, 그 힘이 발휘되는 플랫폼을 만들겠습니다.

역사적 변화는 그렇게 쉽게 진행되는 게 아니에요. 역사의 장기성과 굴곡성을 생각하면, 가시적 성과나 목표 달성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지 말고, 과정 자체를 아름답게, 자부심 있게, 그 자체를 즐거운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해요. 왜냐면 그래야 오래 버티니까. 작은 숲(공동체)을 많이 만들어서 서로 위로도 하고, 작은 약속도 하고, 그 ‘인간적인 과정’을 잘 관리하면서 가는 것!

또한 빠띠가 만드는 플랫폼은 구성원을 재료로 이용하는 집단을 위한게 아니라, 구성원 각자의 개성이 보장되면서 각자의 판단에 따라 집단의 힘이 발휘되는데 도움을 주는게 목표입니다. 우리는 그걸 물고기떼에 비유해서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거대한 상어나 거대한 고래가 아닌, 작은 물고기들이 모여 무리를 짓고 있는 모습. 전체 조직의 나사가 아니라, 피라미드 구조의 사회 속에서 하부를 짊어지는 청년들이 아닌. 각자의 개성을 가진 독립된 존재이되, 함께 모여 전체를 이루는데 도움이 되는 기술 플랫폼을 만드는게 우리의 바램입니다. 사람들은 혹은 청년들은 정치에 무관심한게 아니라, 그들을 주체로 초대하지 않고 소모품으로 여기고 가져다 쓰기만 하려는 현재의 정치를 혐오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을 만드는게 우리의 목표는 아닙니다. 더 재미나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들려는 수많은 사람들의 흐름의 한 부분으로서, 누군가가 해야 하는 기술을 활용하는 역할을 우리가 맡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런 생각들을 빠띠의 설립 후부터 지금까지 우리의 비전플랫폼 전략에 적어 두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일들을 즐겁게 그리고 꾸준하게 해 나가려고 합니다. “과정 자체를 아름답게, 자부심 있게, 그 자체를 즐거운 것으로” 여기고 작업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