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고 싶은 서비스, 마지막 하나 남았다

2021년 9월 30일에 alookso 시즌 제로 오픈. 약 6개월 가량 실험실, 알파 오픈 등을 거치며 여러 정책들을 실험했지만, 오픈 직전까지도 정책은 계속 바뀌었다. 그 덕분에 시즌 제로 전에 만든 것들을 묻어두거나, 새로 만들 것들이 많아졌지만, 또한 그 덕분에 사용자들로부터 가이드를 받는 호사를 누리게 됐다. 계속 반성하며 정책을 날카롭게 다듬거나, 만들고 뒤엎고를 해내는 팀이나 모두 대단하고 감사하다. 덜 만들어진 서비스를 불평하기보단, 발전방안을 제시해주는 사용자들에게도 감사하고.

2020년을 좀 쉬면서 지내고 싶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서 코드포코리아를 시작하고 팩트체크넷을 만들었고, 2021년도 좀 쉬면서 여러가지를 모색해 보려 했는데 alookso 만들고 말았다. 그러면서 믹스 만들고 데이터퍼블릭 만들었고. 자원이 부족해서 업그레이드를 못하고 있어 아쉽지만 기존의 빠띠는 빠띠 카누로 바꾸는 중이고, 빠띠 캠페인즈는 가만히 두어도 활발히 이용해주는 분들이 늘어났다. 타운홀은 팀을 꾸려서 차근차근 업그레이드 하는 중. 팩트체크넷은 우여곡절이 가장 많은데, 작년에 거의 시범사업에 가까운 방식으로 3달간 개발하고 2달간 오픈했던것을 올해 완전히 다듬고 앱까지 개발했다. 운영 정책, 운영 위원회, 시민 교육 프로그램 등 사무국도 자리잡아가는 중.

조직이나 커뮤니티는 빠띠, 우주당, 코드포코리아, 팩트체크넷 그리고 최근의 alookso까지가 앞으로 집중할 곳들이다.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건 이번 생에선 여기까지가 끝이다. UFOfactory와 합병한 슬로워크나 스티비는 적절한 분들이 잘 만들테고. 커뮤니티인 코드포코리아와 우주당은 느슨하게 연결된 선한 시민들이 활동을 시작하고 지속하는 토대와 문화를 만드는게 목표인데 정말 가능한한 찬찬히 흘러가고 누구나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커뮤니티로 만들고 싶다. 사회적협동조합 빠띠는 민주주의를 혁신하려는 활동가들이 공동 소유하는 삶과 활동의 기반으로 자리잡게 만드는게 목표인데 시민협력플랫폼 모델을 만들고 기획운영을 함께 하는 데모스엑스 본부와, 다양한 민주주의 플랫폼을 만드는 플랫폼엑스 본부가 훌륭한 구성원들 주도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27-28명 가량 되는 구성원이 50명까지 가는게 목표인데 자연스럽게 그렇게 될 것 같다. alookso는 오랜만에 경영하고 사업하는 부담으로부터 벗어나서 서비스를 잘 만드는데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 감사하게 일하는 중이다. 만들고 보니 옛날에 만들던 미디어다음 같아서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헷갈리기도 한데, 아무래도 빨리 젊은 기획자에게 넘겨야 할 것 같다. 팩트체크넷은 올해 개발이 끝나면 사무국이 개발보다는 교육과 컨텐츠에 집중하게 될 것 같다.

서비스로는 안전하고 의미있고 영향력 있는 공론장과 미디어를 추구하는 alookso가 자리잡는데 기여하면서, 빠띠의 커뮤니티와 협업 플랫폼인 카누, 공론장 플랫폼인 믹스, 캠페인 플랫폼인 캠페인즈, 숙의와 의사결정 플랫폼인 타운홀, 시민이 쓸 수 있는 데이터 카탈로그를 만들고 데이터 활동 소식을 전하는 데이터퍼블릭, 그리고 시민들이 중심이 되어 사회의 여러 이슈를 팩트체크하는 팩트체크 오픈 플랫폼인 팩트체크넷 까지가 당분간 내가 할 일이다. 강약을 잘 조절하며 집중할 일과 천천히 키울 일들을 구분하며 작업하는 중이고, 플랫폼 초기 구상과 작업 때는 내가 집중해서 작업하고, 이후에 나보다 더 잘 하는 동료들로 팀을 만들어서 맡기고 나는 피드백하거나 지원하는 방식으로 해 오는 중이다. 앞으로 하다 보면 포기할 것도 나오겠지만, 초기 빠띠를 만들때 구상했던 여러 유형의 민주주의 플랫폼 포트폴리오를 결국 다 만들게 되었고, 협동조합 빠띠를 찾는 분들이 이제는 각자의 상황에서 뭐가 필요한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플랫폼을 특정하고 협력을 요청해 오셔서 보람도 느낀다. 디지털 시대의 필수적인 디지털 민주주의 인프라로 자리잡게 만들려던 목표, 달성할 수 있을지도.

2020년도, 2021년도 결과적으로 휴식도 성찰도 구상도 못한채 2022년을 곧 맞이하게 될텐데 (그렇게 된데에는 쉴 겸 여러 위원회에 참여하게 된 것도 이유인데, 이 경험도 정리해 보자) 앞으로 3년에서 4년간은 앞서 정리한 일들을 강약 조절하며 집중하거나 찬찬히 하게 될 것 같다. 기대처럼 되진 않겠지만, 아무튼 21년간 일하면서 결국 원하는 모양에 가깝게 서비스도 팀도 사업도 구성했다. 당분간 지금까지 씨앗에서 묘목 정도로 일궈 놓은 걸 의미있게 키우는데 집중하는게 계획이다.

그러고 나면.. 이제 최후에 만들고 싶은 서비스 하나가 남는다. 이건 조직도 만들지 말고, 팀을 구성하지도 않고, 이 세상에서 쓸 수 있는 내게 남은 시간동안 혼자서 찬찬히 만들어 보려고 아껴 두었다. 여러 구상을 열어놓고 해 보는 중. 2026년이 되면 집에서 풀 뽑으면서 그 마지막 서비스를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세상에 기여하기보단, 세상을 탐구하면서 말야.